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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은채 Nov 13. 2023

부수입으로 월 백 버는 진짜 이야기  (2)

하루 10분 투자로 100만 원 벌기

https://brunch.co.kr/@pentacles/18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을 하기로 결정한 날부터 가까운 매장을 분석했다. 더 이상 아이스크림이 더운 열기를 식혀줄 달콤한 간식으로 보이지 않는다. 손님의 눈으로 바라보던 매장과 염탐은 달랐다. 새로운 파이프구축을 위한 일이니 신제품 아이스크림을 찾는 것보다 더 신나고 설레기까지 했다.


손님으로 방문했을 때는  새로 나온 아이스크림이 있는지. 매장바닥은 깨끗한지. 계산하기는 편한지 대충 보고 휙 나오는 게 일반적이다. 운영하기 위해서 매장을 둘러볼 경우에는 더 많은 것을 보고 기억해야 한다.


간판은 비싼 걸로 했는지. 저렴한 걸로 했는지 조명은 달았는지. 간판과 조명을 보는 이유는 간판이 매출에 영향을 끼치는지를 확인하기 위함이다. 간판가격도 천차만별이. 천갈 라 불리는 작업만 할 경우는 큰 간판이더라도 30~40만 원이면 된다.(간판을 교체하지 않고 이미지만 변경하는 작업) 결론적으로 간판은 매출에 영향을 끼치지 않더라. 손님이 굳이 무인아이스크림 매장 사진을 찍어서 SNS에 올리는 일은 극히 드물 것이다.

그렇다면 굳이 돈을 들여 화려하고 이쁜 간판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주인장 만족을 위해서 라면 당연히 할 수 있지만 매출이랑은 연관이 없더라.


매장을 들어가기 전 대략적인 월세가 어느 정도 일지 부동산어플을 통해 확인했다. 가장 확실한 건 근처 부동산 들어가서 물어보기. 지금껏 답변을 안 해주신 분들은 안 계셨던 걸로 보아 웬만하면 알려주시는 것 같다.

단, 이 근처에서 가게를 얻고 싶다는 얘기를 앞에 붙여줘야 알려주신다는 점. 지나가는 사람의 호기심 어린 질문에 부동산 중개업자들이 답변할 의무는 없으니 알려주지 않으셔도 실망하지 말자. 부동산은 많다.


유동인구가 많으면 월세는 비쌀 것이고 유동인구가 적으면 월세는 당연히 적은 편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무인아이스크림 매장은 유동인구가 적어도 상관없다는 것이다.     

  아이가 축구를 하러 가도 그 동네 무인아이스크림 매장을 염탐한다.

인천의 남부지역을 갈 일이 있었는데 1분 내외 거리에 무인아이스크림매장이 5개나 있어서 아주 놀랐다.

네이버 지도로 보니 근처 초등학교가 3곳이나 있었다. 궁금해서 서행하며 지나가는데 마침 사장님으로 추정되는 미인분이 계셔서 급히 차 세웠다.     

"안녕하세요~사장님 근데 이 동네는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이 왜 이렇게 많아요? 깜짝 놀랐어요. 저희는 서울구구콘 지역에서 오픈하려고 요새 알아보는 중이거든요~~"     


미인사장님은 그간 쌓인 게 많으셨는지 하소연 상대를 찾은 거 마냥 열심히 이야기를 해주셨다.          


"이 동네에서 내가 제일먼저했는데 여기가 손님이 바글바글했어요. 그랬더니 바로 여기 1분 거리에 누가 오픈을 했는데 거기도 잘되니까 초등학교 정문에 하나 후문에 하나 저 옆에도 따라 오픈을 하더라고. 지금은 나만 죽어나요."


"어머? 제일 먼저 하셨구나. 너무 속상하셨겠어요. 그래도 대로변이라서 여기가 눈에 가장 띄는데 타격이 크신가 봐요?"


"대로변인거랑 이거는 상관이 없어. 매장 구했어요? 안 구했으면 비싸게 대로변으로 할 필요가 없어.

쟤네는(나머지 4곳을 말씀하신 듯) 대로변이 아니라서 월세가 우리보다 훨씬 싸니까 60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500원에 싸게 팔아버리잖아"


"아이고. 그럼 서로 살 깎아 먹는 거잖아요.. 월세가 여긴 어느 정도 길라요?"


"이 코딱지만 한 게 200만 원이나 해요"


 100 ~ 150만 원을 예상하고 물어봤기에 놀랐다.


"그럼 정말 남는 것도 없으실 것 같아요."


"내가 첫 달에 여기를 2500을 찍었어"


정말 화들짝 놀라 큰소리가 나왔다.


"네? 2500만 원이요?? 아이스크림을 그렇게 많이 사 먹는다고요?


길 건너 아파트 단지를 가리키시면서


"저 아파트에 상가가 한 건물 밖에 없는데 세탁소 부동산. 편의점이 전부라서 저기 사람들도 다 여기로 왔지. 그때가 재미있었지. 그래서 여기는 이번달까지 밖에 안 해요."


"아 정말요? 나머지 네 곳 사장님들이 좋아하겠네요. "


놀람의 연속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저기 아파트 상가 1층에 편의점을 내가 권리금 2000 만원 주고 다음 달부터 운영하기로 해서 편의점 앞에 냉동고 2대 두고 무인아이스크림 금액으로 팔 거야. 저 아파트사람들은 이제 좋지 뭐 여기까지 안건너와도 되고.


"그러게요. 우와. 편의점도 권리금을 주고 들어가는구나. 처음 알았어요."


신랑은 아이와 대화를 하는 것처럼 있었지만 당연히 다 듣고 있었고 내가 놓친 질문을 한다.


"사장님 2500 만원을 찍으면  아이스크림은 마진율 30%라고 들었는데 순수익 얼마나 나오셨어요? 이건 본업이세요?"


"우리 아저씨가 일하~ 애가 둘이라 학원비 좀 벌어보려고 한 건데 처음에는 나도 깜짝 놀랐어요~근데 이게 쏠쏠하더라고요~ 우리 친언니들도 나 보고 이거 하나씩 해요~ 첫 달에는 순수익으로 500이 넘게 들어와서 너무 좋았지 요새는 50만 원으로 10배나 줄었어요"

         

유익한 정보를 얻었고 최악의 상황이어도 50 만원의 순수익이 생긴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미인사장님과 30분간의 대화를 더 이어갔다. 우리가 언제 가는 오픈 할 확신이 보이셨는지 반값에 넘기신다며 무인매장에서 사용하는 100 만원 상당의 선반을 60만 원에 주셨다. 강매 수준이긴 했으나 30분간 질문세례를 받으시고도 선의(?)를 베푸셨으니 거절할 수 없었다. 당근거래가 이뤄졌다.

이거 사! = 당근이지!처럼.

무인아이스크림 매장을 꼭 오픈해야 하는 이유가 늘었다. 트렁크가 무거웠다.               


미인사장님 매장은 버스정류장이 앞에 있 코너에 위치해 있다. 매장을 끼고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닌다. 사장님 표현을 빌려서 쟤네들(나중에 생긴 4 곳)이 없을 때  매출 2500만 원을 찍은 것도 이해가 되고 월세를 200만 원으로 측정한 건물주도 이해가 된다.


미인사장님 매장을 통해 배울 수 있었던 것은 무인아이스크림매장 특성상 우선시되어야 하는 것은 유동인구가 아니라 순수익을 조절하는 낮은 임대료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공식품이 아닌 납품받은 물건을 그대로 판매하는 아이스크림의 마진율은 거의 30%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450원에 납품받아서 600원에 팔고 150원을 번다는 것이다.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녹아도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판매할 수 있는 특별한 노하우가 있다면 모를까.

우리처럼 본업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는 

낮은 임대료가 승부수다.          


높은 임대료임에도 좋은 상권이 있는데...(다음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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