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생활 중에 치료받으시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절한 운동도 병행해주셔야 해요. 하루 한 시간 정도의 보행테스트 시간을 드릴 테니 나가서 조금 걷다가 들어오세요. 시간은 잘 지켜주시고 나가기 전에 간호사실에 꼭 말씀하시고요.”
주치의 선생님의 처방에 따라 하루 한 시간의 보행테스트 시간이 주어졌다. 병원 주위를 맴도는 수준의 외출이지만 괜스레 설렌다.
‘오늘은 어디를 둘러볼까?’
무작정 나와서 병원 주위를 둘러보다가 대형쇼핑몰을 발견했다.
‘바로 여기야!’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층마다 돌아본다. 살짝 어지럼증이 느껴져서 엘리베이터를 찾았지만 잘 보이지 않아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SPA 브랜드의 패션매장에 들어서니 20대 시절이 떠오른다. 월급날 가끔 쇼핑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곤 했다. 일하느라 힘들었지만 통증은 모르고 살았던 세월. 나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지. 마음이 살짝 복잡했다.
‘치료 잘 받으면 그때처럼 다시 활력 있게 지낼 수 있을 거야. 힘내자.’
마음을 다잡고 기분을 전환하려고 매장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1만 원~3만 원 정도 가격대의 다양한 아이템들이 눈길을 끈다.
‘여긴 좀 위험해. 자본주의의 농간에 놀아날 순 없어.’
불필요한 소비는 삼가야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을 지켜야 하기에 얼른 다른 층으로 피신했다.
‘어머 꽃이네?’
꽃을 좋아해서 매년 꽃구경 다니는 걸 좋아하지만 내 돈 주고 나를 위한 꽃을 사 본 적은 없다. 잠시 망설이다 점원분께 다가갔다.
“제일 싼 꽃이 뭐예요?”
"흰 장미, 붉은 장미 각각 한 송이에 5000원입니다."
‘5000원으로 매일 아침 예쁜 꽃을 보며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면, 그래서 힘든 치료를 잘 이겨낼 수 있다면 괜찮은 투자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