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342일차] 바람

흔들흔들

by 김연필

이 세상에 그 어떤 나무도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나무가 없다. 그 나무가 가지도 줄기도 잎도 다 잃었다면, 그 나무는 흔들려보이지 않겠지만, 그래도 그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고 있을 것이다. 자연을 거스를 수 없겠지.


사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아무리 단단하게 마음을 먹고,

사심이 끼지 않도록 기억을 재정비해도

인생을 송두리째 흔든 그 사건을 다시 만난다면,

또는 그런 사람을 다시 만난다면,

우리는 그 흐름에 흔들리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닐까?


그날의 일을 고스란히 기억나게 하는 일들이 되풀이 되는 어느 날 혹은 당황스러운 그 사람의 눈동자를 마주한 날은 하루종일 그 생각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게 된다.


상대방의 눈빛의 의미가 놀란건지 당황하고 있는 건지 알아채려다가 내 눈동자의 흔들림이 들켰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더 신경을 쓴다는 건 아직도 지난 시간의 지배를 받고 있다는 것이겠지.

평온하지 않은 상대방의 눈빛을 보며 너 역시 지배를 받고 있구나 라고 생각했다가,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서는 엄연한 오해일 수 있다고 생각하니 내 마음과 생각이 참 촌스럽다고 느껴진다.


수많은 사람들중에 가장 불편한 사이.

남보다도 못한 사이.


남보다도 못한 사이가 아니라

남이 되지 못한 사이

아니 남조차도 되지 못한 사이구나.


나의 의심이

나의 태도를

나의 망상이

나의 미래를


이리저리

흔들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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