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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May 06. 2017

<나는 어디에 존재하는가>

 “인간을 읽어내는 과학” 김대식

<나는 어디에 존재하는가>

-- “인간을 읽어내는 과학” 김대식


                               강 일 송


오늘은 뇌(Brain)와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저자는 여러 번 소개했던 카이스트의 김대식교수입니다.

김교수는 뇌과학과 인문학, 특히 철학과의 경계선에서 방대한

사고와 지식으로 융합해서 대중에게 설명을 해주는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한국에서 태어나(1969~) 일찍 어릴 때 독일로 이민을 가서

초중고를 마치고 다름슈타트공대에서 학사를, 세계 최고의 인재들이

모인다는 막스 플랑크 연구소에서 석박사를 합니다.

이후 미국 MIT에서 뇌인지과학 박사후 과정을 밟고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조교수, 보스턴대학교 부교수로

근무하였습니다.


이번 책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책으로 2017년 3월에 나온

신간입니다.


한번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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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 주도적 생각과 철학적 대화


현대 철학은 물론 현재 모든 분야에서 주도권을 쥐어온 것은 결국

서양입니다. 서양 사람들이 '한복'을 입고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양복’을 입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서양이 주도권을 쥐고 선도해왔던 지난 200-300년 동안, 우리는

그 뒤를 따라잡기 위해 계속해서 달려왔습니다.

이제는 잠시 멈춰 서서 우리 자신을 둘러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자기 주도적인 생각과 철학적 대화입니다.

그 이유는 산업 구조의 거대한 변화가 앞으로 또 있을 것이고

그러한 변화 속에서 자기 주도적 생각과 철학이야말로 게임의

새로운 판을 우리 위주로 짤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 나는 뇌 없이는 불가능한 존재


지난 게임에서 우리가 졌습니다. 하지만 해방 이후 압축 성장을

통해 엄청난 발전을 이루어내었습니다. 이것을 우리는 한강의 기적

이라고 부릅니다.

저는 기적이라기보다는 우리가 그만큼의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고

생각합니다. OECD 국가들 중 자살률 일등, 행복 지수 꼴등이 그

증거입니다. 급격한 근대화와 엄청난 압축 성장을 위해 개인의

행복 지수를 대가로 지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미래가 있습니다. 카드 게임에 비유하자면,

카드를 다시 섞는 그 리셔플링(reshuffling)의 핵심이 인공지능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지요.


그런데 인공지능이란 무엇일까요?, 말 그대로 지능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세상을 인식하고,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를

계획하는, 우리 인간만의 고유한 영역이 바로 지능입니다.

이러한 지능, 정신, 그리고 자아 모두 뇌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인공지능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인간의 뇌 없이

지능을 만들어보겠다는 시도입니다.


★ 나는 심장이 아닌 머리에 있다.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 인간은 나는 누구이며 어디서 생겨났는지,

육체적 존재인지 아니면 정신적 존재인지에 관한 질문을 던져

왔습니다. 지금까지 인류 역사에서 만들어진 철학과 과학,

예술작품들은 모두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나름의 답변이었습니다.


고대 그리스부터 아니 그 이전부터 나라는 존재의 의식, 정신

등은 심장에서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왔습니다.

나라는 존재가 뇌의 작용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스인들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 관해 많은 생각을

한 사람들입니다.

뇌에 관한 해석은 두 학파로 나뉩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생각,

즉 정신적인 공기가 심장에서 만들어진다고 보았습니다.

플라톤은 머리에서 만들어진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현재까지 살아남은 것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이 아닌

플라톤의 생각입니다.


★ 뇌실과 피질


클라우디우스 갈렌(129-201)은 소아시아에서 태어난 로마시대의

의사로 인간 정신이 뇌속의 빈 공간인 뇌실에 자리잡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는 뇌해석의 두 파 중 하나인 뇌실파의 견해를 말합니다. 뇌실파

는 뇌실 속 공간 액체가 생각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와 다르게 피질파는 뇌 표면 쪽에 위치한 피질을 통해 생각이

가능해진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맞는 길을 제시한 것은 피질파로 밝혀집니다.


중세에 와서 제대로 된 해부가 가능해지면서 피질의 중요성이

부각되었습니다.

해부학의 창시자로 알려진 안드레아스 베살리우스(1514-1564)

라는 벨기에 의사는 개의 뇌를 해부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실험 끝에 뇌실이 아닌 피질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아냅니다.


현대에 와서 뇌의 구조와 기능을 연구하는 학문을 ‘뇌과학’이라

부릅니다. 뇌과학은 생물학적 자연과학이면서 동시에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인문학적 성격도 가지고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의 천재적인 행동도, 히틀러의 악마같은 행동도

모두 뇌에서 나옵니다.

인간의 창의성과 도덕, 그리고 윤리, 결국 모두 뇌라는

생물학적인 원인을 가지고 있다고 밝혀졌습니다.


우리 머리 속의 뇌는 그러 1.4킬로그램짜리 조직일 뿐이지만

10의 11승 정도의 신경세포가 있고, 이 신경세포들은 수천수만

의 다른 세포들과 연결되어 10의 15승 가량의 복잡한 네트

워크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 복잡한 네트워크를 통해 생각이 만들어지고 마음이 형성이

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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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카이스트의 김대식 교수의 신간을 한번 보았습니다.

그는 인류의 오래된 철학적인 질문들을 현대의 뇌과학을 통해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답을 합니다.


인류는 오랫동안 "인간"이란 무엇이고, "나"란 어떤 존재인가

에 대한 질문을 하고 그 답을 철학, 예술, 종교 등을 통해서

제시하여 왔지요.


인류가 제대로 된 과학의 뒷받침 없이 머릿속에서 만들어낸

많은 답들은 현대에 와서 맞지 않거나 틀린 답이었다는

것으로 밝혀진 것이 많습니다만, 답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인류의 문제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여정들은 나름의 의미가

충분히 있다고 보여집니다.


대표적인 것이 인간의 마음이 뇌가 아니라 심장에 있다는

내용이었고, 또한 뇌에서도 뇌피질이 아닌 뇌실의 액체에

인간의 정신이 담겨 있다는 설이었습니다.


오늘 저자는 인간의 모든 정신적인 활동, 지능, 자아 등이

모두 우리 뇌의 작용이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우리 뇌를 안다고 하기에는 너무도 부족한 부분이

많아 앞으로도 더욱 심도있는 연구가 있을 것이라 생각이 되고,

인류 최초로 인간의 뇌 없이 지능을 만들어보겠다는

인공지능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또한 서양에 뒤쳐진 채로 수백 년이 흘러왔지만 이를 완전히

바꿀 수 있는 리셔플링의 기회가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의 발달로 인해 우리에게 찾아왔다고 하고 이를 함께

이루어내자고 말합니다.


이는 이전에 올린 적 있는 "탁월한 사유의 시선"의 서강대

최진석교수의 주장과 거의 일치하는 내용입니다.

김대식교수의 "자기 주도적 생각과 철학의 대화" 와

최진석교수의 "스스로 사유하고 철학적 시선을 갖기"는

같은 생각의 다른 표현일 뿐이지요.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주말입니다.

앞으로 우리와 우리 후손들이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살 수

있어야 할텐데 하는 염려의 마음이 듭니다.


좋은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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