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않는 마음
어떤 순간에도 내 삶의 태도는 내가 결정한다
"집에 가실 수 있겠어요? 아직 많이 아프잖아요."
퇴원이 결정되었지만 완치라고 보기는 어렵기에 간호팀장님의 우려가 현실이 되지는 않을까 걱정했다.
지난주 토요일에 퇴원하고 4일이 지났다.
퇴원 후 이틀 동안은 왼팔통증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진통소염제와 바르는 파스로 겨우 연명하며 아기를 안았다.
주치의 선생님께서 한 달 정도는 조심하는 게 좋다고 하셨지만 40일이나 입원했는데 계속 누워있을 수는 없다. 나에게 염치가 있다면 최선을 다해서 아기를 돌보는 것이 순리에 맞다.
어떻게든 해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주말을 보내고 이틀 전 월요일에 집 근처 한의원에 다녀왔다. 조금 나아지는 듯하다가 또다시 아팠지만 아기 안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
화요일에는 컨디션이 이전보다 나아졌다. 걱정했던 것에 비해서는 괜찮은 편이어서 많이 아픈 왼 팔에만 급히 약침을 맞았다.
오늘은 도수치료로 유명한 옆동네 의원에 방문했다. 몇 가지 움직임을 체크해 보더니 수기로 이곳저곳 만지는데 '제대로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검사 한 번 해볼게요."
어랏? 목이 돌아가네?
역시 소문대로 선생님 실력이 뛰어나다.
"XX구 도수치료 최고봉이라더니 맞네요! 지금 기분 상당히 좋으실 텐데?"
"살짝 귀 빨개졌습니다. 하하!"
역시 나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예감이 좋다.
당분간은 월요일 한의원, 수요일 도수치료, 금요일 재활운동.
이 스케줄로 살아낼 예정이다.
이틀 동안 소염진통제 없이 잘 잤다.
여기저기 관절이 삐걱거리고 특히 왼쪽어깨와 팔은 긴 입원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남아있다.
"팔 한쪽 없어도 살아야 하는데 붙어있으니 어떻게든 되겠죠."
입원기간 동안 나를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너스레를 떨곤 했다.
목이 잘 안 돌아가도, 한쪽 어깨랑 팔이 아파도, 나에게 삶이 허락되었기에 아기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살아 있는 한 내 삶을 어떻게 대할지는 내가 결정하는 것이다.
아기엄마로서 아기를 안을 수 있고 이유식을 내 손으로 먹일 수 있다. 이 당연한 일을 제대로 해내는 것도 꽤 오래 걸렸지만 결국은 해냈듯이 포기하지 않는다면 좋은 날이 오리라는 믿음으로 또 하루를 살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