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울수록 초록은 깊다

견딜 수 없는 게 뭐가 있나요

by 펜 끝

잔뜩 미간을 찌푸리고

양산을 든 손아귀에 힘을 주고

척척 감기는 바짓가랑이에

짜증을 쏟아내며

뜨거운 너를 마주한다


길바닥에 아지랑이가 피어난다

물 한 줄기라도 뿌려지면

그 기세가 심상찮다

증기를 뿜어내는 밥솥처럼


뭔가에 이끌려 눈을 들었다

믿기지 않을 만큼

쨍한 초록이 눈을 파고든다

초록이 시리다


'견딜 수 없는 게 뭐가 있냐'고,

'뜨거울수록 깊어진다'고,

위로의 손을 내미는

초록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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