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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超譯 니체의 말>

by 해헌 서재

<超譯 니체의 말>

“당신이 몰랐던 니체, 위대한 철학자의 가르침”


강 일 송


오늘은 독일의 위대한 철학자 프레드리히 니체(1844~1900)의 가르침을 엮은 책을

한번 보려고 합니다.


엮은이는 시라토리 하루히코(1954~)로 일본 아오모리에서 태어나 돗쿄대학(獨協大學)

외국어학부 독일어학과를 졸업한 후, 1979년 독일 베를린자유대학에 입학하여 철학,

종교학, 문학을 공부했습니다.

지난번에 하루히코가 저술한 <초역, 비트겐슈타인의 말>, <지성만이 무기다>를 이미

소개한 적이 있었지요.


이 <초역, 니체의 말>은 일본의 인문분야 최대판매 기록을 한 밀리언셀러라고 합니다.

인문학책이 그것도 어렵다는 철학책이 밀리언셀러가 된 것은 뭔가 남다른 컨텐츠가

있지 않고서는 가능하지 않겠지요.


여러 내용 중 인상 깊은 글들에 제 나름의 해설을 덧붙이는 식으로

진행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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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체는 누구인가


프레드리히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 1844-1900) 는 독일의 철학자로

프레이센 왕국 작센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본 대학과 라이프치히 대학에서

수학하고, 바그너와 쇼펜하우어에 매료당합니다. 24세에 스위스 바젤 대학의 고전

문헌학 교수가 되었고, 1872년에 처녀작 <비극의 탄생>을 발표합니다.

1879년 대학을 그만두고 십여 년간 방랑생활을 하면서 꾸준히 집필활동을 펼치지만

1889년에 정신 이상 증세를 보이다, 1900년 바이마르에서 생을 마쳤습니다.


유럽 사상에 대한 통렬한 비판, 영원회귀, 권력에의 의지 등 날카로운 독자적 사상에

의해 하이데거를 비롯한 20세기 철학사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대표작으로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1883-1885), <선악을 넘어서>(1886),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1878), <반시대적 고찰>(1873-1876) 등이 있습니다.


★ 인생을 최고로 여행하라


미지의 땅에서 막연히 여정을 소화하는 것만이 여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쇼핑만 하고 돌아오는 것이 여행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여행지의 이국적인 풍경을 바라보는 것에 만족하는 여행자도 있고, 여행지에서의

만남과 체험을 즐기는 여행자도 있다. 나아가, 여행지에서의 관찰과 체험을 그대로

멈춰두지 않고 자신의 업무나 생활 속에 살려 풍요로워지는 사람도 있다.


어떤 일이든 다시 시작되는 내일의 나날에 활용하고, 늘 자신을 개척해 가는 자세를

갖는 것이야말로 인생을 최고로 여행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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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에게 가장 큰 행복감과 보람의 느낌을 주는 일은 단연 여행이지 않을까

합니다. 니체가 살던 시대는 아직 자동차, 비행기 등이 등장하기 전임에도 상류층

들은 이미 이탈리아를 비롯한 다양한 나라를 여행하였다고 하지요.

니체가 피력한 이 글은 오늘날 바라보아도 정말 통찰이 가득한 내용입니다.


처음 언급한 여행의 일정만 소화하거나 쇼핑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 단지 이국적인

풍경이나 체험만을 하는 경우는 지금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하지요. 니체는 이런

여행이 아니라 여행에서 얻은 관찰과 지혜를 현재의 생활과 자신의 가치관에

투영하여 변화하고 성장하라고 합니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어가는 것, 더 나은 자아를 만들고 성장시키는 것이

한번 살아가는 인생을 가장 최고의 여행으로 만든다는 말은 참으로 지혜롭습니다.


다음 글을 한번 보시겠습니다.


★ 시작하기에 시작된다.


모든 것의 시작은 위험하다. 그러나 무엇을 막론하고,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시작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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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글은 짧지만 여운이 강하고 매력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도 또한

그러한데, ‘모든 것의 시작은 위험하다.’ 항상 새로운 것을 시작한다는 것은

낯선 곳에 벌거벗은 자신을 세우는 것과 비슷합니다. 과거의 안전지대를 벗어나

모든 것이 새로운 바닥부터 다시 출발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궁극적으로는 시작하여 실행하는 것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훨씬

안전하다는 역설이 성립합니다.


★ 계획은 실행하면서 다듬어라


계획을 세우는 일은 즐거움과 쾌감을 동반한다. 장기여행의 계획을 세우거나 마음에

드는 집을 상상하거나, 혹은 성공할 업무 계획을 세울 때 이 모든 것이 가슴을 두근두근

설레게 만드는, 꿈과 희망이 가득한 작업이다.

하지만 즐거운 계획 세우기만으로 인생을 마칠 수는 없다. 살아가는 이상 그 계획을

실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계획을 실행하는 단계가 되면 갖가지 장애, 차질, 울분, 환멸

등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면 어떻게 이것들을 극복해 나갈 것인가?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상황에 맞추어 계획을 다시 다듬어 나가면 된다.

이것으로 즐겁게 계획을 실현해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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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라는 앞의 글과 흐름이 비슷한 글입니다.

여행은 계획할 때가 가장 설레고 행복하다고 하지요. 여행 뿐만 아니라 모든 시작하는

일들이 상상만으로도 즐겁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실행입니다. 실행을 통해 뭔가가 이루어

지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실행에는 반드시 고난, 어려움, 위기, 고통 등이 등장을 하는데

여기서 무너지면 안 되고, 니체는 상황에 맞게 수정하고 다듬어 나가라고 합니다.

일을 잘 못하는 사람의 특징이 무조건 처음 원칙대로만 밀고나가는 사람이지요.

상황에 맞추어 계획은 수정되고 다듬어져야 제대로 된 계획일 것입니다.


★ 경쾌한 마음을 가져라. - 많은 지식과 많은 예술과 만나라.


창조적인 일을 할 때는 물론, 일상적인 일을 하는 경우에도 경쾌한 마음으로 임하면

순조롭게 잘 진행된다.

경쾌한 마음을 가지려면 되도록 많은 지식과 만나고 많은 예술을 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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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가 말하는 경쾌한 마음이란 거침없이 비상하는 마음, 사소한 일에 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마음이라고 합니다. 이런 마음은 긍정적이고 생기가 있기에 일이 순조롭게

잘 풀린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마음을 기르려면 많은 지식과 많은 예술을 접하라고

하는 조언을 하고 있네요.


우리가 지식을 만나는 방법은 인터넷 검색도 있겠지만 아직은 책만한 것은 없다는

생각입니다. 책을 자주 가까이 하고, 음악, 미술, 무용 등 예술을 자주 만나는

방법은 일단 양을 늘리는 방법이 가장 좋다는 생각입니다.

처음부터 질이 높은 것을 추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고, 양을 늘리다 보면

양->질 전환의 포인트가 등장하고 이후에는 양과 질을 함께 향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사고는 언어의 질과 양으로 결정된다.


우리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언어를 이용해 생각을 표현하고 있다. 가지고 있는 언어가

빈약하면 표현도 빈약해질 것이다.

동시에 언어의 질과 양은 자신의 사고와 마음을 결정하기도 한다. 어휘가 적은 사람은

사고도 마음가짐도 거칠어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훌륭한 사람들과의 대화나 독서,

공부에 의해 언어의 질과 양을 증가시키는 것은 자연히 자신의 사고와 마음을

풍요롭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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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하는 것과 언어와의 관계는 어떠할까요? 심하게 말하는 사람은, 언어가 없다면

생각이 없다고까지 표현을 합니다. 내가 가진 어휘의 경계만큼 생각할 수 있다고도

합니다. 확실한 것은 한 사람이 말한 것을 종합해보면 그 사람이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말은 곧 사람입니다.

자신보다 훌륭한 사람과 자주 대화를 하고, 과거의 선현과 대화를 하는 것은 독서만한

것이 없지요. 독서를 통해 자신의 언어의 질과 양을 늘리는데 시간을 아끼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 현명함은 얼굴과 몸에 묻어난다.


현명하게 생각하는 습관을 가지게 되면 어느 결에 그 사람의 얼굴은 슬기로움의

빛으로 채워진다. 표정뿐 아니라 겉모습에서도 현명함이 묻어난다.

이렇듯 어떤 정신을 가지느냐에 따라 인간의 행동 또한 달라진다.

건강한 사람이 활기차게 걷듯이, 슬픔과 실의를 가진 사람이 터덜터덜 걷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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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초반의 얼굴은 부모에 의해 결정되지만, 사십 이후의 얼굴은 스스로 살아온

삶을 드러낸다고 하지요. 어릴 때 예뻤던 얼굴이 나이가 들수록 사라지는 경우도

많고, 젊을 때 얼굴은 볼품이 없다가 나이가 들수록 더 기품이 있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바로 이러한 연유 때문일 것입니다.

사고가 깊고 현명한 사람은 말에서 우선 드러날 것이고 행동과 자세, 태도에서

묻어날 것입니다. 반대로 그 역도 성립하여 올바른 자세와 태도, 말의 습관을 들이면

인생 또한 그렇게 바뀌게 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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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현대 철학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철학자이자, 위대한 비평가 니체의 글을

함께 보았습니다.


니체는 스스로 자기를 “망치로 철학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고 하지요.

아버지가 목회자였음에도 불구하고 니체는 중세 이후로 유럽을 지배해 온 기독교에

대해 가장 신랄한 비판을 가하기도 하였고, 이전의 도덕적 가치론을 부정하기도

합니다.

모난 돌이 정을 맞는다 라는 말이 있듯이, 니체는 많은 찬사와 공격을 함께

받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제가 고른 글들은 니체의 지혜와 통찰이 드러나는 내용을 바탕으로

고른 보편적인 글들이고, 우리가 일상을 살아감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많은 지식을 만나고, 많은 예술을 접하라” 라는 말이 이번 책에서

가장 가까이 다가오네요.


좋은 하루 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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