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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는 선물을 손에 들고 삼겹살집 앞에 도착했다.
문을 열고 안을 살피자, 유리가 먼저 와서 손을 흔들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제우 씨, 여기!”
그 밝은 웃음에 제우도 자연스레 미소가 번졌다.
둘은 함께 테이블로 안내받았다.
삼겹살집 안은 고소한 고기 냄새로 가득 차 있었고, 따뜻한 조명이 두 사람을 부드럽게 감쌌다.
제우는 살짝 긴장했지만, 동시에 묘한 편안함이 스며드는 기분이었다.
“삼겹살 2인분이랑 소주, 맥주도 주세요.”
유리가 자연스럽게 주문을 마쳤다.
잠시 후, 유리가 능숙하게 소주와 맥주를 섞어 소맥을 만들어 제우에게 건넸다.
잔을 건네는 유리의 얼굴에는 장난기 어린 미소와 함께 따뜻한 눈빛이 담겨 있었다.
“그동안 프로젝트 하느라 진짜 고생 많았어. 수고했어, 제우 씨.”
잔을 들어 올리며 유리가 말했다.
제우도 잔을 받아들며 고개를 끄덕였다.
“유리 씨 덕분에 무사히 끝냈어. 정말 고마워.”
둘은 잔을 부딪히며 “짠!” 하고 건배했다.
잔이 부딪히는 소리가 테이블 위에 은은히 울렸고, 두 사람은 한 모금씩 소맥을 마셨다.
단둘이서 술을 마시는 것이 처음이었지만, 이상하게도 어색함 없이 편안했다.
그 사이, 삼겹살이 지글지글 구워지기 시작했다.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며 고기의 고소한 냄새가 공기를 가득 메웠다.
노릇하게 익어가는 고기의 모습은 마치 두 사람의 이야기를 더욱 맛있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았다.
“이 냄새 진짜 죽인다.”
유리가 웃으며 말했다.
“맞아. 고기 냄새만 맡아도 배가 고파지네.”
제우도 고개를 끄덕이며 젓가락을 들었다.
밝은 조명 아래에서, 연신 이어지는 웃음과 따뜻한 건배 속에 두 사람은 서로의 이야기에 조금씩 더 빠져들었다. 이 순간은 단순히 삼겹살을 나누는 시간이 아니라, 서로를 더 알아가는 특별한 순간처럼 느껴졌다.
삼겹살을 다 먹고 나서, 둘은 잠시 눈을 마주치며 미소를 지었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유리가 먼저 입을 열었다.
“코리안 디저트도 먹어야겠지?”
제우도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삼겹살의 마무리는 역시 볶음밥이지.”
제우는 테이블 위의 버튼을 눌러 직원에게 볶음밥을 주문했다.
삼겹살 식사 뒤에 먹는 남은 기름으로 볶아낸 고소한 볶음밥은 진정한 하이라이트였다.
하지만 잠시 후, 직원이 다가와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죄송한데요, 한 시간 전에 밥솥이 고장 나서 밥이 더이상 없습니다.”
순간, 제우와 유리는 당황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볶음밥을 기대했던 만큼 실망도 컸다. 특히 유리는 철판을 아쉬운 눈길로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에이, 볶음밥 없이 삼겹살을 마치다니, 뭔가 허전한데…”
그때, 제우의 머릿속에 하나의 기억이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