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오는가
겨울이다. 여전히
보풀이 군데군데 일어난 내복을 꺼내입고 목이 긴 양말을 신었다
산 건지, 받은 건지 기억도 나지 않는 목도리를 둘둘 감았다
여전히 춥다. 그 무엇으로도 감싸지지 않는 시린 가슴 그대로다
나이가 들면 켜켜이 쌓인 세월이 나를 두툼하게 감싸주는 줄 알았다
해지고 닳아 군데군데 구멍이 날 만큼 허술한 세월이었나보다
바늘을 꺼내 구멍 난 양말을 깁듯 마음을 기웠다
손끝에 힘을 주어 매듭을 지었다
입을 갖다 대려다 멈칫한다
가위를 들고 서슴없이
싹둑
명줄이 끊어지듯 선명한 울음소리가 났다
두 겹의 실이 몸을 떨며 맥없이 잘려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