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5월 29일 출산을 했다. 임신 내내 여기저기 아픈 곳이 많아 고생했는데 임신중독으로 응급제왕절개 수술까지 하게 되어 건강이 많이 악화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쁜 아기를 만난 축복에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다.
나는 89년생으로 올해 국가 건강검진 대상자이다. 검진 결과가 궁금했는데 ‘고혈압 전단계’라고 한다. 다행인 것은 지난번에 비만이었는데 임신 내내 고생을 하고 살이 빠져서 과체중이 되었다. (조금 웃길 수도 있는데 사실이 그렇다.) 운동 부족이라는 건 본래 알던 사실이니 놀랍지도 않다.
검진 결과에 관해 궁금한 점을 확인하고 고질병인 근육통 약을 처방받으러 건강검진받았던 내과를 방문했다. 선생님께서는 늘 그렇듯이 나를 반겨 주셨다. 혹시 고혈압 약을 복용해야 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관리를 해야 하는지 여쭤봤다. 아직 35세로 나이가 젊어서 약을 복용해야 하는 단계는 아니며 자가관리를 통해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한다. 물론 3~5kg 정도 체중을 감량하고 짠 음식을 줄여야 하는 아주 어려운 과제가 남아있지만 약 먹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하며 안심하고 있던 찰나에 의사 선생님이 던진 한마디가 내 마음을 울린다.
“아기 낳느라고 찐 살이니까 3~5kg 정도는 충분히 감량하실 수 있을 거예요.” 분명 난 아기 낳고 임신 전보다 살이 빠졌는데 아기 낳고 살이 찐 거라고 하니 뭔가 기분이 묘하다.
그래. 비만에서 과체중이 되었을 뿐 과체중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래도 예전에는 망할 외모 지상주의 때문에 게을러서 살찐 거라는 오해를 많이 받았는데 아기 낳아서 살이 찐 거라고 하니 기분이 좋다. 오해를 받아도 기분이 좋을 수 있구나. 이런 오해라면 언제든 환영이다.
내일부터 필라테스를 시작하기로 했다. 예쁜 옷을 입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명하지 않고 아기랑 남편과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인정하기 싫지만 비만은 질병이다. 그렇지만 게을러서 살찐 거라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다. 먹는 것을 좋아해서 살이 쪘을 뿐 내가 게으르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운동할 시간도 없이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며 살았다. 이제 게을러서 살찐 거라는 오해는 벗었으니 운동 열심히 하고 건강해지기만 하면 된다. 인생 별거 없다는 생각에 웃음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