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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arl K Sep 27. 2021

1년만에 완전체로

다정한 사람들


코로나로 인해 사소한 약속을 잡는 것조차 쉽지 않은 시대를 살고 있다. 이전에는 너무도 당연했던 것들이 너무도 어려운 일이 되니, 보고싶던 사람들과 만나게 되면 그 시간은 평소보다 몇 배는 더 소중하고 귀한 시간과 추억이 된다.

   

   일을 하다가 만나는 관계는 오래 지속되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학창시절부터 들어왔다. 나는 오히려 청소년기 때보다 대학시절과 직장생활을 하면서 나이와 상황에 관계없이 좋은 친구들을 정말 많이 만났다. 그 사람들 덕분에 나도 날마다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함께 직장동료로 만난 우리 네 사람은 각각 나이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일하는 분야도 다르지만 신기하게도 금세 친해졌다. 같은 곳에서 일하는 동료라 해도 각자의 영역이 따로 있으니, 바쁘다 보면 한 주에 한 번 얼굴 보기도 힘든 경우가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게는 띠동갑의 나이 차이가 무색할 만큼, 낯 가리는 성향이 맞나 싶게, 길게는 5년 짧게는 3년의 시간을 함께 친구처럼, 자매처럼 지냈다. 특별히 꾸미지 않아도 편한 관계라는 게 더 좋았다.

   

   그렇게 시작된 관계는 서로 다른 직장으로 옮긴 후에도 지속적인 만남을 이어가는 사이가 되었다. 코로나 시대로 둘이 혹은 셋이 헤쳐모였다가 완전체로서의 만남은 꼬박 1년만이다.

   

   별 거 아닌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다가 갑자기 눈물이 흘렀다. 반가움에 함박웃음을 지어도 모자랄 판에 눈물이라니. 나이가 들었나? 원래도 울보라는 타이틀을 달고 사는데, 요즘 다시 눈물이 잦아졌다.


   울었던 것이 무색하게 밀렸던 이야기를 나누며 웃어대느라 시간은 잘도 흘렀다. 같이 맛있는 걸 먹고 차를 마시고 수다를 떨고 이 사소하고 평범한 일상이 너무도 오랜만이라 마음이 벅찼었나보다.


   시계를 보니 시.간.순.삭. 우리가 만난 지 어느새 4시간이 지나있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에서 바라 본 한강의 풍경이 눈부셨다. 같이 찍은 사진들로 가득 채워지는 카톡 알림음도 분주하다.

   

   햇살도 좋고 다정하고 따스한 마음들이 모여 좋고, 답답하던 기분도 해소해 낸 좋은 날이었다. 또 다시 만날 날까지 건강히 각자의 자리에서 살아낼 수 있기를. 나를 포함한 우리 네 사람 모두에게 마음 깊이 응원과 격려를 전한다.


#만남 #위로 #격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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