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완벽한 하루라는 게 과연 존재할까? 하는 생각을 했다가 곧이어 '그럴 리 없어'하고 자문자답했다. 애초에 완벽한 하루의 기준이란 무엇일까? 어떤 하루에도 좋은 부분이 있으면, 싫은 부분도 존재하지 않을까? 자려고 누웠을 때 ‘오늘 하루는 완벽했어’하고 생각할 수 있는 날은 인생에서 며칠이나 될까.
완벽한 하루를 보내는 방법은 나의 초점을 어디에 두는가에 달려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 24시간, 1,440분, 86,400초 동안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은 무수히 많다. 어떤 일은 나의 기분은 좋게 해 주지만, 어떤 일은 나를 불쾌하거나 속상하게 만들 수 있다. 나의 기분과 행동과는 관계없이 상황이 원치 않는 방향으로 꼬이게 될 수도 있다.
이렇게 하루가 완벽해지지 않을 모든 가능성이 나를 온통 흔들어 댈 수 있다. 하루를 완벽하지 않게 만드는 상황들을 어떤 시각으로 보고, 판단하고 받아들일 것인가. 예를 들어, 아침 출근길 운전을 하다가 앞차가 예상치 못하게 급정거해서 아슬아슬하게 사고를 피했다고 해 보자.
앞차에 대놓고 혼잣말로 화를 낼 수도 있고,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은 스스로를 탓할 수도 있을 거다. 더 나아가 하루 종일 그 사건 때문에 기분이 불쾌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날을 완벽한 하루로 만드는 것은 이미 실패한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어떤 사건이 일어났든 그 사건을 바라보는 나의 관점을 바꾼다면, 아직 남은 시간들을 통해 충분히 완벽한 하루를 만들 수도 있다. 물론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보통 어떤 사건이 생기면 자신이든 타인이든 탓하게 되기도 하니까.
살아가는 일은 쉽지 않다. 기독교에서는 세상을 악의 영들이 주관하는 곳으로 보기도 하고, 불교에서는 세상을 고해(고통의 바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우리가 맞이하는 완벽한 하루는 실은 완벽하지 않은 하루 속에서도 완벽에 가깝다고 내가 받아들일 수 있던 하루일 것이다.
매일 완벽하지 않은 하루를 보낼 수밖에 없는 것이 인생인지도 모른다. 관점을 바꾸어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만으로도, 한 걸음 더 완벽함에 나아간 삶을 살 수 있게 될 거라고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