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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arl K Aug 08. 2022

오르락내리락

벌써 며칠째다. 어젯밤에도 목으로 넘어오는 뜨거운 신물을 삼키느라 자다가 몇 번을 깼다.


   인후염 증상은 나아진 줄 알았는데, 단번에 낫지를 못하나 보다. 가만히 있어도 목에서 간질간질한 느낌이 들어 계속 잔기침이 난다. 아직 염증이 나아지지 않았고, 오래될수록 목이 많이 상하는 것을 이전에도 여러 번 경험해 본 지라 빠른 대응이 필요했다.


   당장 병원을 갈 시간이 없어 짜 먹는 진해거담제를 약국에서 사서 하루에 2~3회 먹고 있다. 진해거담제로 인후염과 답답한 목의 간질거림을 개선해 보려는 거다. 그런데 이미 목으로 넘어갔던 염증이 식도와 위에도 영향을 주었는지, 갑자기 생겨나 계속되는 역류성 식도염 때문에 괴롭다.


   심해지면 천식을 유발하기도 하는 증상이다. 거꾸로 타는 보일러도 아닌데 위에서부터 식도로 하루에도 몇 번씩 오르락내리락하며 목에서 타는 듯한 고통이 느껴진다. 그때마다 임시방편으로 찾는 것은 또 다른 짜 먹는 겔 형태의 위산 억제제다. 여기에 양배추 성분이 들어간 환을 먹으면 그나마 속 쓰림을 일부 해결할 수 있다.


   무엇보다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하지 않게 밀가루를 줄이는 등의 식이조절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중간에 이비인후과도 다녀오면서 며칠간 나를 괴롭히던 괴로움은 이런 노력들 덕분에 다행히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 같다. 작은 노력들이지만 점점 좋아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이번 주부터는 일주일 간 사서 연수가 진행된다. 또 저녁에는 그리웠던 우리 강아지 봉봉이가 드디어 훈련소에서 퇴소한다. 바른 습관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훈련소에서 하던 대로 집에서도 계속 규칙을 지켜 봉봉이를 대해야 한다. 머리로는 다 알고 있는 규칙이어도 실제로 실천하는 건 쉽지가 않다.


   수많은 자기 계발 책들이 하루에도 수십 권씩 출간되지만 그런 책들의 맹점은 하나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어도 실천하지 않으면 소용없다는 거다. 삶을 살아가는 방법도 그런 것 같다. 하루에도 수십 가지의 좋다는 정보들이 쏟아지지만 어떤 삶을 선택하여 살아가느냐는 개인의 몫이다.

   

   나 역시 예전에는 잘못된 선택도 많이 하고,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동동거리고 조급하게 반응하느라 더 힘겨웠었다. 다행인 것은 여러 번의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며 중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배을 수 있었다는 거다. 이제는 삶을 여유롭게 받아들이는 태도가 예전보다 조금은 더 생긴 것 같다.


   코로나 후유증으로 시작된 잔기침과 인후염, 역류성 식도염이 나아질 때쯤이면 생각도 마음도 또 한 뼘 어른스럽게 자라 있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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