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으니까!
많은 다독가분들만큼은 아니지만 일반인치고는 책을 많이 읽는 편이다. 1년에 100권 넘게 읽으니 적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85권을 완독하고 86권째 책을 읽고 있다.
(5월은 독서량 0권이라는 점...)
읽고 싶을 때 몰아서 책을 계속 잡고 있는 스타일이라 휘몰아친다. 갑자기 하루종일 2권 이상의 책을 읽을 때도 있다. 0권 읽는 달을 없애보고자 유튜브에 혼자서 '30분 독서 챌린지'라며 영상을 올린다. 처음에 읽고 있는 책 소개를 잠깐하고 30분 동안 말없이 독서하는 영상이다. 이걸 52일째 업로드하고 있다. 구독자는 없지만.. 나 스스로에게 하는 약속 같기도 하고 습관을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사고 싶어서 장바구니에 담아놓은 책은 수십 권이고.. 도서관에 있는 청구번호를 찾아서 적어놓은 것도 50여 권이 넘는다. 궁금한 건 어쩜 그리도 많은지 나도 가끔 놀란다.
도서관을 2주 마다 간다. 도서대출기한이 14일이라서 정기적으로 가고 있다.
이번에는 날짜를 맞추기 힘들어서 다음주에 가서 다시 2주 마다 가기로 했다.
내가 있는 곳의 도서관은 좀 멀고 높아서 몸이 불편한 나는 항상 남편과 같이 간다.
남편이 "이번에는 일주일이니까 책을 좀 덜 빌려봐."라고 말했다.
나도 "그럼 내가 빌리려고 적어놓은 거 중에 반만 빌리면 되겠다." 대답했다.
10분 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
신랑 : "왜 5권이야???"
나 : "응, 적어온거 중에 고심해서 3권을 고르고 이거 두 권은 만화라서 괜찮아~"
어이없다는 듯 나를 바라보는 신랑을 보며 "가자!" 했다.
약간의 습관처럼 도서관에 가면 보고 싶어서 적어갔던 책 주위에 꽂혀있는 다양한 제목을 구경하다가 나도 모르게 새로운 책을 집어든다. 매번 스스로도 느끼는 건데.. 절제라는 게 힘든 곳 같다. 아니. 책이 나에게 그런 존재같다. 지나치지 못하고 발길을 멈추게 되고, 제목부터 표지와 목차까지 훑어보게 되는 매력적인 존재.
다 읽지 못해도 꾸역꾸역 빌리던 시절이 있었다. 뭐가 그렇게 바쁜지 몇 권의 책도 버겁게 느껴졌다. 그런데도 꾸역꾸역 대출가능 권 수를 채웠다. 욕심이 넘쳤다.
여전히 욕심이 많다. 조금은 자제하고 있다. (나름..)
블로그, 유튜브, 오디오클립에 책 이야기를 담다보니 '읽을 수 있는만큼'이라는 말이 조금은 새겨진 것 같다.
덕분에 도서관 책은 다 읽게 되었다.
여전히 산 책은 다 못 읽고 있는게 문제지만..
독서모임을 시작하고 모르는 작가에 대해 알아가려 여러 권의 책을 욕심내서 샀다.
결국 다 못 읽었다. 여전히 책은 남아있는데 벌써 다른 작가의 책으로 다음 모임 일정이 잡혔다.
후.. 이번에는 선정도서만 읽어야지..라고 속으로 다짐한다.
신랑이 들으면 '진짜?? 여보가??'라며 코웃음 칠테니.. 속으로 다짐해본다.
책 욕심쟁이는 오늘도 읽는다. 많~이 읽지 못해도 매일 조금씩 읽어나간다.
커다란 욕심을 채우지는 못하겠지만 나의 마음을 채워나가는 중이다.
공감하고 위로받고 알아가며 마음을 채운다.
(급하게 마무리하는 나라는 사람...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