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아닌 걸요
짐짓
그럴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 눈으로 날 봐도
못 본 척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가시 돋친 말도
못 들은 척
불시에 당한
존재의 외면에
얼이 반쯤 나가고서야
휘둥그레
감기지도 않는 눈에
그렁그렁
지난날이 맺힌다
소금을 뒤집어쓴
미꾸라지처럼
비명조차 없는 몸부림에
목덜미가 꺾인다
뚜껑을 꾹 누르고 있는
그 손이
낯설지가 않다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 수필 등단 작가. 공간을 다듬듯, 삶을 기록합니다. 펜 끝으로 마음이 닿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