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커피는 속이 쓰립니다.

그래도 그게 나을 듯해요.

by Serene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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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어머니가 연락이 오셨다.

무언의 사주를 보신 거 같은데..

“너 지금까지 공들인 거, 무너질 수도 있어.”

내용을 취합해서 요약을 해보니까 결론은,

내가 이번 달은 의견을 제시하는 것에 있어서

주의를 해야 한다고 하셨다.


지금까지 만들어낸 결과를 논외로 다음은,

내가 말하는 족족 다른 사람의 공으로 돌아간다며

최대한 말을 아끼며, 본인을 추스르라는 말씀.


다만, 개인적으로 여태 전부 그랬던 거 같다.

지금은 정말 인정받고 만드는 결과물,

커피에 대한 상징성이 확고해지는 요즘이지만

‘관계‘라는 측면에서는 늘 나는 서툴렀던 거 같다.

여전히 내게는 ‘일’이 삶의 중심이자 모토이며,

내가 성장하는 것이 너무 중요하다.

그러다 보니 잃는 것은 돈보다도 관계였다.


스스로에 대한 문제 일 수도 있지만

다짐을 한 부분이 있다면;

행복을 추구하는 방향이 내겐 ‘인정’이며

그 매개체는 ‘커피’로 증명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놓친 일들이 많았던 거 같다.


아쉬움은 여전히 지속되고

놓친 관계에 대한 자책은 하지만,

그래도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라도 안 하면 더 나은 내일을

스스로가 기대하기 어려울 지도 모른다고,

적어도 내가 나중에 당당할 수 없을 거라고 느껴서.


그래서 매번 항상 줄곧

나는 속이 쓰리다. 뭔가 놓치는 상황에서

일은 항상 잡고 있다 보니까 더 그렇다.


누군가에겐 쓴소리를 주는 강배전 에스프레소,

누군가에겐 달콤함을 주는 베리에이션 커피,

하지만 어느 방향이든 커피를 내어주는 입장이고

나는 차라리 속이 쓰리더라도 커피를 내어주고

마시려는 마음을 다시 다잡는다.


정말로 나를 잃는 일이 두 번은 없기를,

폐업을 했던 그 과거를 다시 돌이키지 않고

무엇보다 사람에게 매달렸던 어느 순간의

나를 지키기 위해서 더욱 그렇다.


한 명의 바리스타,

한 명의 로스터.

그리고 심사위원을 떠나서

스스로가 갖춰졌을 때,

조금은 나를 인정할 수 있게끔


부러움은 잠깐이다.

스스로 삭히고 지켜낸 나 자신을 위로하고

내일은 좀 더 나을 거라고 생각하며,

위치에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게 결국은 스스로를 지키고

가치를 올리는 일이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커피를 매일 마시고

평가하며, 최선을 만드려고 볶는다.

적어도 당당해야지

평행선은 맞춰지고, 협상이 가능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