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의 공부”中
<물처럼 유연하되, 물처럼 쉼없이>
--“승자의 공부”中
강 일 송
오늘은 고전에서 찾아낸 인문학적 지혜를 배워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저자는 유필화(1954~)교수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나오고 노스웨스턴대학교에서
MBA를, 하버드대학교에서 경영학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1987년부터 성균관대학교
에서 경영학 교수로 후학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지난 30년간 유수의 기업과 단체에서 1500회 이상의 강연을 했을만큼 기업인들이
만나고 싶어 하는 경영의 구루라고 합니다.
오늘은 그의 책 “승자의 공부” 중 저우언라이(周恩來)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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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처럼 유연하되, 물처럼 쉼없이
소학(小學)은 여덟 살 내외의 아이들에게 유학을 가르치기 위하여 만들어진 수신서입니다.
여기에는 이런 말이 나옵니다.
“공직에 있는 사람이 깊이 명심할 것이 셋 있다. 그것은 청(淸), 신(愼), 근(勤)이다.”
‘청’은 청렴결백함을 말합니다. ‘신’은 몸가짐을 삼가 지나친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근’은 말할 것도 없이 정성을 다하여 직무에 힘쓴다는 것입니다. 저는 중국 역사에서 이
세 조건을 두루 갖춘 지도자의 본보기로 제갈공명을 꼽고 싶습니다. 그리고 근대사에서는
저우언라이(周恩來, 1898-1976)가 비교적 제갈공명에 비견할 만한 지도자가 아니었나 합니다.
저우언라이는 살아생전에 중국 국민들로부터 ‘경애하는 주총리’로 불릴 정도로 사랑을
받았습니다.
★ 온 힘을 다하며, 죽은 뒤에야 그친다. 국궁진력(鞠躬盡力)
중국에서 국궁진력이라는 말은 제갈공명의 이미지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또한
저우언라이가 죽자 홍콩의 한 평론가가 그를 추모하며 이 말을 했다고 합니다.
우선 소학에서 말한 세 조건을 보면, 청렴결백이라는 면에서 저우언라이는 그야말로
완벽했습니다. 죽을 때 이렇다 할 재산을 전혀 남기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신(愼)에
있어서도 흠잡을 데가 없었습니다. 저우언라이는 분수를 알고 이를 벗어나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나라가 어려운 시기에 국정의 조타수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도
자신의 노고를 조금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한다고 말하지 않고 그저 자신의 일에 몰두했지요. 이러한
담박한 성품 덕분에 죽은 후에도 중국인들의 깊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 신실(信實)한 태도
저우언라이는 상대방 적까지 심금을 울리는 신실(信實), 즉 ‘거짓 없는 믿음직스러운’
태도를 보여주었는데, 그래서 적으로부터도 ‘말이 통하는 상대’라는 칭송을 듣게 됩니다.
저우언라이는 자신의 상관이었던 장제스 같은 높은 사람뿐만 아니라 무명의 학생들도 똑
같이 신실한 태도로 대했습니다. 자기편을 대할 때나, 적을 대할 때도, 중국인을 상대할
때나 외국인을 상대할 때나 똑같았습니다. 그가 이념과 진영에 관계없이 널리 많은 사람
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고 큰 기대를 모은 까닭은 바로 이런 신실한 마음과 태도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 기다림도 실력이다.
저우언라이의 정치적 처세를 한마디로 표현하려면 ‘참다’, ‘견디다’, ‘질기다.’ 즉, 한자의
인(忍)이 가장 잘 들어맞습니다. 그는 ‘인’을 평생의 처세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그는 남을 비판하지 않고, 자신을 변명하지 않으며, 오로지 참고 또 참으면서 때를 기다
린다는 자세로 묵묵히 업무에 매진했습니다.
노자의 도덕경에는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라는 멋진 표현이 나옵니다. 도가에서는 가장
이상적인 방식을 물에 비유합니다. 이러한 도가의 유연한 처세 철학을 저우언라이는
평생 실천했습니다.
“감히 천하보다 앞서려 하지 않으므로 오히려 지도자가 될 수 있다.” <노자>
“군자는 조화를 이루고 뇌동하지 않는다.” <논어>
저우언라이의 유연성은 “원칙 위의 유연성”이었는데, 바로 이런 유연성은 탁월한 중재
능력으로 이어졌습니다. 또한 그가 정치가로서 한층 더 폭넓게 활동할 수 있었던 것도
이 유연성에 힘입은 바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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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경영학의 대가인 저자로부터 오랜 중국고전에서 건져낸 지혜의 말씀과
근대의 인물 저우언라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흔히 우리는 저우언라이를 '주은래'라고 불러왔었지요. 오늘 저자는 저우언라이를
'제갈공명'에까지 비유할 정도로 극찬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마오쩌둥에 밀려
늘 2인자에 머물렀지만,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 인내하고 또 인내하면서
세상의 파고를 이겨냅니다.
저자는 그를 '상선약수'에 비기어서, 물처럼 살아간 인생이라고 합니다. 절대 서두
르는 법이 없이, 차분하고 예의를 지키고 스스로를 삼가는 인생을 삽니다.
적까지도 감동을 시키는 신실함, 청렴함, 근면성 등, 그는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을 다 지니었네요.
개인적으로는 그의 훌륭한 성품 중 가장 그를 그답게 만든 것은 "유연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현대의 변화무쌍한 시절을 잘 적응하고 견디어 미래로 나아가게
하는 것은 무엇보다 "유연한 성품, 태도"가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오늘도 편안한 일상의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