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되던 날

아빠가 된 사나이

by 방덕 김주현


아들아,

너를 품에 안고 너의 머리에 코끝을 대면 행복이라는 향기가 난다.

가을이 시작될 때 너를 낳았다.

말간 호수에 내 자신을 보듯 너를 만지면 행복이 손에 잡힌다.

백번의 가을을 살아라.

아들아.

-아들아-

방덕. 210901.


아들이 태어났다.

아내도 아이도 건강하다.

아내는 아들이 태어나기 이틀 전까지도 열심히 운동했다.


힘의집에서 페르시안밀 7kg 를 휘두르던 아내

아내는 처음 만났을때 팔을 툭치면 똑하고 부러질 것처럼 가냘파보였다.

그러던 어느날 나를 따라와서 힘의집에서 고대운동을 시작했다.

열심히 하지는 않았다. 분명 게을리 했음에도 지금은 한팔로 페르시안밀 15kg을 휘두를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임신을 해서도 초반 안정기를 제외하고는 고대 운동을 멈추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태교라 생각하고 있다. 임산부의 건강에도 좋고.

2021년 9월 1일. 아직 분만예정일이 2주정도 남은 시점.

아내가 이른 아침에 양수가 터졌다고 나를 깨웠다. 나는 헐레 벌떡 아내를 차에 태우고 병원으로 향했다.

막상 병원에서는 자궁문이 10cm는 열려야 분만실로 이동해서 분만을 시도할 수 있다고 했다. 10cm가 열리기까지 힘들어하는 아내의 다리를 주무르면서 기다리다보니 자궁문이 열렸다고 분만실로 이동한다고 보호자는 나가란다.

아내는 분만실에 들어가고 초조하게 밖에서 기다리려 핸드폰을 열었는데 막상 1분 안에 아이가 나왔다고 탯줄을 자르라고 다시 들어오란다. 벌써?


뱃속에서 나온 아기는 딱히 울지도 않고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탯줄을 자르고 엄마 품에 안긴 나와 똑같이 생긴 아기를 보았다.

그리고 내가 아기를 받아든 그 순간 직감했다.

나의 이야기의 주인공은 이제 내가 아니라 이 아이로 교체될 것이다라는 것을.

얼굴은 영혼을 담는 그릇이라더니.

소름끼치게 나를 닮은 아이를 보면서 자주 놀라고 있다.

나를 똑 닮은 아이를 보고 내 자신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정말 내 자신의 영혼을 나눠가진 분신이기 때문은 아닐까.

그러고보니 아내도 나와 닮았다...


-2021년 아들이 태어나던 날 기록.-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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