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곧 회사가 되는 것
이제 곧 5월입니다.
처음으로 종합소득세를 내게 되어 많이 긴장됩니다.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하는 동생에게 '너는 종합소득세 어떻게 하니?'라고 물어보니
'그거 그냥 세무사 찾아가서 맡기고 내라는 대로 내면 돼.'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당연한 말이고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그래도 왠지 자꾸 떨리는 건 어쩔 수가 없나 봅니다.
학교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할 때는 이런 걱정이 없었습니다.
주는 대로 받았고, 알아서 잘 챙겨줬겠거니 하며 급여명세서도 제대로 확인 안 한 적이 많았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행정실 선생님의 노고가 참 많으시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혼자 처리하려니 처리해야 할 것이 너무 많습니다. 작년에 쓴 돈을 사업용으로 쓴 것과 개인용으로 사용한 것을 구분해 놓지 않아서, 1년 치 은행 거래 내역을 분류하는 대만 꼬박 하루가 걸렸습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혼자서 소득을 창출한다는 것은, 함께 일할 때 다른 사람들이 내가 알게 모르게 도와주었던 모든 것들을 나 혼자서 다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회사 생활을 한다면, 프로그램 제작 견적을 상담하고 고객이 필요로 하는 기능을 파악하고 하는 일은 영업 부서에서 할 것 같습니다. 고객의 수정 요청을 처리하고, 프로그램의 기능 개선이나 추가 등은 관리 부서에서 할 것 같고요. 제작은 당연히 제작 팀에서 할 것이고, 세금 처리나 비용 처리 등은 회계 부서에서 하겠지요.
점심을 먹고 글을 쓰고 있는데, 아마 회사였다면 먹는 문제도 식당에서 해결해 줬을 겁니다.
혼자서 일을 하다 보니 함께 일할 때는 몰랐던 다른 분들의 노고를 잘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때의 저도 함께 일했던 다른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었으면 좋겠네요
문득 언젠가 회사를 차려서 지금 내가 하는 일들을 나누고 함께 일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그때가 되면 지금 하는 개발과는 전혀 다른 일이 되겠지요. 나와 전혀 다른 사람들과 같은 일을 함께 한다는 것은 잠시 상상만 해도 벌써부터 머리가 아픕니다.
3, 4월 혼자 일하는 자유에 취해 있다 드디어 혼자 일하는 것의 무게를 느끼게 된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