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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Aug 25. 2017

<뇌의 신세계>

<뇌의 신세계>

--“과학으로 즐기는 별별 심리학”


                              강 일 송


오늘은 흔히 생길 수 있는 다양한 호기심을 심리학을 비롯한 인지과학, 뇌과학, 행동

과학 등으로 풀어가는 흥미로운 책을 한번 보려고 합니다.


저자는 세노 다케하루는 큐슈대학교 고등 연구원 및 예술 공학 조교수, 호주 울런공대학교

객원 연구원, 도쿄대학교 심리 연구소 수료를 한 심리학 박사이며, 전공은 지각 심리학

이라고 합니다.

저서로는 “빨간 옷을 입으면 왜 인기가 많아질까?”, “세상에서 가장 쉬운 두뇌심리학”

등이 있습니다.


한번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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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장실을 잘 참는 사람은 돈도 잘 모은다?


이그노벨상을 받은 논문을 소개하고자 하는데, “사이콜로지 사이언스” 2011년에 게재된 논문

이며 화장실을 가는 일을 참으면 지각이 변화한다는 내용이다.

내장의 감각이 지각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공복 상태에서

욕심이 많아진다든지, 공복일 때 성적 자극에 응하기 쉬워진다는 사실이 알려져 왔다.

이 논문에서는 내장 감각이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였다.


저자들은 물을 마시게 한 뒤 소변을 참게 하는 과제를 실시하였고, 결과는 소변을 잘 참는

피험자일수록 과제의 수행 시간이 빨라져 가설이 옳음이 증명되었다.

또, 다른 실험으로 과제의 보수로서 다음날 16유로를 받을지, 35일 후에 30유로를 받을지

선택하게 하였는데, 그 결과 화장실에 가고 싶은 정도가 심한 사람일수록 35일을 기다려

30유로를 받겠다는 사람이 많았다.

이는 화장실을 참는 상태가 당장의 보수를 참는다는 상태와 관련있다는 뜻인데, 인지 형식이

유사하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고 필자들은 주장했다.


★ 악역을 연기하면 정말 나쁜 사람이 될까?


2014년에 간행된 논문 하나를 소개하려고 한다. 게임에서 정의역, 악역을 연기하면 그 역할

에 따라 행동이 달라진다는 매우 재미있는 논문이다. 현재 심리학에서 최고 학술지인

“사이콜로지컬 사이언스‘에 게재된 논문이다.


실험에서 피험자들은 영웅 조건, 악역 조건, 그냥 평범의 세 조건으로 하여 게임을 하였고,

다음으로 초콜릿 맛과 매운 칠리소스 맛 음료를 먹게 하였다. 그리고 다음 올 피험자들에게

어떤 것을 얼마나 먹게 하고 싶은지 접시에 담도록 했다.

그 결과 영웅을 연기한 사람은 초콜릿을 약 16g, 칠리소스를 8g 주겠다고 했고, 악역을 연기

한 사람은 초콜릿이 8g, 칠리소스가 16g이 되어 양쪽이 반대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평범한

역을 한 사람은 초콜릿이 12g, 칠리소스가 10g이라는 결과였다.

고작 5분간 역할 게임을 한 것만으로도 그 뒤에 취하는 행동이 하바타에 감화되어 정의롭거나

약역이 된다는 것이다.


★ 안 좋은 일은 손을 씻어 잊어버리자?


미국 미시간대학교의 콤비 리와 슈바르츠가 2010년에 “사이언스”에 게재한 심리학 논문이다.

과거를 씻어낸다는 비유로 ‘손을 씻는다’(일본의 경우 발을 씻는다)라는 말을 자주 쓰는데,

손을 씻는다는 말이 단순 비유가 아니라 실제 과거를 씻어내는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다.


인간은 자신이 선택한 것을 더욱 매력적으로 느끼고, 선택하지 않은 것의 매력을 낮게 느끼는

인지 메커니즘이 있다. 이것을 ‘인지 편향’이라고 하는데, 실험을 통해서 손씻기 효력을 보자.

피험자 집단에게 30장의 CD중 1위부터 10위까지 순위를 고른 10장을 뽑게 하고, 이후 이중

5위에 랭크된 CD를 골라서 집에 가져 갈 수 있다고 한다. 그 다음 한 집단은 비누로 손을

씻고, 한 집단은 손을 씻지 않은 상태로, 10장의 CD를 다시 순위를 매기게 하였는데, 손을

씻지 않은 집단은 자기가 선택한 CD를 인지편향에 의해서 더 순위를 높게 매겼고, 손을 씻은

집단은 손을 씻기만 해도 인지 편향에서 벗어나, 과거 자신의 선택에서 자유로워졌다.


★ 무거운 명함이 더 오래 기억이 남는다?


인지와 신체라는 테두리에서 2010년 사이언스지에 실린 논문을 보려고 한다. 피험자에게

어떤 인물에 대해 인터뷰를 하게 한 뒤 인물의 중요성을 평가하게 하였다.

이때 어떤 그룹은 가벼운 클립보드를 주고 어떤 그룹은 무거운 클립보드를 주고 인터뷰를

시행했는데, 인터뷰한 인물의 중요성은 가벼운 클립보드보다 무거운 클립보드를 들고 있을

때 더 높게 평가했다. 이는 뇌 안에서 클립보드의 무게를 인물의 중요성과 무의식적으로

관련짓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라고 한다.


손에 무게감이 느껴질 때 그 인물도 무게감이 있게 느껴지도록 뇌가 무의식중에 조정한

것이다. 이 기술을 응용하면 명함은 두꺼운 종이로 조금 무겁게 만드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렇게 하면 상대가 당신을 중요하다고 생각할 확률이 조금이나마 증가할 것이다.


★ ‘젠장’으로 통증이 사라진다?


서랍장 모서리에 발가락을 부딪치면 매우 아프다. 이럴 때 무심코 “젠장!” 같은 욕이 튀어

나온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욕을 하면 통증이 경감된다는 사실이 실험으로

확인되었다. “뉴로리포트”에 2009년에 게재된 논문을 소개하려고 한다.


피험자들에게 통증을 일정하게 주면서 평가해보니, 욕을 하는 조건에서 통증을 느끼는

주관적 크기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의 원인으로 연구자들은 비상사태 가설을

이야기한다. 욕을 하면 피험자는 무의식적으로 비상사태에 들어갔다고 느낀다. 그러면

몸은 전투 모드, 흥분 모드에 들어간다. 전투나 흥분 시에는 통증을 느끼는 감각이 크게

억제되어, 일시적으로 통증을 잊어버리는 것으로 연구진들은 추측하였다.

한숨이나 자기도 모르게 혼잣말을 내뱉는 것도 과도한 스트레스 상황으로부터 무의식중에

몸을 보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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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흥미로운 심리 실험 등을 통해서 인간 행동의 숨겨진 메커니즘 등을 살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순간들의 의문에 대해 실험을 통해서 증명된 논문을

근거로 저자는 재미있게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화장실을 잘 참으면 다른 인간의 지각에서도 참을성이 생겨, 투자하고 인내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공복일 때 욕심이 많아지는 것도 흥미로운

현상입니다.  즉, 배가 고파서 먹고 싶은 욕구와 다른 일에 욕심내는 것이 똑같은

기전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겠지요.


악역을 연기하면 실제로 나쁜 사람처럼 행동한다는 것도 그럴듯 합니다.

똑같은 사람들도 한 직업을 오래 가지다 보면, 그 직업에 맞는 성격이나 성향으로

변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겠지요.


그리고 손을 씻음으로 마음의 인지 편향을 함께 씻어 준다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마음과 행동이 둘이 아니라 하나의 인식 체계로 비슷한 신경전달을 통해 인지함이

이 실험을 통해서도 알 수가 있습니다.

이는 무거운 클립보드를 들고 인터뷰한 사람을 더 중요감 있게 생각하는 것과

두껍고 무거운 명함을 쓰면 더 오래 기억될 것이라는 것도 같은 이치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숨이나 탄식, 욕을 하면 통증이나 현재의 고통스런 순간에서

잠시나마 그것을 잊게 해준다는 내용인데, 이를 전투모드나 흥분모드에 들어간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전투모드나 흥분모드에서는 교감신경이 자극

되어 아드레날린 등이 분비되어 그러하리라 생각이 들고, 우리가 태권도에서

격파시범을 할 때 기합을 하면서 격파를 하는 것도 같은 기전일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아직 우리 뇌와 신경계, 마음의 연관성에 대해서 모르는 부분이

많고, 뇌과학, 행동과학, 인지과학 등은 앞으로 더 많은 발전이 있을 학문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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