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나의 머리는 진짜 머리일까?

알렉산더 테크닉 첫 번째 수업 - 프라이머리 컨트롤

by Sentimental Vagabond


기다리던 알렉산더 테크닉 첫 번째 수업시간이다. 첫 한 시간은 내 몸의 해부학적 구조를 살펴보는 바디 맵핑 시간이고 나머지 한 시간은 생활 속의 움직임을 실전으로 살펴보는 시간이다. 수업에는 나이가 꽤 있으신 분들이 많아 보였다. 나 혼자만 화려한 요가복을 입고 온 것이 살짝 부끄러워졌다.


첫 번째 바디 맵핑 주제는 ‘머리’였다. 수업을 시작하며 선생님은 자기 손바닥을 보며 네 번째 손가락의 세 번째 마디를 짚어 보라고 하셨다.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은 반지를 끼면 걸리는 손의 부위를 세 번째 손가락 마디로 짚었다. 그러고 나서 선생님은 이제 손바닥이 아닌 손등을 바라보며 세 번째 마디를 짚어 보라고 하셨다. 얼핏 보기에는 반지가 끼워진 곳이 세 번째 마디일 것 같지만 손가락을 굽혀보면 내가 반지가 끼워진 곳이 아닌 손가락을 움직일 때 툭 튀어나오는 관절이 세 번째 마디란 것을 쉽게 알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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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몸의 손가락 마디가 어디인지 조차도 모르고 살고 있다


어리둥절해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여정이 '바디 맵핑'이라고 했다. 내가 인지하고 있는 나의 몸과 실제 나의 몸이 다른 경우가 많으며, 바디 맵핑을 통해 새롭게 바른 몸을 인지하고 편안하게 내 몸을 더 잘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본격적인 머리 탐색이 이어졌다. 선생님의 또 다른 질문이 이어졌다. 사람들은 보통 머리의 끝이 정수리라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럼 정수리, 즉 머리의 반대편 끝은 어디일지 손으로 짚어 보라 하셨다.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웅성거리며 이내 각자 머리의 정수리 반대편 끝을 짚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답은 제각각이었다. 턱끝을 짚은 사람도 있었고, 나처럼 목 끝을 짚는 사람도 있었다.



그럼 진짜 머리의 끝은 어디일까? 머리를 Yes 하며 아래위로 끄덕끄덕 움직여보고, No 하며 좌우로 움직여도 보고, Maybe 하며 좌우로 갸우뚱하며 움직여보자.


그럼 실제로 목이나 턱끝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머리의 뒤편, 실제는 머리를 지탱하는 경추 1번 위에서 0.5m 정도의 미끄러지는 움직임, 경추 1,2번의 회전 움직임, 경추 전체의 구부러지는 움직임이 각각 일어나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그럼 머리의 앞면의 끝은 어디일까? 뒤통수가 폭꺼지는, 즉 머리가 끝나는 지점 경추 1번 위쪽에 양쪽 손가락 두 개를 시작하여 얼굴 앞면 쪽으로 그대로 움직여와 보며 나의 인중 끝과 만나게 된다. 그럼 머리의 한쪽 끝이 정수리이고 반대편 끝은 어디인가라는 질문의 답은 뒤통수의 절벽이 떨어지는 곳과 내 코인중이 내 머리의 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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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내 머리를 새롭게 인지하고 다시 움직여보라고 하셨다. 턱끝이 머리라고 생각을 했을 때 내가 느끼는 무게감과 움직임, 그리고 코끝이 내 머리라고 생각했을 때의 무게감과 움직임. 신기하게도 내 머리에 대한 인지가 달라졌을 때 느끼는 감각이 즉각적으로 다른 것이 느껴졌다. 머리를 받치고 있는 목의 무게가 절반 이상 가벼워진 느낌이라고 할까? 신기한 경험이었다. 내가 가지고 있던 잘못된 생각, 인지를 바꿈으로써 이렇게 즉각적인 변화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 머리에 대한 바디 맵핑을 마무리하고 생활 속의 알렉산더 테크닉 움직임 수업을 시작했다.


알렉산더 테크닉에는 7대 원리가 있다.


1. 중추조절(Primary Control)

2. 디렉션(Direction)

3. 자제심(Inhibition)

4. 목적의식(End-gaining)

5. 진행과정(Means-whereby)

6. 판단하지 않음(Non-judgement)

7. 넌두잉(Non-doing)



중추조절은 대단히 복잡한 인간 생체와 그 모든 메커니즘을 비교적 단순하게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바로 자기 자신에 대한 사용이다. -F.M 알렉산더


고양이, 퓨마, 말 등의 움직임을 관찰해 보면 아무리 빠르게 움직이더라도 머리를 매우 안정되게 유지하며 방향을 컨트롤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척추가 머리를 따라 유연하게 협응 하고 다리는 반사적으로 모든 상황에 맞춰 대응해 나간다. 이는 직립 보행을 하는 인간에게도 동일한 현상이며 머리-목-몸통의 흐름이 하나로 컨트롤될 때 다른 모든 움직임이 가장 자연스럽고 효율적으로 작동하는데, 이것이 중추조절의 핵심 원리이다.
중추조절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 바디 맵핑에서 배웠던 후두골(뒤통수)과 경추 1번(목뼈의 시작)이 만나 커들 움직임이 발생하는 환추 후두 관절 부위다. 중추조절을 통해 편안한 호흡을 위한 기도를 확보하고, 긴장 없이 호흡할 때 직립보행과 같은 다른 기능들도 편안하게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은 머리가 제일 높은 위치에 놓여있고, 머리의 무게를 얇은 경추가 받치고 있는 상태에서 몸통의 무게와 함께 두 다리를 통해 내려가는 중력의 흐름은 손을 자유롭게 움직이게 하고 두뇌가 발달할 수 있도록 진화했다. 그러나 이 구조를 잘못 사용하게 되면 과도한 긴장에 의해 중추조절은 쉽게 기능 이상을 일으키는데 대표적인 것이 머리의 균형을 조절하는 목의 근육이 쉽게 긴장하면서 척추를 아래 누를 방향으로 젖혀지는 것이다. 이로 인해 호흡이 불완해지고 기체 순환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

<건강한 내몸 사용법, 알렉산더 테크닉>


첫 번째 생활 속의 알렉산더 테크닉 움직임 수업은 프라이머리 컨트롤(Primary Control), 즉 중추조절에 관한 움직임이다. 매트 위에 누워 바디스캔을 하는 것으로 수업을 시작했다. 눈을 감고 선생님의 디렉션을 따로 내 몸을 찬찬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정수리에서 시작해서 내 몸의 왼쪽부터 바디스캔을 시작했다. 눈, 광대뼈, 입술, 턱, 어깨, 팔꿈치, 손바닥, 허리, 엉덩이, 허벅지, 무릎, 발바닥까지 찬찬히 내 몸의 감각 혹은 지면에 닿아있는 감각들을 천천히 가만히 바라본다. 왼쪽 바디스캔이 끝나고 나서 몸의 오른쪽과 왼쪽을 비교해 보라 하셨다. 그냥 내 몸의 감각들을 살피고 천천히 바라보기만 했는데도 왼쪽 몸이 오른쪽 몸에 비해 훨씬 편안하고 이완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몸의 양쪽 바디스캔을 마치고 나서 바디 맵핑 시간에 배웠던 머리를 인지하며 머리를 조금씩 움직여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머리뼈에 달려있는 턱관절도 움직이며 머리와 목의 긴장을 풀고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상태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조금씩 코 고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고 수업은 금세 끝이 났다. 몽롱 해질 정도로 이완된 몸을 일으켜 세우고는 이내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뭘 한 거지?


머릿속이 복잡했지만 한 가지만은 확실했다. 지금까지 생각해오던 내 머리를 달리 인지했다는 것만으로도 내 목이 자유롭고 가벼워졌다는 것이다. 이런 경험을 하고 나니 알렉산더 테크닉 책에서 읽었던 추상적인 글들이 조금은 손에 잡히는 듯했다.


내가 스스로 서있다고 생각을 하지만 실제로는 지구의 중력이 나를 받치고 서있는 것이다. 시간도 마찬가지이다. 시간이 실제로 흐르는 것은 아니다. 그냥 지금이라는 순간이 쭉 지속되고 있을 뿐. 자연의 변화과정을 우리의 뇌가 선형적으로 나열하여 해석하여 시간이 흐른다고 생각할 뿐. 우리에게는 늘 지금만이 주어지고 있고, 단 한 번도 '지금 여기'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몸, 시간, 공간에 대한 인지가 나를 조금은 더 자유롭고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내 몸에 대한 새로운 인지과정과 새로운 습관화를통해, 삶에 또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될지 기대가 되는 첫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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