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시야를 넓혀주는 일
비가 주적주적 내리는 날,
새차지 않아서 좋은 날이다.
여름과는 다르게 선선하고 시원한 바람이 분다.
카페에 앉아서 들어오는 바람과 음악소리,
그리고 뒤에서 들리는 커피가 분쇄되는 소리가
이제는 가장 듣기 좋은 소음이 된 것 같다.
최근 비염에 아주 고생을 하고 있지만,
문뜩 후각이 괜찮다고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커피의 분쇄된 향에서 품질을 파악할 수 있고
어느 공간에 갔을 때, 느껴지는 향을 통해서
그 공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낸다(?)
이처럼 감각이라는 기능이 온전히 상승한 지금,
감정 또한 좀 더 상승한 기분이 드는 요즘이다.
일상을 지내며 가장 많이 마시는 음료이자,
많이 다루고 있는 커피는 나에게 삶이기도 하다.
점차 커피를 알아가면서 느끼는 것이 많아지고
내가 말을 하는 것에 무게가 생겨난 것처럼,
나의 삶에서도 점차 참고 인내하는 마음이 생겼다.
예민했던 내 모습에서 가장 지우고 싶은 일들은,
순간적인 감정에 조절이 어려웠었던 지난날이다.
분명히 넘어갈 수 있는 부분도 넘어가지 못하며,
솔직함을 무기로 분위기가 반전되기도 했었다.
지금은 속으로 넘기면서 생각이 편해졌다.
그저 넘기고 넘긴다.
물론 짚고 넘어갈 부분은 생각하지만,
그래도 애써 삼키는 편이 된 것 같다.
(단, 할말을 감추진 않고 한다!)
나의 상황만 바라보던 관점에서
지금의 공기와 습도, 환경을 먼저 바라보고
지금의 상황을 좀 더 읽어보면 애써 서운할 일도,
마음에 담아두거나 분출할 일도 없다고 생각한다.
빛을 담는 카메라 크기에 따라 담기는 것이 다르고
우리의 바라보는 시야에 따라서 보이는 것처럼,
삶에 있어서도 시야가 넓어지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었을 때 감정의 정제는 일어나고,
부정적인 마음과 나를 헤치는 생각은 상쇄된다.
커피도 그런 부분이 많이 있다.
현직에 있는 커피를 볶는 로스터이자
많은 매장에서 바리스타를 일했던 나는,
수많은 소비자분들의 피드백을 들으며 만들었다.
여전히 '산미'를 가지고 있는 커피는 어렵다.
‘산미’는 보통 신맛으로만 여겨지지만,
신맛과 단맛이 같이 혼용된 감각이기에 달다.
농도를 살짝 풀어주면 마시기 편안한 차(Tea-like)한 느낌으로, 부담감도 덜어주며 커피에서
생동감을 느낄 수도 있고 맛있게 느껴진다.
쓴맛의 커피도 만약 강하게 느껴지면,
그 부정으로 느껴지는 쓴맛을 정제하기 위해서
분쇄를 굵게하고 온도를 조금 낮춘 후 추출을 하면,
카카오 초콜릿 같은 느낌으로도 즐길 수 있다.
이처럼 어떤 상황에서 오는 부분들도
관점을 조금만 바꿔주면 우리가 느끼기에
편하게 느낄 수 있는 요소가 사실 많이 있다.
단편적으로 보는 시야에서 비친 부분들이
우리가 알고있는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과
빙산의 일각처럼, 보이지 않은 부분들에 대한
모습들을 둔 채로 바로 판단하기엔 아쉽다.
이처럼 사람도 삶도 커피도
매우 다채롭다고 나는 생각을 한다.
어렵게 찾은 이 마음의 변화가 즐거운 요즘이다.
행복은 멀지 않고, 일상의 변화도
아주 사소한 크기로도 시작한다고 하는데,
보다 마음을 편하게 만드는 것은 이런 것이 아닐까?
평가 : 판단의 기준이 지금 보인 것에 단면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구조를 보며 가능성을 보는 것!
그렇게 오늘, 삶에 시야에 들어오는 나의 하루는,
내 감각에서 내리는 비, 나무, 커피, 케이크의 향과
사람들의 소리, 음악의 소리와 작업하는 사람들의
키보드 소리 등, 많은 것들이 나의 일상을 채우는
소리이자 보이는 삶이기에 편하고 좋다고 느꼈다.
이처럼
우리가 가진 모든 감각을 일깨우는 것은
삶을 보다 넓게 보는 일이라고 나는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