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뿐인숲 Apr 22. 2018

지켜보는 곳? 마음이 충돌하는 공간!

카페(cafe, 2011)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 스타벅스 지점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시끌시끌하다. 흑인 2명이 커피를 사지 않고 카페 내부에서 머물렀다는 이유로 매니저의 신고를 받은 경찰에 체포된 사건이다.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인 스타벅스는 미국 전역의 8,000개에 이르는 업소를 하루 동안 쉬고 피고용자 17만5,000명에게 인종 편견 방지 교육을 실시하는 날로 삼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문을 닫는 날은 5월 29일로 지정됐다. 


     흔히 커피와 카페를 문화예술이 꿈틀대는 장소이자 저항과 혁명이 논의되는 자리였다고 이야기하지만 현대 자본주의는 이런 공간마저 차별과 소비의 자리로 바꿔놓은 것 같아 씁쓸하다.


 

    오늘의 이야기는 그 필라델피아에서 시작한다. 필라델피아의 작은 카페. 사장의 얼굴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바리스타 클레어와 토드는 매일 오후면 서로의 안부를 교환하며 교대를 한다. 닭 울음소리를 내는 출입문이 열리면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커피 향 가득한 공간을 메운다. 마약밀매상, 취업준비생, 정체를 알 수 없는 작가, 컴퓨터 괴짜, 이루어질 수 없지만 썸(?)을 타는 커플 등 도무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의 서로 다른 이야기로 하루가 이어진다.


     늘 아메리카노를 마시던 경관 브라이언은 지난밤의 스트레스로 오늘은 에스프레소 더블샷을 주문한다. 마약 판매상 글렌에게 빚을 진 토미는 점점 피폐해져가고 이를 안타깝게 지켜보는 클레어. 하지만 그녀는 정작 자신의 동거남에게 폭행을 당하면서도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녀에게 호감을 갖고 있지만 말하지 못하는 동료 토드. 클레어가 적극적으로 마주보기도 하지만 토드는 자신의 속내를 나타내지 못한다.


     클레어에게 모욕을 당한 글렌은 토미를 시켜 그녀를 살해하게 하지만 결국 총격전 끝에 자신도 사망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을 희생하기로 마음먹은 평법한 청년 크레이그에 의해 현실은 다시 해피엔딩으로 흘러가게 된다.(반전이 있다) 영화는 1주일이라는 시간을 재구성하는 형식을 통해 ‘지켜보는 자’의 관점으로 세상을 관찰한다. 그리고 카페는 관찰을 제공하는 공간이자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현실의 은유다.


     먼저 메모하는 남자, 미스터 그린. 카페의 주인이다. 모든 것을 간섭하고 개입해야 하는 위치이지만 사장보다는 작가의 위치에 더 충실한 그는 다만 지켜볼 뿐이다. 선과 악이 충돌하고 설렘과 권태가 뒹구는 공간을 단지 기록하기만 한다.    



뭔가 추출되고 있다. 진하고 까만 웨스트 필라델피아 향이 이곳에 모여든 다양한 문화와 함께 어우러진다. 달콤 쌉싸름한 하우스 블렌드. 빈민층과 상류층을 아우르는 히피의 멋과 아이비리그의 맛이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면 피가 솟구치고 눈이 떠지면서 두 번째 잔을 갈구하게 된다.    


     어린 여자아이의 모습으로 세상을 만들었다는 프로그래머도 지켜보는 자다. 자신이 만들었지만 개입할 수는 없다고 말하는 이 설계자는 관계를 힘겨워하는 카페 지킴이 클레어가 안타깝지만 자신이 직접 무언가 메시지를 던져주지는 않는다. 순수한 크레이그에게 나타나 이 세상은 모두 가짜고 우리는 아바타라는 진실(?)을 대신 들려주도록 할 뿐이다.    


너무 걱정말아요. 우린 아바타니까. 생각만큼 심각하고 중요한 일은 없다는 말이에요. 우린 존재하지 않고 전부 환상이니까.    


세상은 그저 지켜보기만 해야 하는 공간일까. 영화는 ‘선한 의도’만 있다면 되돌릴 필요없이 엉킨 실타래가 풀리듯 현실이 달라질 수 있다는 낙관적인 인식을 보여준다. 토드와의 연결을 유지한 그린은 사장이라는 자신의 존재를 들켜버리지만 침묵을 깨고 오지 않는 남자를 기다리던 여자에게 사심없는 말을 건네며 따뜻한 관계를 만들기도 한다.    


카페는 언제든 사람들로 넘쳐날 것이고 또 누군가는 지켜보는 자리에 있게 될 것이다. 한쪽 구석에서 음모를 꾸미는 사람, 지나가며 화장실만 이용하는 사람, 지난 시간이 고통을 잊으려는 사람, 그리고 “세상의 규칙을 깰 수 있”는 선한 사람 모두가 한 공간에 있다. 카페는 곧 세상이다.     


당신이 있는 그 카페는 어떠한가요?    

  


아메리카노? 에스프레소? 디스트레토?    


에스프레소(Espresso)는 일반적으로 곱게 분쇄된 원두를 가압 추출 방식으로 만들어낸 음료를 말합니다. 에스프레소는 적당한 단맛과 신맛으로 맛의 밸런스가 좋고, 바디감도 좋은 커피이지만 모든 사람이 거부감없이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희석하거나 우유를 곁들어 다양한 음료로 변형돼 즐기고 있습니다.    


에스프레소는 브루잉 또는 콜드브루와 비교하였을 때 매우 가는 상태의 분쇄도를 사용하는데, 입자가 작을수록 물과 만나는 표면적이 많아져 굉장히 많은 고형성분들을 뽑아낼 수 있습니다. 뽑아진 고형성분들은 커피의 농도와 추출수율에도 영향을 끼치고 그에 따라 향미도 달라지는데 단순히 분쇄도만이 아닌 물의 온도, 원두 사용량, 압력의 정도 등에 따라서 영향을 받습니다.    


추출 방식이 동일하더라도 추출 조건에 따라 리스트레토(Ristretto), 에스프레소(Espresso), 룽고(Lungo)로 구분을 합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에스프레소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한 때 리스트레토 추출이 바리스타들에게 유행되기도 했죠.     


리스트레토는 ‘농축된’, ‘짧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에스프레소에 비해 추출량이 적고 가압 추출 방식으로 내린 커피 중에 가장 진하고, 걸쭉하고 풍부한 향미를 느낄 수 있지만 자극적이라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에스프레소와 같은 양의 커피가루를 더 짧은 시간동안 작은 양의 물로 추출한 것을 말합니다.    


‘길게 내리다’라는 의미를 가진 룽고는 에스프레소에 비해 추출량이 많습니다. 리스트레토와는 반대편에 있는 음료라 할 수 있죠. 걸쭉하고 풍부한 향미를 가지고 있는 리스트레토와는 달리 룽고는 단맛이 적고, 걸쭉함도 덜하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은은한 향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에스프레소의 분쇄도를 기준으로 리스트레토는 보다 곱게, 룽고는 보다 굵게 조절합니다. 추출량은 대략 리스트레토는 0.75oz, 에스프레소는 1oz, 룽고는 1.5oz정도이다. 정해진 것은 아닙니다. 추출량이 다른 만큼 농도에서도 차이를 보이는데 리스트레토가 가장 농도가 진하고 룽고는 가장 연하죠.   

 

카페 메뉴판에서 위의 세가지 음료가 아닌 도피오(Doppio)라는 메뉴를 발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도피오는 영어로 ‘더블(Double)’과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쉽게 예를 들면 1oz의 에스프레소에 1oz의 샷을 추가를 하면 도피오가 됩니다.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는 에스프레소를 숏 블랙(Short Black)이라고도 부르는데 물에 커피를 타서 마시는 롱 블랙(Long Black)에 사용되어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최초의 상업용 에스프레소 기계는 1901년에 이탈리아인 루이지 베제라(Luigi Bezzera)가 발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와 유사한 에스프레소 기계는 1904년 페르난도 일리(Fernando Illy)가 발명했습니다. 1935년 프란체스코 일리(Francesco Illy)는 끓는 점까지 올라간 높은 온도의 물이 쓴맛을 강하게 추출하게 만들어 커피의 향미를 해칠 우려가 있음을 발견하고 물의 온도를 낮추고 증기압 대신 압축공기를 이용해 추출하는 방식을 개발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그냥 옆에 있다면 된 거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