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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HY Jun 21. 2024

0619 더위

2024년 여름일기

오늘의 이슈는 더위였다.

어제 저녁 뉴스에서 서울이 35도일거란 예보가 있었다. 아직 6월인데 35도라고? 35도 뉴스는 한여름이 되어야 나왔는데, 장마가 오기도 전에 35도라니. 매해 기후변화의 영향이 점점 크게 느껴진다.


예보처럼 태양이 강하게 비췄고 열기가 느껴졌다. 다행히 35도까지 되지 않고 습하지도 않아, 한여름 ‘찜통더위’ 수준은 아니었다. 그래도 30도를 넘어 에어컨이 세지 않으면 금방 더워졌고, 짐을 옮기느라 조금 움직이는데도 땀이 났다.


오전에 외부에 나가 기관들의 서약식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차에 타자 마자 오늘 너무 덥다며 에어컨을 세게 틀어 더위를 식히는데, ‘너무 좋다. 시원하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차에서는 더위 이야기가 이어졌고 자연스레 기후변화 얘기가 나왔다. 기후변화 문제가 정말 심각한 거 같다고, 이번 여름이 앞으로의 여름 중에서 가장 시원한 여름일 거라고.


다시 돌아오지 못할 예전의 기후들. 6월에 2주 정도의 장마가 있고, 이후 무더위가 찾아오고, 태풍이 몇 개 다가오고, 며칠의 열대야를 지나면, 8월에 다시 선선해졌던 시간들. 이제 어린 세대들은 우리나라의 여름을 교과서에서 글로 배우겠지.


운전하며 이야기하는데, 석유와 석탄이 갑자기 떠올랐다. 땅속에 묻혀있던 석유와 석탄을 꺼내 밖으로 내보내 기후가 이렇게 변하게 된 것이라 생각되었다. 적당히 지구가 받아들일 만큼이면 모를까, 땅에 얼마나 묻혀있는가 얼마나 쓸 수 있는가에만 관심을 가지며 꺼내 쓰다가 이 사태까지 오게 된 것이라고.

 

동시에 떠오른 어떤 장면이 있았다. 누군가 검은 보석을 주면서, 이게 선물이 될지 파멸로 가는 도구가 될지는 알아서 하라며, 웃으며 건네주는 모습.

어느 날 발견된 검은 보석. 그것들은 처음에는 선물이었다. 인류에게 수많은 편리함을 안겨주었으니. 그러나 편리함에 빠져 하염없이 쓰게 되고, 환경은 변해가고 점점 돌이키기 어려워지고, 하지만 사용을 갑자기 멈출 수는 없고. 그건 바로 석탄과 석유.


내가 떠오른 생각을 이야기하자, 차 안의 누군가가 석탄과 석유가 마약 같은 거 같다했다. 정말 그럴 수도. 쓸때는 좋으나 후폭풍이 있고, 끊기 어려운 것일 수도 있을 거 같다.


석유와 석탄이 인류에게 선물이었는지 파멸로 가는 도구였는지는 결국 인간이 정하게 되는 것이겠지. 선물을 주고 돌아서 간 이는 어떤 이였을까.     

이 이야기를 나중에 책으로 만들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다시 소재 획득 +1.          



정말 점점 기후변화로 인한 급격한 변화를 몇 년 전부터 생활 곳곳에서 느끼고 있다. 티브이에서 나오는 심각한 뉴스를 보면, 지구가 정말 뜨거워지고 있고 인간도 식물도 동물도 살기 힘들어질 것이 확연히 보인다. 다시는 인간을 물로 심판하지 않을 것이라 약속하셨다 했는데, 이렇게 지구가 불처럼 뜨거워져서 심판되는 건가란 생각이 들 정도다.

     

지구는 이 광활한 우주에 있는 우리의 우주선. 지구를 망가트려 버리고 다른 별로 갈 생각을 하기보다, 이미 우리에게 완벽하게 주어진 지구를 잘 관리해서 사는 게 나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

     

지구의 온도가 예전처럼 내려가고, 전과 같이 각 계절이 계절다울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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