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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뿐인숲 Apr 05. 2018

그냥 옆에 있다면 된 거야

<커피가 있는 영화 속 풍경> 좋지 아니 한가


지금은 유명 배우가 된 연기자들의 예전 모습을 꽤 많이 확인할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한 <좋지 아니 한가>는 가족이라는 관계의 소중함을 작위적이지 않은 소재로 보여주는 영화다. 하지만 그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어서가 아니라, 묶여 있으면서도 사실은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개인들이 소통해야 하며, 있는 그대로 보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터넷 강의를 따라해 보지만 아이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중년의 영어교사 아빠 창수, 자신이 전생에 왕이었다고 믿는 아들 용태, 공부엔 도통 관심이 없는 딸 용선, 무협작가로 무위도식하는 이모 은경, 그리고 아끼고 절약하는 일 외의 삶을 갖지 못한 엄마 희경, 이 다섯 식구의 일상은 ‘찌질함’에 가깝다.    


학생들에게 그저 ‘꼰대’로 비칠 뿐인 창수는 원조교제 사건에 뜻하지 않게 휘말려 학교와 가정에서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한다. 자신의 선의와 상관없이 주변의 시선은 사실보다는 현상에 더 쏠려있고, 아무리 힘들어도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유지하기 위해 출근해야 하는 그에게 가족도 쉼터가 되지는 못한다.

   

희경에는 가정용 인스턴트커피마저 사치다. 밥 먹고 커피를 마신다는 동생이 기가 찰뿐이다. 버스정류장에서 판촉행사를 하는 남자가 건네는 원두커피가루는 단지 공짜이기 때문에, 그리고 마시기보다 공기청정을 위해 챙길 뿐이다. 성생활에는 이제 아무 보탬이 되지 않는 남편, 씨가 다른 아들, 취소(cancel)를 암(cancer)으로 잘못 알려주는 딸처럼 그저 존재에 의의가 있는 물건과 동일어이다.    



그러던 그녀에게 사랑이 찾아오고 짝사랑은 커피의 존재를 새롭게 바라보게 만든다. 노래방 주인 총각이 건넨 프랜차이즈 원두커피는 설렘을 던져주고 커피를 내려 마시기 위해 고장난 밥통보다 커피메이커 구매를 먼저 시도한다. 커피메이커를 손에 넣지는 못하지만 그 향기를 느끼고 싶어 쌀 조리 위에 화장용 티슈를 얹고 뜨거운 물을 부어내리는 ‘티슈 드립’을 고안해내고, 자산에게는 없었던 새로운 사랑을 느끼고자 한다.    


첫모금은 입 안의 잔여물을 없애주죠.
두 번째 모금으로 입 안에 향을 퍼지게 한 다음
세 번째 모금은 코로 향기를 함께 마셔요.
그러면 커피 향기가 내 몸에 들어와서
열정이 되죠.


하지만 결국 그 남자와 함께 떠난 여행이 사실은 커피자판기 다단계 판매합숙소였으며 짝사랑은 그저 환상으로 끝나버린다. 커피는 그가 짊어져야할 삶의 또 다른 무게로 변질되어 버리고 만다.     


희경의 가족은 저마다 한 가지씩 떠안은 고통들이 있다. 하지만 그 고통들을 통해 있는 듯 없는 듯 존재했던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의 의미를 다시 알아가게 된다. 그럴 수도 있다고 고개 끄덕여 주는 것, 지구가 혼자 우주에 떠있지 않듯 부대끼며 가슴 아프게 살아가는 것이 혼자가 아니라는 말을 슬며시 꺼내놓는다. 그리고 서로를 너무 세게 당기지도, 손을 놓아버리지도 않아야 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다.     



모두 알 수는 없어도 함께 ‘공전’하고 있다는 사실에 고마움을 느낄 때 삶은 또 다음 기쁨을 선사하지 않을까? 세련된 핸드드립이 아니라 ‘티슈 드립’일지라도 누구와 함께 마시느냐로 충분히 좋지 아니한가?    


영화 속 희경은 쌀 조리를 드리퍼로, 티슈를 필터로 이용하는데요. 아무래도 커피를 제대로 추출하기에는 부족함이 많겠지만 꽤 낭만적인 장면으로 보아줄 수도 있을듯합니다.    


브루잉을 하기 위해서는 추출된 커피와 원두가루를 걸러줄 필터가 필요합니다. 기존에는 종이필터뿐이었지만 커피 추출도구가 발전하는 만큼 필터도 스테인리스, 면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종이 필터 : 사용 후 그대로 버리면 되기 때문에 다루기 쉽고 저렴하여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필터입니다. 멜리타, 칼리타, 하리오, 고노, 케멕스, 클레버, 에어로프레스 등 추출도구의 형태에 따라 모양이 다양하게 있습니다. 표백여부에 따라 황색과 백색으로 나눠집니다.    


황색필터는 표백을 하지 않은 천연펄프 그대로의 상태로 친환경적이라는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잘못 보관했을 경우 눅눅해지고 종이냄새가 많이 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백색필터는 천연펄프를 표백한 제품으로 예전에는 화학약품을 이용하여 표백을 했기 때문에 좋지 않았지만 현재는 모두 산소표백으로 만들어집니다. 산소표백이란 산소 외에 염소가스도 발생하여 해로운 가스를 생성할 수 있는 염소표백과는 달리 과산화나트륨이 물을 만나 과산화수소로 바뀌며 많은 산소를 발생시키는 방법입니다.    


순면필터 : 천으로 만들어진 필터라 하면 융 필터가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커피의 오일성분을 흡수하는 종이필터와는 달리 오일까지 추출해 주기 때문에 바디감 좋은 커피를 맛볼 수 있습니다. 융필터는 융 그 자체로만 사용이 가능하고 다른 도구에는 사용할 수 없어 일반 드리퍼에서도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다양한 모양의 순면 필터가 제작되었습니다. 오가닉코튼(합성화합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미생물 등 자연재료를 사용하여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면)으로 만들어진 이 필터는 칼리타, 하리오, 케맥스 등에 맞는 디자인이 있습니다. 커피의 오일성분을 추출해 낼 수 있어 풍부한 바디감을 만들 수 있고 종이필터처럼 일회용이 아니기 때문에 사용 후 깨끗하게 세척하여 재사용할 수 있습니다.   

 

스테인리스 필터 : 눅눅한 종이향이 느껴질 수 있는 종이 필터와 커피 물이 들고 세척과 보관이 불편한 면 필터에 비해 커피 맛이 풍부하고 깔끔하며 세척과 보관이 편하고 청결합니다. 드리퍼 형태로 만들어져 접었다 폈다 하지 않고 그대로 올려놓고 사용하면 됩니다. 에어로프레스용으로도 제작되었으며, 항상 버리고 다시 구매해야했던 기본 필터들과는 달리 반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플라텍스 필터 : 면 필터보다 세척과 보관이 쉽고, 미분 없는 깔끔한 맛과 풍부한 바디감 추출이 가능합니다. 커피물이 들지도 않기 때문에 보다 더 깔끔합니다. 최초 사용에 접어둔 필터 그대로 유지되어 자주 사용하는 경우 편리성까지 느낄 수 있습니다. 편리하지만 추출속도가 빠를 수 있는 스테인리스 필터보다 더 촘촘한 망으로 천천히 추출됩니다. 사용하는 추출도구의 모양과 크기에 따라 맞춰 사용할 수 있도록 4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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