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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스틸러 May 04. 2017

인연 찾는 길 제 1장

[첫걸음] 다시 사랑을 꿈꾸다.

반복된 상처가 만들어낸 굳은살이 끝내 떨어져 나간다.  

아픔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단단해지기로 결심한 안타까운 굳은살이다.

뽀송뽀송한 앳된 모습을 뒤로한 채 다소 투박한 모습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그가 낯설지만은 않게 느껴진다.

수많은 아픔으로부터 무뎌져 가야만 했고,

새로운 아픔이 찾아올까 봐 항상 두려움에 떨어야 했던 그의 모습은 참으로 나와 닮았더라.


내가 굳은살이 되어야만 했던 이유!


수차례의 반복된 이별은 나를 사랑 앞에 굳은살로 만들었다.

'불안한 사회를 탓하며 사랑할 때가 아니라' 말하고,

'나이가 들어 쉽게 사랑할 수 없다'며 둘러 댔다.

모두 구차한 변명에 불과했다.  

사랑의 실패가 무서웠기에 사랑해선 안 되는 이유를 늘어놓으며 사랑의 굳은살을 더욱 두텁게 쌓아만 왔다.

난 그렇게 사랑으로부터 매번 도망쳤고 무뎌졌다.

외롭다 울부짖으며 새롭게 다가오는 인연 앞에서 뒷걸음질 쳤고

사랑은 나의 버킷리스트 중 마지막에 위치한 체 이루지 못한 꿈으로 매년 남아 있었다.

굳은살을 떨쳐낼 용기가 나에게는 없었다.  

다가오지도 않은 이별의 그림자를 보고 두려움에 떨며 굳은살 뒤에 숨기 바빴다.

나는 사랑 앞에 비겁했고 당당하지 못했다.


다시 사랑을 꿈꾸다.


나약한 나의 모습이 부끄럽게 느껴진다.

고개를 떨구자 나의 시야에 굳은살이 떨어져 나간 자리가 들어온다.

조금은 부었지만 선홍빛 새 살이 도톰히 올라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굳은살이 떨어져 나간 자리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 자리에는 오직 새로운 출발만이 있었다.  

용기 내어 사랑의 굳은살을 때어내 본다.

아직 채 아물지 않은 상처에 또 다른 아픔이 찾아온다 하여도 더 이상 두렵지 않다.

이별의 아픔이 보이지 않을 만큼 깊이 있는 사랑을 꿈꾸며 인연을 찾는 길에 첫걸음을 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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