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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Sep 14. 2016

<시지프스를 위한 변명>

교육평론가의 부모를 위한 인문학


<시지프스를 위한 변명>  윤일현

교육평론가의 부모를 위한 인문학

     


                    강 일 송



오늘은 교육평론가의 이야기를 들어 보는 시간을 가져 보려고 합니다.


저자는 올바른 학습법과 책읽기로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튼튼하게 유지

될 수 있도록 하는 일에 힘을 쏟고 있다 합니다.

2006년부터 학부모를 위한 인문학 강의 ‘윤일현의 금요강좌’를 개설하고

다른 수많은 강연을 통해 이 시대 학생, 학부모, 교사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고 있다 합니다.

     

지은 책으로 2009년 이후 꾸준히 스테디셀러로 자리잡고 있는 ‘부모의

생각이 바뀌면 자녀의 미래가 달라진다’와 교육 평론집 ‘불혹의 아이들’

시집 ‘낙동강’등이 있습니다.

     

한번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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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지프스의 형벌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시지프스는 신들의 입장에서 보면 지극히 성가신

말썽꾸러기였다.  전령의 신 헤르메스가 아폴론의 소를 훔쳤다고 그에게

고자질했고, 제우스가 독수리로 변해 요정 아이기나를 납치한 일을 요정의

아버지 아소포스에게 일러바쳤다.

     

그가 저지른 일들은 인간을 위해서였지만, 신들의 입장에서 보면 신의

일에 자꾸 끼어드는 그가 달갑지 않았다. 화가 난 제우스는 시지프스에게

가장 가혹한 형벌을 생각해냈다.  돌을 산 정상까지 밀어 올리면 다시

아래로 굴러 떨어지고, 밀어 올리면 또 떨어지는 형벌을 영원히 반복해야

했다.  이를 두고 까뮈는 <시지프 신화>에서 “무용하고 희망 없는 노동

보다 더 끔찍한 형벌은 없다고 생각해낸 신들의 생각은 일리가 있었다”

라고 썼다.  그는 현대인들의 ‘권태롭고 전망없는 일상’이 돌을 영원히

밀어 올려야 하는 시지프스의 ‘무용하고 희망없는 노동’과 같다고 보았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학생들 절대 다수가 돌을 끝없이 밀어 올려야 하는

시지프스와 같다고 하면 과장된 일일까?  성취감을 느끼는 아주 소수의

학생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시지프스처럼 단조로운 노동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새벽부터 밤까지 수업과 자율학습, 학원에 다니지만 성적 변화는 잘 일어

나지 않는다. 거기다가 우리 아이들은 남과 끊임없이 비교 당하는 고통

까지 더한다.

     

국가 경쟁력의 위기 앞에서 교육의 본질과 생산성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 모든 학생에게 국,영,수 탐구과목에서 고득점하는 것만이 살길

이라고 강요해서는 안 된다. 적성과 취향에 따라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현대 사회는 창의력이 생존수단이자 경쟁력이

된다. 빅 데이터와 인공지능이 인간이 하는 일의 상당 부분을 대신하게

되는 미래에는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따뜻한 인성, 예민한 감성, 한발

앞서 미래를 예견하는 지혜, 판단력 등이 중요하다.

     

학교에서 교과서만 달달 암기하고, 대학가서는 공인 외국어 점수를 높이며

창의력과는 별 상관없는 스펙 쌓기에 진을 빼야하는, 그 재미없는 노동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가슴이 환해짐을 느끼고, 자신과

이웃과 세계가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는, 지적 희열을 느낄 수 있는 공부를

할 수 있어야 한다.

     

◉ 옳은 것이 강한 것을 이기는 사회

     

말은 죽은 이를 무덤에서 불러낼 수도 있고, 산 자를 묻을 수도 있다.

말은 인간의 고뇌를 없애주는 의사라고도 한다. 말은 영혼을 고치는 불가

사의한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니체는 비둘기의 발로 오는 사상이

세계를 좌우하듯이, 폭풍을 일으키는 것은 가장 조용한 말이라고 했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다언삭궁”이라고 했다.  말이 많으면 궁지에 몰릴 일이

많아진다는 뜻이다.  말이 유창하고 매끄러우면 무게감이 떨어지고

진실성이 약해질 수 있다.

     

오늘 우리 사회는 어느 정치평론가의 책 제목처럼 ‘강한 것이 옳은 것을

이긴다’라는 논리가 너무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모든 곳

에서 목청 큰 사람이 그 조직을 쥐고 흔드는 경우가 많고, 그것 때문에

일을 망치기도 한다. 시간적, 심리적 여유를 가지고 상대의 말을 존중하며

경청할 때, 건전한 토론 문화가 정착될 수 있고, 상호 배려와 이해에 근거

한 합의가 도출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무슨 일에서나 고성과 막말, 막무

가내식의 떼쓰기를 자제하고 항상 준비하며, 말하기 전에 먼저 한발 물러

서서 생각해 보는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

그래야 ‘옳은 것이 강한 것을 이기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

     

◉ 패자부활전이 가능한 사회

     

아이를 명문대에 보내려는 부모의 마음과 노력을 천박하다고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가능하다면 학창시절 열심히 공부하여 명문대에 가는 것이 바람직

하며, 명문대를 졸업하면 살아가는 과정에서 유리한 점이 많다고 집 안과

밖에서 당당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자녀가 명문대에 입학한다면 열심히

공부하여 꿈을 실현하고, 사회가 기대하는 책임과 의무를 다하라고 가르

쳐야 한다.  명문대를 진학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멀리보고 꾸준히 노력

하면 언젠가는 꿈꾸는 바를 이룰 수 있다고 말해 주며, 지속적인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홈런왕 베이브 루스는 1,330번 삼진 아웃을 당했고, 링컨 대통령은 거의

모든 선거에서 낙선했으며, 해리포터 시리즈로 거부가 된 조앤 롤링은

무명 시절, 이혼한 싱글맘으로 우울증과 싸우며 절망적인 시간을 보냈다.

세계적인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영화제작 공부를 하려고 대학에

지원했지만, 성적이 나쁘고 둔하게 생겼다는 이유로 낙방했다.

이들 모두는 참담한 실패와 좌절을 딛고 재기에 성공했다.

     

최근 한국 사회는 한 번 실패하여 주류에 편입하지 못하면 재기하기가

너무 어렵다. 실패한 사람들의 좌절이 만성화되고 그들에게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사회구조가 무차별적 범죄나 자살율의

증가 원인이 되고 있다.  그리고 중산층이 붕괴되어 계층구조가 취약해

지고 갈등지수가 높아지면 사회 안정은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배운 자들이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학벌 카르텔을 강화하고, 가진

자들이 재물을 지키기 위해 더욱 견고한 금고를 만드는 데 투자하는

경비를 어려운 사람들의 재기를 위해 쓸 줄 알아야 한다.

패자부활전이 보장되어야 사회는 활력과 안정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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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교육평론가로 다양한 강연과 저술활동을 하고 있는 윤일현 저자의

이야기 중 3가지 정도 주제를 가지고 들어보았습니다.

     

저자는 현대 한국사회의 학생들을 영원한 반복 노동의 형벌에 시달리는

시지프스에 비유를 합니다. 매일 쳇바퀴처럼 학교, 학원을 오가며 오직

공부에만 매달리고 있는 우리 아이들은 끊임없이 돌을 산에 밀어 올리는

시지프스와 많이 유사합니다. 하지만 그중 명문대를 가고, 번듯한 직장에

입사하는 일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단순한 노동과 지식노동까지 미래에는

인공지능이 차지할 것이 불 보듯 뻔하므로 결국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따뜻함, 창의력 등을 키우는데 집중을 해야하겠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에서 강한 것이 옳은 것을 이기는 사회가 아니라 옳은 것이

강한 것을 이기는 사회를 만들자고 합니다.  사실 현대가 강한 것이 옳은

것을 이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멀리 길게 본다면 “사필귀정”이라는 말처럼

결국은 옳은 것이 이기게 마련입니다.


세 번째 이야기에서 저자는 “패자부활전”이 가능한 사회를 만들자고 합니다.

서두에 이야기했듯이 모든 이가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 좋은 직업, 좋은

직장을 가질 수는 없습니다. 대입 입시 한 번에 인생이 결정되어 버리는 것은

너무나 비합리적이고 억울한 일입니다.  사회가 제2, 제3의 기회를 끊임 없이

제공해 주어야 합니다. 어느 누구도 평생을 성공만 하고, 탄탄대로만 다닐

수는 없습니다.  인생에 있어서 주류에서 멀어지고 힘든 위기가 와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사회가 저자의 말처럼 활력과 안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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