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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Oct 06. 2016

<강 물>  천상병

<강 물>

         천 상 병

강물이 바다로 흐르는 그 까닭은
언덕에 서서
내가
온종일 울었다는 그 까닭만은 아니다

밤새
언덕에 서서
해바라기처럼 그리움에 피던
그 까닭만은 아니다

언덕에 서서
내가
짐승처럼 서러움에 울고 있는 그 까닭은
강물이 바다로만 흐르는 그 까닭은 아니다



오늘은 이 한 세상 삶이 소풍이었다고, 하늘에 가서 아름다웠노라고
한 천상병(1930-1993) 시인의 시를 올립니다.
천진난만하기가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 순박함의 시인은 서울대 상대를 다닐만큼
재원이었음에도 시국사건에 연루된 후 평생 문학만 하며 살아갑니다.

짐승처럼 울어야 했던 시인, 우리도 삶의 슬픔에서 아무도 자유로울 수 없겠지요?
언덕에 서서 온종일 울어야 했던, 짐승처럼 서러움에 울던 그 시인은
일본에서 태어나 마산에서 중학교를 다니고, 그 때 교사이던 김춘수 시인의
영향으로 시를 썼다고 합니다.

마산에서 천상병을 기리는 사업을 최근 추진중이라고 하는데,
마산을 대표하던 "가고파"의 노산 이은상 시인이 친일논쟁에 휘말리면서
천상병 시인이 떠오르고 있다합니다.

마산 앞바다를 한번 지나는 길에 "강물이 바다로만 흐르는 까닭을
다시 한번 생각 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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