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을 잡는 일

지금 필요한 건 '단맛'

by Serene Choi

제법 긴 연휴를 맞이했다.

살면서 가장 많은 로스팅을 했고,

20kg 생두 지대를 7시간 동안 나르며.. 계량했다.

결과적으로는 지장 없는 출고를 마치며

일하면서 가장 긴 연휴를 맞이하게 되었다.


연휴가 시작된 첫날,

나와 헤드 로스터님은 다시 회사에 있었다.

아침에 만나서 미리 작업할 커피들이 있었고,

둘은 논의 후 로스팅을 진행하며 QC도 하고

우리 회사에서 운영하는 카페로 이동했다.


이 날, 새로 오신 바리스타님을 인사하면서

앞으로 보다 소통을 하기 위한 하나의 응원,

그 노력을 전달하기 위한 일을 했었다.


그렇게 일을 마치고 본가로 내려오는 길에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커피에 관련해서 '균형감'을 매번 말하고 있다.

이건 맛과 향의 조화, 맛에서 어느 부분이 튀지 않고,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는 부분을 말하는 요소다.


일상, 일에 몰두하고 살아온 나를 돌이켜보면

커피를 만드는 일에 있어서 그런 구조감을 잡지만,

반대로 삶, 살아온 삶은 그러지 못한 거 같다.


삶에 있어서 '일'을 선택했던 나.

그런 나의 지난 4년간의 선택을 후회하진 않는다.

다만, 살아가는 데 있어서 인간관계에 대해서는,

사실상 포기했던 나의 시간이기도 했었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과 스스로의 성장을 추구했다.


그러나

지내던 지역, 거리만큼

사람들과 멀어지는 느낌은 있었다.


물론 개인적인 상황이 있었으나,

말하고 싶진 않았고 언제나 그렇듯 성장하고

스스로 번듯해져야 챙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늘 따뜻하다 못해 뜨거워 마시기 힘들고,

신맛이 강하거나 쓴맛이 강했던 내 커피는

균형을 잃은 채로 한쪽으로 도드라졌던 거 같다.

아마 잡아주는 '단맛'이 부족했던 것을 이제는 안다.


나를 위해서 살아간다는 것은

나만 바라보고 사는 것은 아닌 것처럼.


근래 가장 부럽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다면

결혼을 하고, 연애를 하고, 성공한 모습보다,

긴 시간, 매년 만나는 친구들이 있는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가장 부럽다고 생각한다.


상황으로 인해서 먼 제주도에서 3년을 살았는데,

사실상 그 제주행은 도전과 동시에 도피로 갔었다.

그리고 거기서 느낀 것은 나름의 행복이 있었지만,

이직 후, 올라오고 그 시간과 거리만큼 생긴 건

나는 다소 거리감이 생겨진 사람이 된 것 같다.


올라와서 선뜻 연락하고 만나자고 하기엔

일이 많았고, 일이 우선이기도 했다.

변질되었던 '나'를 바라보는 것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느끼게 된 일이 이번 연휴에 있는 것 같다.


처음으로 길게 맞이한 연휴와 명절

바라는 것이 크다면 크겠지만,

스스로에게 생각이나 고민이 정리가 되었으면.

‘가장 밝은 달을 볼 수 있는 달이 뜨는 추석’

어두워도 밝은 이유인 달이 있어서 밝은 것처럼,

해소하지 못한 일들이 걷히면 좋을 것 같다.


설탕을 넣지 않아도 괜찮다.

산미는 어찌 보면 신맛과 단맛의 균형이며,

조금만 수정해서 다시 로스팅하면 된다.

늘 그렇듯 나는 프로파일을 수정했고,

가지고 있는 커피의 '단맛'을 만들며

커피의 구조감을 설계했었다.

그 일은 오롯이 '균형감'을 맞추기 위해서

수많은 커피를 볶고 내리고 했었던 것처럼,

일상의 균형보다 삶의 균형을 맞출 때가 된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