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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뿐인숲 Jun 07. 2018

롤러코스터

두번째 이야기

여름에 들면서 자주 롤러코스터를 탄다.

중력의 법칙은 몸에만 적용되지 않고

마음에도 똑같은 하중을 요구한다. 


중요한 약속을 30분 앞두고 전화벨이 울렸다.

다급한 인쇄소 담당자의 목소리.

표지와 본문의 판형이(크기가) 많지 않다니.

기계가 요술을 부렸나.

어제는 일 년을 준비한 작업이 순식간에 무기한 보류를 통보하더니

오늘은 인쇄사고라.

어떻게든 수습해보려고 허둥대다 

표지만 조정하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다.

약속시간은 다가오고 

가방을 들고 출발하려다 혹시나 싶어 책상에 다시 앉았다.

원본의 설정도 그대로고, 출력물도 그대로. 

아무 이상이 없다. 귀신이 곡할 노릇 아닌가.

다시 전화를 돌려 재확인을 요청했다.

터덜터덜 약속장소로 달려가는데 벨소리가 요동친다.

원본 데이터를 변경하는 담당자의 숫자 입력 실수란다.

다리에 힘이 풀린다.

납품 기일이 며칠 미뤄졌지만 돈도 품질도 손상 없이

일주일 후면 책은 나올 것이다.

대박날 일은 없는데 

심장 쫄깃한 일들만 벌어지는 나날.    


아이들이 아무리 졸라도 

놀이공원에는 가지 않을 것 같다.

하긴 바이킹 멀리한 지 십년은 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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