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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은채 Nov 17. 2023

부수입으로 월 백 버는 진짜 이야기(3)

하루 10분 투자로 100만 원 벌기


원룸과 오피스텔이 모여있고 그 옆에는 먹거리식당이 줄을 지어 있다. 낮에는 한산하고 저녁시간부터 밤늦게까지 젊은이들이 한껏 신나서 삼삼오오 모여있다. 편의점이 30초 간격으로 두 개 위치해 있으며 그 사이 8평 정도로 보이는 무인아이스크림 매장을 들어가 보았다. 평일 오후 8시경 5분간 지켜보니 젊은이들이 술을 마신 후 입가심인지 후식인지는 모르겠으나 아이스크림을 사 먹는다. 근처 원룸이 많아 편한 복장에 슬리퍼를 싣고  6~7개씩 사서 들어가는 손님도 꽤 많았다.  쓰레기통을 보니 계산 즉시 아이스크림을 뜯어서 입에 물고 나간 사람도 많은지 뜯겨나간 아이스크림봉지가 높이 차있다. 바닥이 깨끗한 걸 보면 주인장이 청소를 하고 하루이틀 전에 비웠을 것으로 추정되고 하루 만에 쌓인 쓰레기임을 짐작할 수 있다. 


궁금한 건 못 참는 신랑은 전화를 해보자고 한다. 전화담당 은 거의 나의 몫이다. 이런 전화는 여자가 걸어야 상대방이 남자든 여자든 친절한 답변이 올 확률이 높다. 키오스크에는 거스름돈이 나오지 않을 경우 전화하라는 안내와 번호가 적혀있다. 전화를 걸었다.          


"안녕하세요. 비비빅역 뒤에 있는 무인아이스크림 매장에서 번호 보고 전화드렸어요. 사실 손님으로만 오다가

저도 이 무인아이스크림매장을 운영하고 싶어서요. 이 매장은 혹시 체인점으로 운영하시는 거예요?"


젊은 남자분의 목소리. 경계하는듯한 느낌이었다. 그럴만하다. 


"체인점 아니에요~"


"아~그럼 직접 세팅하신 거예요? 혹시 거래처 아이스크림 사장님들께 제 번호 알려주시고 전화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저는 이 근처는 아니고 돼지바 역 쪽에서 하려고 하거든요."


구체적으로 입장을 밝히고 최대한 착한척을해서 그런지 경계를 풀고 전화를 끊지 않으셨다.


"저는 회사원인데 여기랑 메로나 2동 이랑 두 개 하고 있어요. 퇴근하고 두 군데 들러서 청소하고 집에 가기 힘들어서 안 그래도 메로나 2동은 넘기려고 하는데. 메로나주민센터 앞에 어딘지 아세요? "     


"아니요? 지금 가볼게요."     


실행력이 상당히 좋은 신랑. 닮아가는 듯한 나. 자주 이끌려 다녀서 익숙한 아들.  바로 네이버지도앱을 열고 도보 내비게이션을 보며 이동했다.     


비비빅역에 있는 매장보다 아주 조용하고 한적했다. 지나가는 사람이 하나도 없고 산책로와 연결된 길이었으니 낮에는 몰라도 밤에는 상당히 조용한 곳이었다. 주민센터 앞에 주차장이 있어 휑~한 기분마저 들었다. 나 같아도 여기로는 으스스한 기운에 아이스크림을 사러 오지는 않을 것 같았다.     

비비빅사장님께 다시 전화를 걸었다.     


"지금 메로나 2동 와있어요. 여긴 동네가 조용한 편이네요"     


"제가 홍보를 안 해서 솔직히 거긴 매출이 얼마 안 나오는데 홍보하면 잘 나올 거예요. 제가 결혼도 안 했고 혼자라서 회사 다니며 두 군데 관리하기 힘들어서 그렇지 거기 괜찮아요. 일단 월세가 50만 원이라 부담이 없잖아요. 거기 하시면 좋을 것 같은데"     


전세가 역전되었다. 젊은 남자 사장님은 목소리가 한껏 힘이 들어갔으며 다급함마저 들었다. 조용해도 너무 조용한 메로나매장이 골칫덩어리임을 느낄 수 있었다.     


"무인매장에 홍보는 어떤 걸 말씀하시는 거예요?"     


"그 근처 초등학교에 전단지 돌리고 애들한테 100원 할인쿠폰 같은 거 주는 것도 있고 방법이야 많죠"     


"아~~ 그렇구나~~ 저희도 본업이 있어서 그렇게는 힘들 것 같아요~~ 아쉽네요~~ 그런데 비비빅매장처럼 유동인구 많은 곳은  매출이 어느 정도 나와요? 아까 보니까 그쪽1층 상가는 월세가 다 150 이던데~"     


"비비빅매장은 많이 찍으면 1500도 찍어서 월세 내도 300은 갖고 와요"     


"우와~"     


나도 모르게 우와라고 크게 말해버렸다. 거래처 납품사장님들 에게 내 번호를 알려주신다며 전화는 마무리되었다.신랑과 나는 아이 손 을 잡고 어느때보다 기분좋은 끝말잇기를 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비비빅 매장 남자사장님과의 대화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원룸과식당가 에 둘러쌓인 무인아이스크림매장은 월세가 비싸도 매출이 잘 나올 확률이 높다는 점과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월세가 아무리 낮다고 해도 입지분석이 잘못되면 골칫덩어리가 된다는 것이다.               

특히나 아이스크림은 구매 후 바로 먹거나 귀갓길 한 봉 지 사서 10분 이내에 냉동고에 넣을 수 있어야 한다. 산책로 앞은 최악의 자리인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저녁식사 후 아이스크림을 많이 먹기에 낮시간의 유동인구는 매출에 크게 연관이 없어 보인다. 저녁시간대 유동인구가 중요하다는 결론이 났다. 젊은 남자사장님 말 처럼 홍보 전단지 를 돌린다 하더라도 아이들이 먹을 수 있는 양은 아이스크림 1개 다. 매일 그 앞에 있는 초등학교 아이들 100명이 50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사 먹는다 한들 하루 매출 5만 원이 추가될 뿐이다. 무인아이스크림매장의 타깃은 아이들을 겨냥할 것이 아니라 어른들을 겨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회사를 다니면서도 운영을 할 수 있다는것에 대한 확신이 들었다. 

이제 우리매장을 찾을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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