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얕은 나무의 일생

내면 가꾸기

by 심스틸러


살랑이는 봄바람을 타고 내려와
뿌리를 내리고 새싹을 피운다.

하루하루 사랑과 관심을 받으며
건장한 청년 나무로 성장해 간다.

어느덧 시간이 지나 성인 나무가 되어
무리를 떠나 홀로 선다.

내가 살아남아야 할 곳은
남들보다 더 화려해야 했고
남들보다 더 울창해야 했다.

보이지 않는 뿌리보다
눈에 보이는 잎사귀와 꽃을 아름답게 가꾸어야 했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찾았고
주변 나무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기 시작했다.

이번 삶은 남부럽지 않게
성공한 삶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 짜릿함은
오래가지 못했다.

작은 바람에도 수없이 흔들려야 했던 나는
결국 오래 버티지 못하고 쓰러져 버렸다.

웅장한 줄기와 가지, 화려한 잎사귀들에 비해
그들을 지탱해 줄 뿌리가 한없이 초라했던 탓이다.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
가장 중요한 것을 잊은 채 살아왔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다시 불어올 봄바람을 기다린다.
그땐 어떠한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을
깊은 뿌리를 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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