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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arl K Mar 28. 2022

몸에서 울리는 비상신호

환절기 굿바이


바쁘고 또 바쁜 3월이 딱 일주일쯤 남았다. 이맘때쯤 되면 한 달 내내 무리한 몸이 이상 반응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각종 알레르기에 취약한 타입이다 보니 환절기와 황사와 꽃가루, 미세먼지가 골고루 면역력 약한 아니 과한 몸에 침투하고 쌓인 피로는 온몸 중에서도 특히 평소 취약하였던 곳들에서 각종 염증반응으로 나타나기 시작한다.


   가장 먼저 환절기를 느끼는 건 내 코로부터 시작된다. 쉴 새 없이 콧물이 줄줄 흘러 손수건 없이는 바깥에 나갈 수가 없다. 지긋지긋한 비염에 이어 이틀 전부터 찾아온 건 헤르페스다. 입술 주변에만 가끔 피곤할 때 돋던 것인데, 면역력이 최악으로 떨어졌던 지난 4년 전 눈으로 슬며시 옮겨가서 시력도 떨어뜨리고 눈앞에 뵈는 것도 없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다.


   비염 악화 일주일 차, 지금은 왼쪽 볼과 턱 주변의 임파선이 모두 부어 얼굴에 시퍼런 멍이 든 것 같은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몸살이 올 듯 몸이 찌뿌둥하면서 이미 만성이 된 어깨 통증과 손목터널 증후군까지 살벌하게 느껴진다.


   온몸이 면역력 위험신호를 비상 출동 수준으로 울려대고 있다. 당황하지 않고 피부과에서 처방받은 면역억제제를 하루에 두 번 물과 함께 삼킨다. 모든 염증이 나의 면역체계가 지나치게 과하게 활동을 하기 때문이라니, 진정시키려면 이 방법이 가장 안전하고 빠르다. 통증도 있고 눈앞을 뿌옇게 만드는 헤르페스 치료를 위해 안과에서 처방받은 안연고도 사용 중이다.


   지지난 주말에도 이틀 내내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고 푹 쉬었는데 그래도 쌓인 피로가 다 풀리지 않았나 보다. 이번 주말은 시할아버님의 추도예배가 있어 못 쉴 줄 알았는데, 창궐하는 코로나로 인해 모이지 않는 걸로 바뀌었다. 대신 시댁은 시댁대로 우리 집은 우리 집대로 추도예배를 드리기로 했다. 덕분에 푹 쉴 수 있었다.


   어제와 그제는 한 달 동안 정말 고생한 나 자신을 위해 미뤘던 물리치료도 받고, 좋아하는 네일도 받고, 다 엉켜버린 머리에 영양도 주면서 힐링하는 시간을 보냈다. 푹 쉬어준 만큼 컨디션에 도움이 되어서 환절기 질환들이 하루빨리 굿바이 인사를 하며 떠나 주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그러고 나면 따스한 봄이 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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