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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HY Jun 09. 2024

0605 마음 둘 곳

2024년 여름일기

2024.6.5.(수) 맑음


퇴근길, 회사문을 나서 퇴근 지문을 찍으러 가는데 같이 가던 동료가 물었다. 한 직원의 얼굴이 전하고 다르게 요즘 안 좋아 보이는데 무슨 일이 있나 싶다고.

나도 그 직원의 개인 사정은 잘 모르지만 요즘 기운 없어 보이는 모습을 보던 터였다. 난

"아마 마음 둘 곳이 없어서 그럴지도 몰라요."

라 했다. 두 달 전 즘 친하게 지내던 동료가 퇴사하고 마음 둘 곳 없어 그런 거 같다고.

실은 나 역시 친하게 지내던 동료가 세 달 전 즘 퇴사했던 터라 내 입장에서 바라본 것을 이야기한 것일지 모른다.


마음 둘 곳을 두는 건 중요한 거 같다. 그래야 계속 있을 수 있고, 의미가 생기는 거 같다.

직장이든, 취미모임이든, 친구모임이든, 집이든, 지구이든, 그 어디든. 혹은 그 무엇이든.

누구나 마음 둘 곳이 필요한 거 같다.


집으로 가려는데 뭔가 헛헛했다. 원하지 않는 야근을 해서 그런가, 그냥 가면 안 될 거 같았다.

평소 좋아하던 브랜드 치킨을 포장주문해 들어갔다. 엄마도 이미 저녁을 드셨던 터라 별로 드시지 못했고, 나도 웬일인지 많이 먹지 못했다. 아니 먹히지 않았다. 전처럼 맛있게 느껴지지도 않고. 나이가 들어 그런가, 점점 먹는 양이 줄어간다.

그래도 엄마가 끓여놓은 우거짓국을 조금 먹으니 뭔가 먹은 거 같고 채워지는 듯했다.

 

반 남은 치킨은 내일 먹어야겠다. 내일은 좀 맛있게 느껴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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