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이 없는 것의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

by Sentimental Vagabond


#1

태초의 몸

나의 골반은 삐뚤어지고 닫혀있다. 그래서인지 신발 뒷굽의 오른쪽 가장자리만 유난히 빨리 닳는다. 여러 가지 아사나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돌핀 자세처럼 특히 골반을 여는 아사들을 할 때에는 엄청난 고통이 따라온다.

내가 태어날 당시 태초의 몸은 골반이 바로 자리를 잡고 360도의 회전이 가능했다. 아기들이 그런 것처럼. 오늘날의 삐뚤어지고 꽉 닫힌 골반은 결국 지난 시간 나의 잘못된 자세와 습관의 축적일 것이다.

오늘은 골반 열기에 집중을 했다. 매번 하는 비라바드라 사나에서 골반에 아주 집중을 한채 머물며 깊이 숨을 쉬어본다. 숨이 깊어질 때마다 엉덩이 위쪽 중둔근 쪽이 아려오지만 시원하게 열림을 느낀다. 처음 느껴보는 감각이다.


#2

숨, 또 그리고 숨

자세 안에 머물러 깊은숨을 쉬는 것이 진짜라는 자각이 들고 난 뒤에 아사나에서 보이는 것과 느껴지는 것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부장가 아사나를 하는데 자세는 어느 정도 안정이 되었지만 숨이 깊어지지가 않는 것을 느꼈다. 코로 들어온 숨이 딱 목까지만 걸쳐 더 이상 내려가지가 않는다. 자세를 만드는 것에 집중할 때와 자세 안에서 숨을 바라볼 때가 너무 다르다. 부장가 아사나에서 몸통 가득 깊은숨을 쉬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숨을 더 깊이 쉬고 싶다는 건강한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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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정답이 없는 것의 정답을 찾아가는 여정

요가 수련 1주년과 10월 발리 요가여행을 앞두고 일주일에 한번씩 개인 레슨을 받고있다. 나는 자율학습과 공부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요가는 아직까지 스스로 공부가 어렵다. 여러가지 요가 철학책을 읽으며 요가철학은 스스로 공부가 되지만, 아사나는 조금 다르다. 그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요가엔 정답이 없고, 나는 내 몸을 너무 모른다.

여러가지 아사나들, 즉 신체적인 동작이 있지만 그 신체적인 동작을 취하는 우리의 몸은 단 하나도 같은 것이 없다. 그렇다 보니 사람의 몸에 따라 집중해야 하는 것들이 다를 수 밖에 없다. 나에겐 정답인 것이 다른 사람에겐 아닐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요가는 누구보다 더 잘하고, 못하고도 없고, 더 빨리가고 늦게가는 것도 없다. 일직선상에 놓인 출발선에 시작을하는 것도 아니다. 사방에서 자기만의 시작을 하고 자기만의 길을 따라간다.

그렇게 자기만의 길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전제 조건이 내 몸을 알아야 한다는 것인데, 나는 내몸을 너무 모른다. 내가 알고있던 내 몸은 고작 몸무게 정도였다고나 할까.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만큼 내 몸도 계속 바라봐야만 한다. 겉에 보이는 피부나 몸매 정도가 아닌, 깊숙한 곳에 위치한 근육들과 신체를 미세하게 컨트롤 할 수 있을정도로.

그래서 개인 레슨을 통해 내 몸에 대해 조금 더 깊이 공부하는 시간을 가지고있다. 같은 자세를 해도 오른쪽과 왼쪽이 다르다. 같은 자세에서도 어느 곳에 힘을 싣고 호흡을 두느냐에 따라 깊이가 달라진다. 그렇게 나는 내 몸을 좀좀 더 알아가고, 내 몸과 친해지고있다. 내 몸을 좀 더 잘 이해하고 알게 된다면, 정답이 없는 요가라는 여정에서 나만의 답을 찾아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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