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인간다움을 말하다”中
<불의의 도전에 맞서는 인간의 응전> 송용구
-- 아놀드 토인비의 눈으로 읽는 헤르만헤세의 시(詩)
-- “인문학, 인간다움을 말하다”中
강 일 송
오늘은 인문학과 고전문학의 만남으로 인간의 본성을 찾고
인간다움을 추구하는 책을 한번 보려고 합니다.
저자인 송용구(1965~)교수는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
하고 동대학원에서 독일 시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1995년 월간 <시문학>에 ‘등나무꽃’ 등으로 시인으로 등단했으며
문학평론가, 번역가로 활동 중입니다. 현재 고려대학교 독일어권
문화연구소 교수로 재직 중이라 합니다.
그의 글을 한번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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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르만 헤세, 흔들리지 않는 신념의 인간
헤르만 헤세(1877~1962)는 독일의 ‘칼브’에서 태어나 스위스로 망명
하여 생을 마감한 20세기 독일어권 지역의 대표적 작가입니다.
어릴 때부터 헤세는 하나의 세계에 구속되는 것을 너무나 싫어해서
아버지의 강요로 입학한 ‘마울브론 수도원’의 담장을 넘어 탈출을 하고
퇴학과 가출을 합니다.
하지만 헤세는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하는 치열한 고민을 하였고
자율적인 판단과 결단으로 그는 독일의 대문호로 성장합니다.
헤세는 지칠 줄 모르는 창작의 열정으로 “데미안”,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싯다르타”, “수레바퀴 아래서” 등의 수많은 작품을 남겼고, 마침내
그는 1946년 소설 “유리알 유희”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합니다.
★ 아놀드 토인비의 “도전과 응전”
아놀드 토인비(1889-1975)는 영국의 20세기 위대한 역사가입니다.
그는 유년시절부터 유독 문학을 좋아했고 옥스퍼드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는 중에도 그리스어와 라틴어로 시를 자유롭게 쓸 정도로
문학적 재능과 식견을 갖춘 천재였습니다.
그는 괴테의 명작 <파우스트>에서 '도전과 응전'이라는 역사발전의
원리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진리'를 깨닫기 위해 노력을 포기하지 않는
파우스트박사 이야기입니다.
그의 의지를 꺾으려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의 '도전'에 맞서는 파우스트
의 '응전'을 그려낸 불멸의 대작 "파우스트", 이 곳에서 토인비는 역사
해석의 모티브를 얻게됩니다.
토인비의 역사관에 따르면 '사회'의 '문제'이자 '시련'은 곧 그 사회에 대한
'도전'과 같은데, 이러한 도전은 역사를 정체시키거나 퇴보시키는 도전을
의미합니다. 문명 세계를 위협하는 대재앙과 천연재해, 독재정치, 부패
한 정치 등을 가리킵니다.
이에 맞대응하여 싸워 이기려는 '응전'의 정신이 역사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라고 토인비는 믿었습니다.
★ 헤르만 헤세의 시 "아벨의 죽음에 관한 노래"
헤르만 헤세의 시를 토인비의 눈으로 바라본다면 불의의 도전에 맞선
인간의 길이 보입니다.
먼저 이 시의 시작 일부를 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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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아벨은 풀 속에 누워 있습니다.
형 카인은 달아나고 말았군요.
새 한 마리 날아와서 자신의 부리를
피에 담그다가 화들짝 놀라 날아갑니다.
그 새는 온 세계로 날아갑니다.
끊임없는 애통과 울음을 토해냅니다.
아름다운 아벨과 그가 당한 죽음의 고난을
어두운 카인과 그가 겪는 영혼의 고통을
새(鳥) 자신의 청춘을 슬퍼하며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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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1929년에 발표되었습니다.
헤세가 이 시를 창작한 동기는 제1차 세계대전의 범죄 국가인 독일의
죄악을 비판하는 것이었습니다.
시의 화살을 떠난 비판의 화살은 제1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을
향해 날아갔었지만,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후에는 아돌프 히틀러와
나치의 과녁을 향해 날아간 정의의 궁사 역할을 하였습니다.
이러한 비판의식으로 나치에 의해 독일에서 판매 금지 처분을 받기도
합니다. 또한 헤세는 1차 세계대전 직후 스위스로 망명을 하여 나치의
박해를 벗어나 목숨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이 시는 헤세의 반전의식, 휴머니즘, 생태의식이 삼위일체를 이룬
작품입니다. 좁은 시각으로는 카인이 독일의 군국주의자들, 나치를
의미하지만 넓은 의미로는 독일의 패권주의와 침략 정책을 열렬히
지지했던 독일 국민 전체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다른 민족의 구성원들을 지배의 대상으로 삼고 그들의 생명과 자유와
인권을 말살하는 것은 '민족주의'를 가장한 집단적 범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자유를 억압하고 인권을 짓밟으며 생명을 파괴하는 자들의 '도전'은
21세기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불의의 도전에 맞서 생명과 인권과
자유를 지켜내기 위해 사랑의 힘으로 항거하는 정의의 '응전'이야
말로 인간이 걸어가야 할 가장 아름다운 꽃길이라는 것을 "아벨의
죽음에 관한 노래"가 우리에게 가르쳐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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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위대한 작가 헤르만 헤세의 시 한 편을 통해서, 인간다움의
추구를 하는 인문학의 힘을 보았습니다.
오늘 저자는 20세기 위대한 역사학자인 아놀드 토인비의 눈으로
헤르만 헤세의 작품을 보면서, "도전과 응전"이라는 역사 발전의
큰 흐름을 설명해 냅니다.
아놀드 토인비는 괴테의 작품 "파우스트"에서 영감을 얻어 역사발전
의 모티브인 "도전과 응전" 개념을 발견해 내었고, 이를 바탕으로
헤세의 작품 "아벨의 죽음에 관한 노래"를 해석해냅니다.
선량한 국민과 국가를 의미하는 아벨을 공격하고 탄압하는 카인.
이때의 카인은 군국주의, 패권주의, 부정부패 등을 의미하고 특히
독일의 제국주의, 침략주의를 지지했던 일반 독일 국민까지도 아우르는
넓은 개념을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역사를 중심으로 확장해 본다면, 구한말 우리나라를 침략했던
일본의 군국주의, 제국주의가 카인에 해당할 것이고, 북한을 지배하고
있는 독재 정권도 포함이 될 것입니다. 또한 대한민국을 어지럽히는
모든 부정부패, 부조리, 부도덕한 시스템 또한 카인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토인비의 응전이라는 개념은 인간의 생명과 인권, 자유를 지켜내는
모든 행위를 말합니다. 저자의 마지막 말처럼, 이러한 아름다운
응전은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하는 "아름다운 꽃길"이 될 것이고
아름다운 꽃길이지만, 거친 돌부리가 걸리는 가시밭길이 또한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인간의 역사를 본다면 한 시도 이러한 카인의 존재가 없었던 적은
없었고, 이를 미루어 본다면 앞으로의 미래에도 이러한 역사의
도전의 쉼없을 것이라 예상이 됩니다.
또한 인간을 더욱 인간답게 하고,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지켜내고자
하는 아름다운 응전 또한 계속 될 것입니다.
오늘은 1920년대 지어진 시(詩) 한 편으로 인류의 역사의 메커니즘을
읽어내고 그 흐름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다들 좋은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