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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펭귀니 Nov 17. 2024

생명력




남편은 매년 결혼기념일마다
화분을 하나씩 산다.

일 년에 하나씩 화분을 모아서
식물원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나는 차라리 그 돈으로
소고기나 한번 더 구워 먹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가끔 나보고 물 좀 주라고 부탁하면
귀찮았다.

올해로 결혼 6주년.

아기가 한창 자랄 때라
우리 둘 다 정신없었다.

6주년 기념으로 구입한 명자나무가
위급한 상황에 처했다.

남편은 더욱 정성 들여 돌보기 시작했다.

가망이 없어 보였는데
앙상한 가지에 잎이 조금씩 돋아나더니
오늘은 꽃이 피었다.

꽃이 피어날 거라는 믿음으로 살뜰히
돌보았기 때문이겠지.

살아가며 만나는 위기의 순간마다
섣불리 포기하기보다는
오늘의 명자나무를 떠올리며
희망을 잃지 말아야겠다.

명자꽃 꽃말 : 겸손, 상대방을 향한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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