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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Oct 06. 2016

산   사  ( 山  寺 )

오늘 시를 한 편 보겠습니다.

시속에 그림이 있다(詩中有畵)는 것을 실감나게 하는 시인데요



산   사  ( 山  寺 )

             이    달 (李 達, 1561-1618)


절은 흰 구름 속에 있는데       

흰 구름을 스님은 쓸지 않는다

나그네 오자 문 비로소 여니

온 골짜기에 소나무꽃 흐드러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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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으로 둘러싸인 산사, 적막한 깊은 산속에
나그네 손님이 오자, 고요한 분위기에서 동적인 분위기로
전환이 되며,  갑자기 온 산에 꽃이 만발한 봄날이
된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나그네가 오기 전에도 분명 봄은 와 있었을 터인데
비로소 소나무꽃이 흐드러졌다고 시인은 말합니다.
대담하고 극적인 발상입니다.
시는 곧 회화라고까지 해도 될 정도입니다.


한 편 더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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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송나라의 시인 소강절(샤오캉지에)의 시입니다.


<청야음(淸夜音)>
            소 강 절

달은 하늘 깊은 곳에 이르러 새벽을 달리는데 月到天心處
어디선가 바람은 불어와 물 위를 스쳐가네. 風來水面時
사소해 보이지만 일상적이며 맑고 의미있는 것들 一般淸意味
아무리 둘러봐도 같이 알아줄 이 드무네 料得少人知


행복은 거창한 성취나 성공을 했을때 오는 것이 아니라
무탈한 일상 속에서, 사소한 곳에서 행복을 발견하는 사람의 것이라는
교훈을 무려 1000년의 세월을 지나서도 형형하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달이 떠있는 새벽 밤 강가에서 시원한 바람이 물결을 스치울때
그 옆에서 문득 이러한 진리를 깨닫는 시인을 떠 올려봅니다.
너무 과거에 얽매이거나, 미래에 현재를 저당잡히지 말고, 현재 순간 순간
"Now" 를 느끼고 즐길줄 알고 음미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다들
가져 봤으면 좋겠습니다. ^^


오늘 하루도 즐거우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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