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 bo alone과 Love”
<사랑에 대하여, about Love>
-- “To bo alone과 Love”
강 일 송
오늘은 "사랑“에 대한 철학적 담론을 우리 시대의 지적노동자,
탐서가, 작가인 장석주(1955~)저자의 말을 통해 들여다볼까
합니다.
저자는 스무 살 때 <월간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뒤 197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하고, 같은 해 동아일보 신춘
문예에 문학평론이 입선하며 평론을 겸합니다.
이후 작가의 삶과 대학에서 강의, 방송진행자도 한 뒤
현재는 안성의 ‘수졸제’와 서울의 작업실을 오가며 읽고, 쓰고
사유하는 삶을 살고 있다 합니다.
한번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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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저마다 무(無)의 광대무변한 고요함 속에서 떨어져
나온 하나의 물방울이다. 이게 모여 인류라는 바다를 이룬다.
우리는 물방울로 태어나지만 물방울로서 머물러 살 수 없다.
불가피하게 인류라는 바다에 합류해 자기의 삶을 도모한다.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라 불릴 만큼, 무리에 끼지 못할 때,
지독한 소외감과 불안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인간은 인간과 인간 사이에 있을 때 비로소 인간다워진다.
★ 인간은 말하고 욕망하며 움직이는 존재이기 때문에 가만히
멈추어 있는 법이란 좀체 없다. 그는 존재의 운동성을 가진
채 움직인다. 인간은 그런 운동성으로 서로 스치고 만나고
갈망하고 헤어지기를 반복하며 살아가는 존재인 것이다.
★ 사람은 혼자 태어나 혼자 죽음을 맞는다.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 누군가의 조력을 받지 않으면 금방
죽어버리고 말 것이다. 태어나서 독립할 때까지 끊임없이
누군가의 보살핌을 받아야 하고 대개 부모가 그 책임을 떠
맡는다.
산다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관계 맺음과
다름없다. 더러 고립된 생활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 역시
넓은 범주에서 사회의 문화적 시스템에 기대어 산다.
그 역시 누군가 농사를 지은 쌀로 밥을 해먹고, 누군가 만든
옷을 입고, 누군가 지은 집에 산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본래 정치적인 생물이자 다른 사람
과 더불어 살고자 하는 본성을 타고난 존재이다.”라고 말한다.
이렇듯 사람은 애초에 사람과 어울려 사는 본성을 타고난
존재다.
★ 자발적인 고독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스스로
를 고독 속에 자신을 유폐시킨다.
고독은 자기 안에 숨은 깊은 ‘자아가 들려주는 내면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때로는 깊은 ‘영적 충만감’을 느끼기도 한다.
종교적 수행자나 은둔자들만이 아니라 예술가들도 사색과 창조를
위한 깊은 고독을 필요로 한다.
고독이 우리에게 주는 보상은 다음과 같다.
1. 깊은 자의식, 2. 자연과의 조율,
3. 초월적 존재와의 친밀한 관계 4. 창의성 향상, 5. 자유감 향상
예술가의 부류는 고독에 처해질 때 내면에 가득 차오르는 고양감
속에서 강렬한 기쁨을 체험한다. 고독은 자유에의 초대장이다.
진정한 자유란 자기가 누구인지를 인식하고 그 바탕 위에서
자기를 통제하고 자기만의 삶을 꾸리는 것을 뜻한다.
★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혼자’를 벗어나는 일이다.
사랑은 혼자 있는 이들에게 본성에서의 갈망이자 감미로운 명령이고
유토피아적 달콤한 꿈이다.
사람은 “희망하고 사랑하며, 욕망하고 행동하는 자발성”을 가진
존재인 까닭이다. 우리는 타자를 갈망한다.
타자와의 대화를, 타자와의 따뜻한 감정 소통을, 타자와의 스킨십
을 갈망한다.
건강한 사람은 다들 자신들이 좋아하는 취향을 가진 타인과의
사랑을 꿈꾼다.
★ 사랑이란 타인과 감정적 친밀감을 나누면서 혼자만의 고독과
고립에서 벗어나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다.
우리는 누군가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으며 비로소 의미의 존재로
거듭난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행복감과 열정이 솟아나 나는
혼자가 아니라고 말한다.
★ 우리는 왜 누군가를 사랑하는가?
그것은 내가 사랑하는 누군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랑은 그
누군가가 내 존재 안의 결핍이라는 자각에서 시작한다.
사랑은 ‘혼자’라는 것과 깊이 상관되는 일이다. 우리 각자가
혼자가 아니라면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은 채 살아갈 수도
있을 테다.
우리 각자가 혼자라는 자각, 결핍의 존재라는 것, 그리고
실존적 외로움은 타인과의 사랑을 꿈꾸게 만드는 전제 조건이다.
죽을 것 같은 외로움을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사람에게
사랑은 절박하지 않은 일일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고도 잘 사는 사람이라면 그는 신체적으로
나 정신적으로 어마어마한 힘을 가진 사람이거나 세상에서 떨어
져나온 미친 사람일 것이다. 오로지 이 두 부류의 사람만이
관습을 따르지 않고 스스로 고립된 채 자기 자신의 법과 원칙
대로 살아갈 수 있을 뿐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사람과 어울려 공동체를 이루고 공동체
안에서 누군가를 사랑하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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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장석주 작가의 인간에 대한 폭넓은 사유와 시선, 감성
등을 살펴보았습니다.
먼저 그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관계맺음"에서 이끌어냅니다.
인간의 한자가 "사람의 사이"라는 의미가 있듯이, 사람은 필연
적으로 누군가와 사이를 가지고 관계를 맺음으로 존재함을
말합니다.
사람이라는 존재가 무(無)의 광대무변함에서 나온 물방울같은
존재라는 은유는 참으로 시적이고 합당합니다.
물방울같은 개인은 바다같은 세상에 다양한 방식으로 합류합니다.
빗방울이 되기도, 안개의 입자가 되기도, 폭우에 섞이기도
큰 강에 포함되어 바다로 나아가기도 합니다.
저자는 이와 함께 "고독", "홀로 있음"의 의미에 대해서도 다양하게
풀어내는데, 자발적인 고독은 예술가의 혼을 불태우기도 하고,
영성가와 종교가들의 깊은 영혼의 감동을 이끌어 내기도 한다고
지적합니다.
"월든"을 쓴 100년 전의 미국의 사상가 "데이빗 소로우"의 이야기를
저자는 예를 들면서 자발적인 자연에의 귀의 사상 등을 말하는데
우리나라 법정스님도 보스턴 근교의 이 호수를 여러 번 찾았다고
하고 마지막 입적 전까지 "월든"을 머리맡에 두었다고 하지요.
마지막으로 인간의 이러한 속성을 통해서 드러나는 "사랑"에의
의지, 갈망, 본성 등을 이야기합니다. 혼자라는 자각, 결핍감이야
말로 사랑의 전제조건이라 하지요.
그리고 사랑을 필요치 않는 사람은 엄청난 파워를 가진 이거나
미친 사람이라는 결론에 이릅니다.
인간의 본성인 타인과의 따뜻한 관계맺기와 자발적인 고독으로의
걸어감 등이 적절하게 "중용"을 이루는 것이 삶의 완성도와
풍성함을 높이는 훌륭한 방편이지 않을까 생각을 오늘 이책을
보면서 해보게 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