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움은 설레기도, 두렵기도 하지만
Story 1: 그래 시작해보자 - 번역으로 시작했던 IT 블로그
Story 2: 열정을 끌어모아 - 일찍이 시작했던 회사 경험
배경을 설명하려다가 내 삶까지 소개해버렸다.
3년이 담긴 블로그를 두고 여기, 브런치로 온다는 것은 내 의미 있는 추억을 뒤로하고 온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함이었다.
한국에서의 블로그는 네이버가 크게 대중화시켰다. 나는 그 초기 세대는 아니고, 파워블로그가 사회적 이슈를 일으켰던 2011년 7월 조금 이전, 2010년 8월에 첫 삽을 떴다.
그래도 약 3년간 글을 남겼으니: 추억을, 그리고 삶을 기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테다.
그래 이제 시작한다.
단 하나,
지쳤다.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블로그에 내 마음을 담아왔다.
이상하게, 핑계를 대고 싶은가 보다.
블로그를 처음 시작했을 때의 처음 마음가짐은 어디로 갔는지 모社의 제품을 그 회사가 원치 않게 작성한 후 포스트 했던 이후로 내 글을 보러 오는 사람이 급격히 줄었다.
네이버에서 검색을 해도 내 글이 올라오지 않던 것이다. 서서히 情이 떠나갔던 촉매제쯤 되겠다.
또 요즘은 뷰가 좋은 개성 있는 블로그들이 많이 있다.
카카오 브런치(폐쇄형 플랫폼), 네이버 포스트, Medium, Facebook Note 와 같은.
그중 카카오 브런치는 타사의 서비스들과 달리 폐쇄형이다.
매 주 1천 명정도 작가 신청을 하면, 1백 명정도 컨펌을 해준단다. (작년 2015년 기준)
어느 정도 컨텐츠 제공자 퀄리티 관리가 된다는 것이다.
대외적 이미지면에서 네이버 블로그 서비스가 하락세를 보인 데는 "파워블로거지" 사건이 한몫했음에 틀림없다. PC에서 모바일로 일반인 이용자의 접속 행태가 달라진 부분도 한몫 크게 했겠지만.
무분별한 컨텐츠 생산으로 지쳐있던 나는 "브런치"라는 서비스에 관심이 생겼고, 디자인과 사용성에 있어서 브런치를 이용해야 할 이유를 찾아나갔다.
카카오 브런치는 Splash Image(메인 페이지의 첫 이미지)를 배치시켜 시선을 집중시킨다. 특히, 모바일 앱에서는 스크롤링과 함께 이미지 줌인(확대)과 함께 컨텐츠를 로드하는 세련된 구성을 갖췄다.
그래도 네이버 블로그에서 포스트로 이동했다면 익숙하고 편했을 텐데?
이미 내 개인 스토리를 적는 이 브런치 오픈에 앞서 영어 교육 컨텐츠를 제공하는 TOEICKERS 라는 이름의 블로그를 포스트/브런치로 복수 운영해보았다.
네이버는 포스트에 적용되는 스마트에디터3.0 을 오픈하면서 대대적인 홍보를 하고 있지만, 아직도 PC 기준 팝업창을 띄워 포토 에디팅을 유도하는 등 직관성과 편리함에 있어 타사 서비스에 크게 뒤떨어진다.
카카오 브런치와 비슷하게 Splash Image 를 선정할 수 있지만, 이목을 집중시킬 만큼 와이드 하지 않으며 위아래 높이도 좁은데 Focal Point(이미지 중심 초점)를 잡을 수 없어 스플래시 이미지만의 매력이 없다.
네이버 포스트는 아쉽게도 아직 블로그식 글 디자인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하다. 카테고리를 없앤다고 개인 컨텐츠 제작의 시대 (ex. MCN)를 대응할 수 있는 건 아닐 거다. 글들의 view 가 브런치나, 영문의 경우 미디엄(medium)이 훨씬 읽기 편하고 낫다.
물론, 포스트가 모든 면에서 브런치에 비해 열등하다는 것은 아니다. 아무렴 브런치는 서비스 시작 7개월 (2015년 6월 22일 오픈) 밖에 되지 않았고 포스트는 2013년 클로즈 베타부터 벌써 2년이 훌쩍 넘은 서비스이다. 그렇게 서비스 안정성에서 차이가 난다.
브런치의 경우, 이미지 사이즈가 크면 업로드 실패 오류가 잦다. 갈수록 많이 나아지고는 있지만 그래도 퍽 자주 오류가 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다.
또한 포스트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브런치의 10컬러보다 훨씬 다양한, 60컬러 글 색상을 지원한다.
브런치 팀에게 문의해본 결과, 선택의 제한을 일부러 두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팔레트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 없다고 한다.
여기서 다시 볼 수 있는 브런치의 강점이라면 카카오톡 서비스를 활용해 "브런치 매니저"를 운영한다. 평일 11:00 ~ 16:00 시간대에 이용 가능한 작가의 불편, 그리고 문의사항 소통 창구이다.
반면에 네이버는 점차 고객센터도 창구를 닫는 추세이다. 미리 완성되어 있는 답변으로 유도 뒤, 정 안 되겠으면 여기로 연락하라는 식이다. 그마저도 찾기 어려우며 상호 소통이 아닌, 일방 소통뿐이다. (네이버는 사용자 수가 워낙 많아 그럴 수밖에 없겠지만, 위 이미지에서도 다이렉트로 소통이 가능한 부분은 보이지 않는다)
두 서비스 모두 베타 서비스 단계이지만, 검색 반영엔 차이가 크다. 일단 네이버 포스트 글은 검색 반영이 잘 안된다. 키워드에 따라 탭 노출이 되는 경우가 있지만 크게 제한되어 있는 듯하다.
브런치 글은 다음에서 검색 시 블로그 탭에 블로그 글들과 함께 노출된다. 구글에서 노출되기도 하고.
하지만 네이버 포스트 글은 블로그 글들과 함께 노출되는 것이 아닌, 포스트 탭에서 따로 노출된다. 하지만 이 탭이 우선순위로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매우 많다.
새로움이란,
설레기도 두렵기도 하다. 누구에게나
710개의 다양한 글들이 넘쳐나는 기존 블로그는 정리가 필요했다.
글들은 생산이 되고, 소비가 되다 보면, 언젠가 잊힌다.
발행된 꽤 많은 글들이 잊힐 때가 됐고, 그에 따라 정리가 필요했다.
하지만 "삭제" 라는 방법 보다는, 새로운 모바일 중심의 세상에 맞춰 새로운 운영을 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