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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뻬드로 Feb 07. 2020

기획이 막히면 드립커피처럼 해보세요

익숙한 것 낯설게 쪼개고 재조합하기

세상의 모든 일은 기획(planning)이라는 과정이 있습니다.

있어야하고 있다. 보이지 않아도 말로 표현하지는 못하더라도 기저에 깔려있는 것이죠.


기획은 계획과는 다릅니다.

계획은 기획으로 인해 생긴 스케줄이랄까.

그래서 가장 먼저 있는 것은 기획입니다.


여호와께서 천지를 창조하셨을 때에도,

우리집 전세만기일이 다가와 이사를 준비할 때에도,

돌잔치 때 틀 성장 동영상을 만들 때에도,

기획이 있었습니다.


기획은

무엇이 이슈인지 알고, 

이슈의 당사자가 누구인지 알고,

왜 이런 이슈가 있는지 알고,

언제 이런 이슈가 시작되었는지 알고,

어떤 컨셉과 방향으로 이슈를 해결하면 되겠다하는 계획이 서는 것입니다.


여기에 해답이 있습니다. 정답은 아니더라도 해답이 있는 것입니다.

'너 자신을 알라'와 같이 무슨 이슈가 있는지 먼저 알아야합니다. 


너의 이슈을 알라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질문이 필요합니다.

이 질문의 해결과정에는 유의어, 반의어가 포함되기도 하지요.

(예전에 유니타스브랜드 브랜딩 컨퍼런스에서 브랜드 컨셉휠 배우면서 나왔던 부분)


예를 들어, 

책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 수업 365'의 제목을 걸고 넘어져 보겠습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가? 궁금합니다.

제목이 너무 긴데? 뭔가 어려워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 책 기획의 역순으로 살펴본다면,



1. 제목의 모든 단어를 뜯어봅니다.

1일 > 매일 꾸준히 뭔가를 하나보다!

1페이지 > 한 쪽 정도면 그리 부담스럽지 않네!

세상 > 오오~ 내가 월드 와이드해지는 지름길인가 보다!

가장 짧은 > 그냥 짧지도 않고 가장 짧으니 금방 획득하겠는걸. 개꿀!

교양 > 에헴! 나 이런 사람이야. 엘레강스하면서 럭셔리 앤 노블하면서......

수업 > 그래. 사람은 평생 배워야한다고 어디서 들었지. 대학원 가기엔 부담스럽고 구립 평생학습관에 다니기엔 너무 늙은 것 같으니, 조용히 한번 배워봅세.

365 > 이건 누가봐도 일년 내내 뭔가 할 수 있게 알차게 채워 놓았단 뜻이군.



2. 잘게 쪼갠 말들을 째려보면서 유의어, 반의어를 매치시켜봅니다.

1일 = 하루 <-----------------------> 찰나? 순간?

1페이지 = 한 장 <-----------------> 책 한권?

세상 = 만물 <----------------------> 세포? 분자?

가장 짧은 = 태그, 키워드수준 <---> 긴 잔소리?

교양 = 상식 <-----------------------> 자기만 아는 외곬수의 지식?

수업 = 배움 <-----------------------> 가르침



3. 다시 재조합 합니다.


매일 아주 짧은 찰나의 시간을 투자하세요! 
당신을 월드와이드 지식인인듯 폼나게 만들어줄 키워드들로 채워드립니다.


이 책의 제목도 책의 내용(분쇄원두)을 가지고 추출(종이필터에 드립)해서 키워드(커피원액)을 뽑아 재조합하고 꾸민(예쁜 글라스, 얼음, 빨대, 코스터) 것입니다.


제가 제목을 다시 뽑아본다면, 이렇게 지어보겠습니다. 


'달랑 책 한권 읽고 인싸되기'

똘똘이 스머프가 머릿 속에 넣고 있던 지식인데, 스머프 마을에도 받아 들여지지 않았을 뿐이죠.

타이타닉호에 탔던 잭이 필요했던 지식일 수도 있지요.



기획은 이렇게 말장난으로 시작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기를 실행하는 것입니다.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 수업 365'라는 책은 나를 그렇게 유혹했습니다. 그래서 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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