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쉬고 싶은 남편들을 위한 기술 사용법
폭풍같은 주중(weekdays)를 보내고 꿀같은 주말(weekend)이 왔다. 각종 트렌드리포트들을 보면 10-20대들이 밖에 나가서 사먹고 영화보는 것보다 집에 콕 박혀 스마트폰과 함께, 혼밥, 혼술, 혼영을 더 선호하고 그렇게 소비하고 집으로 배송받는다고 하는데, 비단 그 아이들 뿐이겠는가. 40대 아재인 나도 집이 좋다. 춥지도 덥지도 않고 편한 옷 입은 채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석탱이에서 이렇게 글도 쓸 수 있어서.
아내는 늘 '육아'와 '집안일'에 대한 긴장이 있다. 집들마다 그 무게와 느낌이 대동소이할 듯 한데, 나도 그것을 알게 된게 그리 오래되지 않았으니 아내가 그동안 많이 혼자 '독박'으로 하느라 고생이 많았으니. 고맙다. 고생했다. 굳이 '82년생 김지영'까지 안꺼내도 된다. 휴가낸 날 아침, 아내에게 관심을 조금만 갖고 관찰해보면 "아, 늦었다. OO야 얼른 일어나 학교가야지. 쌀이 똑 떨어졌네. 머리도 감아야하고 화장도 해야하는데......" 동분서주 우당탕탕! 매일 벌어지는 일. 저녁 약속이 있는 날도 시간대만 달라졌지 똑같은 모습이다.
인생이란게 한번 시작하면 '거의 죽을 때까지' 지속해야하기에 시작도 못하거나 금방 나가떨어지는 경우(burn-out)가 더러 있다. 특히 완벽주의자의 경향을 지닌 사람은 더 그렇게 되기 쉬운듯 하다. 누구든 완벽히 잘하고 스스로도 뿌듯하고, 다른 사람의 칭찬도 받고 으쓱하고 싶지않겠나. 하지만 나가떨어지지 않도록 스스로에게 너그러워질 필요가 있다. 그래서 주말이 , 휴가가, 방학이 필요한거 아닌가? 쉼이 필요하다. 누구든, 어떤 형태든. 노랫말이 없는 연주음악을 들으며, 너도나도 자랑질 경연대회, 이거 예쁘지 사고 싶으면 돈을 내라며 광고하는, 쫀심 스크래치내며 훼손하는 훼북(FBI: Facebook, Blog, Insta) 그만 보고, 추억의 책장도 좀 넘기며. (가왕 이선희 노래 정도는 괜찮겠다!)
1. 설거지
식기세척기, 주방에 빌트인으로 있으면 한번 돌려보시라. (없으면 하나 중고로라도 장만하시라) 당연히 전용세제가 있어야한다. 나름 조직적으로 되어있다. 접시, 밥그릇, 국그릇을 잘 넣고, 세제를 놓는 곳에 짜놓고 문닫고 돌리면 끝. 보통 건조까지 2시간이면 마무리된다. 어떻게 넣는지 낯설수도 있다. (용량때문에) 설거지할 그릇을 모두다 넣을 순 없을 지라도 넣는 그릇에는 착착 잘 맞게 되어있다. 걱정마시라. 가전회사 연구원, 디자이너들이 시중에 나온 그릇들에 잘 맞게끔 설계를 해놓았다. 코렐, 한국도자기, 포트메리온...... 아~ 모터를 잘만드는 가전회사 것이 싹싹 잘 닦여서 좋다. Goldstar. 종료되고 그대로 둬도 되니 설거지 끝.
2. 음쓰
음식물쓰레기, 수체구멍에서 수습해서 봉다리에 담고 그거 물뚝뚝 떨어지면서 엘베에서 누구 만날까 조마조마하고, 혹여나 국물 떨어지면 멘붕되는 그 것. 애들 임신하고 있을때에도 내가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것을 후회한다. 그래서 최근 바이오린클이라는 것을 들였다. 와디즈에서도 초고가 펀딩금액에도 불구하고 집에 들였다. 이건 갈아서 하수구로 배출하는 것 아니고, 건조해서 작게 만들어주는 그런 종류는 아니다. 미생물이 배양되고 교반봉이 빙글빙글 돌아서 자연분해를 시킨다고 해서, 친환경적이라 들여놓았다. 음쓰 버리러 이제 거의 안나간다. 아내가 좋아한다. 음쓰 처리 끝.
3. 빨래
세탁기는 늘 집에 있었다. 그것도 참 고마운 부분이지만, 후처리가 문제다. 물기 잔뜩 무거운 세탁물을 바구니에 담아 내어오는 것도 허리 아프고 탁탁 털어서 건조대에 너는 작업, 이게 은근히 노동이다. 대부분 퇴근하고 집에 오면 하는 일이니, 또 일을 해야한단 말인가. 몇년 전부터 드라이어가 대유행을 했지만, 참다가 참다가 하나 들였다. 새로운 세상이라더니 정말 그렇다. 널고 선풍기 틀고 습기제거기(dehumidifier) 꺼내고 물통 비우는 등의 작업량이 90%정도 줄어들었다. 물론 세탁기에서 건조기로 옮겨주는 작업, 건조기 돌리면 안되는 니트나 특수섬유는 별도로 널어줘야하지만, 이정도면 빨래 끝.
아침에 애들 깨워주는 로봇있으면 당장 살 것 같다. 그리고 가능하면 다음에 이사갈 아파트에는 거실벽에 엘베 버튼이 있는 곳으로 가면 좋겠다. 기계가 서너개라도 버튼을 눌러야 보배다. 기계가 작업을 하도록 하고, 아내를 쉬게 한다. 나는 시간을 얻는다.
누구나 마찬가지지만, 나 자신이 젤 중요하고 최우선으로 하지 않는가? 내 시간이 너무 소중하다. 나는 나 자신을 위해서는 너무나도 똑똑하게 행동하려고 한다. 결국 나 자신을 위해 아내의 이슈를 해결하려고 노력할 뿐.
(갑.분.설교?ㅋ 공감 안되면 어쩔 수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