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구경하기 힘든 경상도에 살 때는
눈 내리는 풍경만 보면
마음이 설레곤 했다.
매년 눈이 내리는 수도권에 사는 지금.
가만히 바라보기엔 좋지만
막상 생활할 땐 불편하고 성가시기도 한 눈을 보며
깊은 생각에 잠긴다.
제법 길었던 설명절.
아기가 태어나면서 나의 며느라기도 어느 정도 끝났다.
예전과 달리
오랜 기간 마음에 상처를 남길만한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사람들은 내 결혼 생활이 좋아 보인다는 말을 종종 한다.
듣는 입장에서 기분이야 좋지만 정말 좋기만 할까?
좋을 때도 있고 힘들 때도 있다.
그건 남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단지 모든 일은 내 마음에 달린 것이기에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노력할 뿐이다.
우리는 각자 고충을 안고 살아간다.
무조건 좋기만 한 삶도
무조건 힘들기만 한 삶도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은 다 거기서 거기다.
단지 어떤 부분을 내 마음에 오래 담아둘지는
온전히 내 선택이기에
잠시 눈 내리는 동네의 풍경을
감상하며
낭만에 빠져 보았다.
이 낭만도 언젠가 끝나겠지만
분명한 건
지금 이 순간, 눈 내리는 바깥 풍경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기에
놓치지 말자 다짐하며
내 눈 속에, 마음 안에 소중히 담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