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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펜바스 컬처뉴스 Jul 27. 2017

기술보다 미소가 중요한 직업,
네일 아티스트의 삶

Life Stories - 펜바스 컬처뉴스

(이 글은 펜바스 컬처뉴스 '데일리 라이프' 취재를 통해 작성된 실제 이야기입니다)


뷰티케어 관련 학과를 졸업하고 어언 5년 차! 드디어 내 가게를 차리게 되었다. 고등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짧다면 짧은, 길다면 긴 내 인생길에 대해 풀어놓아보고자 한다. 사실 고등학교 때만 해도 네일 아티스트라는 지금의 직업이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그도 그럴 것이 네일숍을 직접 해보니 주로 찾는 손님들의 연령대가 생각보다 높다. 97%의 여성과 3%의 남성 손님, 그리고 나잇대 대부분 30대 초반부터. 고등학생이었던 내가 알 수 없는 세상이었다.


고등학생 때는 그림을 좋아했었다. 노트에 필기하는 것보다 연습장에 그려대는 그림이 더 많았다. 타고난 재능이라고 해야 하는 것일까? 그림, 만화를 그려오다가 상당한 수준까진 그려왔던 것 같다. 물론 지금도 취미 삼아 그리는 그림은 멈추지 않는다. 멈추면 내 행복이 멈추는 것 같아서다.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직업은 많다. 하지만 돈이 되는 직업은 많지 않다. 예술은 배고픈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누누이 말한다. 장래에 대한 고민을 정말 많이 했던 것 같다. 특히 나처럼 그림이 재능인 사람들은 주변의 조언도 많지 않다. 그게 현실이었다.


그러던 중 TV에서 연예인들이 좋은 것을 먹고 좋은 관리는 받는 내용이 나왔는데 그중 뷰티케어에 대한 항목이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미뤄두었던 꿈이 다시 움직였고, 갑작스럽지만 대학에 가고 싶어 졌다. 부모님께 이야기를 하니 흔쾌히 찬성해주셨다. 난 반대할 줄 알았는데...


그렇게 2년의 수련기간 동안 많은 뷰티케어 과목을 이수하였다. 에스테틱, 바디케어, 헤어, 네일 등 수십 가지가 있었다. 하지만 내가 가진 재능과 개인적인 선호는 나를 네일숍에 취직하게 만들었다.


성실히 일했다. 재미가 있었기에 성실히 일할 수 있었다고 해야 좀 더 맞는 표현이려나? 그림에 대한 재능, 그리고 섬세함. 여러 가지의 화풍을 넘나들며 여러 배경에 그려오던 내 재능은 다양한 형태의 네일에 여러 가지의 화풍을 담아내는 어엿한 네일 아티스트가 되고 있었다. 물론 사회에서 본 실제의 수입은 내가 알고 있던 것과 약간 달랐다. 어쩌면 그런 괴리가 창업에 대한 욕구를 부채질했는지도 모르겠다.


5년이라는 기간은 생각보다 금방 흘렀고 많은 것을 배웠다. 기술만으로 되는 부분이 아니었다는 것, 나는 사람을 대하는 부분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10년 전의 나는 말 수가 적고 소심한 사람이었는데 어느샌가 모든 이 앞에서 환하게 웃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상담사 같은 사람이 되어있었다. 재능이 5 성격이 5, 이 직업은 그런 직업이었다.


직원으로 있을 때보다 창업하고 나니 수입도 늘었고 보이는 부분도 더 많다. 아이디어도 더 많이 솟아오르고 책임감도 놀랄 만큼 무거워졌다. 아직 학교에 다니고 있는 후배라는 아이들이 가끔 찾아온다. 현장실습이라는 명목으로 찾아오는 것인데,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편이다. 네일아트샵에 찾아오는 손님들은 저마다 사연이 많다. 어쩌면 이야기가 하고 싶어서 오는 분들도 있을 정도다.


네일 아티스트는 손톱에 비친 손님의 마음을 읽는 직업인 것 같다. 나는 지금의 내 일이 너무 좋고 더 좋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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