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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수의힘 Jan 29. 2023

교과서엔 정답이 있어도, 인생엔 정답이 없다.

정해진 길을 따라가는 것이 올바른 삶일까?

  나는 학생들에게 지금까지 정답만을 가르쳤다. 나는 이 정답이라는 것이 바르고 타당하며 정의로운 것이라 생각했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생각의 중요성을 가르쳤지만, 결국엔 학생들을 내가 생각하는 정답의 범주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으며,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내가 생각하는 정답의 범주 안에 있는가를 생각하며 스스로 만족하고는 했다. 


  학교를 그만두기로 결심한 지 이제 2개월 넘어가는 시점에서, 내가 학생들에게 얼마나 잘못된 교육을 해왔는지 알게 되었다. 세상에 정답이라는 것은 없다. 내가 가르친 것은 학교에서 정한 답이었을 뿐이다. 학교를 벗어난 순간, 학교에서의 정답이라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나 스스로가 학교를 벗어나게 되니 깨닫게 되었다.


  의사, 변호사, 교사, 공무원과 같은 안정된 직업을 학생들에게 주로 추천했다. 그런 직업을 내가 좋아했기 때문이다. 학생들도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했고, 그래서 내 진로지도는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가 가르치는 20여 명의 학생들 중, 그런 직업을 선택하는 학생은 일부일 뿐이다. 내가 그 외의 직업을 잘 몰랐기 때문에, 그 외의 다른 직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방치한 것과 다름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해서, 대학에 진학하고, 회사에 취직해 안정적인 삶을 유지하는 것이 최고의 삶인 것처럼 가르쳤다. 마치 인생에 정해진 선이 있는 것처럼, 그 선을 벗어나는 순간 잘못된 삶을 사는 것이라는 인식을 학생들에게 줬을지도 모른다. 이는 내 편협한 직업에 대한 가치관 때문이다. 지금까지 직업 선택에 있어 안정성만을 고려했기 때문에, 직업 선택에 있어 다른 기준이 중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지금까지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혼자 일하다 보니 아무래도 모니터 한편에 유튜브를 켜놓고 멍하니 보는 시간이 늘어났다.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참 신통방통한 게, 내가 요즘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관련된 영상을 계속 보여줬다. 공무원에 취직하고 1년 만에 그만두고 공방을 차린 청년이나, 대기업에서 일하다 그만두고 아버지의 작은 회사 일을 도와주는 청년의 모습을 보았다. 안정된 삶이라는 가치에 매몰되지 않고,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열정을 불태우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 물론 댓글에는 그들의 선택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의견도 많았다. 나 또한 1, 2년 전에는 그들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했을지 모른다. 학교를 그만둘 결심을 하고서야 그들이 이해가 되는 것이다.


  정해진 길도, 옳은 길도 없다. 가고 싶은 길이 있을 뿐이다. 부디 내가 가르쳤던 모든 학생들이 그들이 가고 싶은 길을 가고 있기를, 그 길의 끝에서 부디 행복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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