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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 Nov 29. 2023

나도 SOLO PD가 되어볼까?

결혼 전도사가 되고 싶은 나

저희 부부가 활동했던 곳에는 아직 싱글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희에게 결혼에 대해서 물어보는 동생들이 있었고, 

그때마다 솔직하게 보이는 그대로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추가로 결혼을 하라고 적극적으로 이야기도 했습니다. 

결혼을 하면 아침에 밥도 함께 먹고, 밤에 야식도 같이 먹고, 

모두가 아니라고 해도 내 아내만큼은 

나의 의견에 동의해 주는 내 편이 생겨서 좋다고 했고, 

옆에서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있어서 더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등등 정말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중에서는 비혼 주의자인 동생도 있었습니다. 

그 동생은 결혼에 대해서 관심도 없었고 혼자 사는 게 편하다는 주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남자 친구가 생겼다고 이야기를 하며 

그 남자친구 분과 잘 지내는 모습을 보니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연애를 하고 있는 커플들을 보면 아내에게 둘은 언제 결혼할까? 

왜 결혼 안 한데? 빨리 결혼했으면 좋겠다.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면 아내는 “자기야 결혼을 안 하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결혼 언제 할 거야? 이런 이야기는 주의했으면 한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난 단지 사람들이 빨리 결혼해서 결혼의 행복함을 알았으면 하는 

마음이었는데 그게 다 내 맘 같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너무 적극적으로 이야기하지는 않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그때 그 동생이 저에게 할 말이 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동생 : 오빠 잘 지내지?

나 : 응 그럼 잘 지내지, 남자친구도 계속 잘 만나고 있지?

동생 : 응 그럼 잘 만나고 있어. 나 지금 남자친구랑 결혼하려고?

나 : 어? 결혼한다고? 너 비혼 주의자라고 나한테 그랬는데? 갑자기 무슨 말이야?

동생 : 응 나는 원래 결혼에 대해서 부정적이었어. 

근데 오빠가 사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이 바뀐 것 같아.

나 : 진짜? 정말 잘됐다. 그래 결혼식에 꼭 초대해 줘. 진심으로 축하해

동생 : 내가 더 고맙지. 오빠 덕에 이렇게 생각이 바뀌었는데

나 : 내가 다 기분 좋다. 내 동생 시집보내는 느낌인데? 하하하

나, 동생 : (웃음)     

그 순간 정말 기쁘고 행복하다 못해 희열까지 느껴졌습니다. 

누군가가 나를 보고 결혼을 하려고 마음먹었다는 것 자체가 감사했습니다. 

이렇게 누군가가 바뀌는 과정을 보니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어느새 저는 다시 결혼 전도사가 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혹시 솔로인 친구들은 보면 내가 “소개팅해줄까?” 하면서 

또 다른 사람과 연결해주기도 하고, 잘 안되면 “인연이 아닌 거야.” 

하면서 또 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주선해 주며 수십 명의 사람들을 소개해준 기억이 납니다. 

저 혼자의 생각으로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많은데 

내가 나는 solo라는 프로처럼 남자 몇 명, 여자 몇 명해서 

다 같이 놀러 가서 서로 돌아가면서 데이트하고 연결해 주는 걸 

해볼까도 시도하려고 했다가 흐지부지 되었습니다. 


누군가를 커플을 맺어주고 거기에 더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혼까지 간다면 그거야 말로 

엄청난 행복을 갖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커플매니저들도 나름 힘들고 애로사항이 많겠지만 

커플을 연결해서 결혼까지 하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상도 했습니다. 

신혼 초에는 사람들이 만날 때 결혼 하면 좋아? 

이런 질문을 정말 많이 하였습니다. 

그럼 저의 대답은 “응 정말 좋아. 어차피 할 결혼이라면 빨리 해.”라고 

대답을 해주며, 거기에 어떠한 부분이 좋은지 자세하게 물어보면 

더 디테일하게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내의 장점을 더 찾게 되어 어찌 보면 

팔불출처럼 보일 수 있는 상황들까지 연결되었고, 

부부관계도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같아 

저뿐만이 아닌 가정 전체에도 큰 자양분이 되었습니다. 


물론 결혼하면 모든 것이 핑크빛처럼 펼쳐지는 것은 아닙니다. 

저 또한 아내와의 관계, 혹은 집안 대 집안과의 

관계 속에서 크고 작은 어려움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30년 넘게 살았으니 

처음부터 모든 것이 맞는다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저는 좀 즉흥적인 성격이었고 아내는 시간을 가지고 

무언가를 선택하는 성격이었습니다. 

성격도 급하다 보니 뭔가 일이 빨리빨리 진행되는 걸 좋아했습니다. 


처가댁에 갈 때 장인어른과 장모님의 모습이 

어딘가 모르게 불편한 것이 보였습니다. 

아내도 어떻게 해서 부모님의 마음을 풀어 드릴 수 있을까? 

고민만 하고 뭔가 실행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내에게 물어보니 뭔가 두 분에서 오해를 하신 게 있으신 것 같다고 했습니다. 

두 분이 불편하시니 저희 역시도 방문을 하면 불편한 것은 당연했습니다. 

어떻게 두 분을 다시 사이좋게 만들어 드릴까? 고민을 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선택한 것은 장인어른에게 장모님에게 각각 편지를 써서 드렸습니다. 

그냥 두 분의 사이가 좋아지셨으면 좋겠다 이런 이야기 보다 

사위로서 솔직한 저의 마음을 손 편지로 적어서 드렸습니다. 


어디서부턴가 잘못된 것인지는 모르기 때문에 

저의 편지를 받고 조금이나마 마음이 풀리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적었습니다. 

그런 모습이 보기 좋았는지 아내는 저에게 고맙다고 

몇 번이나 말을 해주었습니다. 

하지만 편지 한 통으로 모든 게 해결되는 건 저의 욕심이었습니다. 

평소보다 더 자주 찾아가고 지금 기억하기로는 

편지를 몇 번 더 적어서 보내드렸습니다. 

그렇게 저의 노력이 통했는지 어느 날 장모님이 우리 사위 고맙다고 

말씀을 하시면서 저를 안고 우셨습니다


뭔가 가슴속 깊은 곳에 답답함이 어느 정도는 사라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내와 저는 이야기합니다. 

혹시 우리 집에서 뭔가 서운한 게 있거나 불편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말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아내 역시도 똑같이 말했습니다. 

이건 우리 둘이 가운데 입장에서 해결해야 합니다. 

특히 우리 집에 어떤 문제로 인해서 아내가 서운함을 느낀다면 

그때 아내의 편에서 이야기를 해야지. 

혹시 우리 가족 편을 들어 버린다면 그건 되돌릴 수 없는 큰 잘 못을 하게 됩니다. 


그럼 결국 부부싸움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고 

잘 못하면 집안싸움으로 번지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혹시라도 우리 집에 무슨 일로 인해서 

아내가 서운함을 느끼면 미안해라고 말하고 그 서운함을 

다시는 또 느끼지 않도록 가운데서 조율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이 핑크빛처럼 돌아가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건 핑크빛처럼 돌아가지 않는 걸 가운데 있는 

부부가 균형을 잘 맞추어 핑크빛처럼 돌아갈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서로의 가정환경도 다르고 생활 방식도 다르기에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부분도 필요합니다. 

그런 작은 부분들은 잘 해결함으로써 또 다른 행복은 찾아옵니다. 

요즘 처가댁을 방문하면 제가 좋아하는 메뉴로 식탁이 부러질 정도로 만들어 주십니다. 

갈 때마다 불편하신 점은 없는지 물어보고 집안을 살피면서 찾아보고 

혹시 고쳐야 할 부분들이 있으면 바로 해결해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 가족만 신경 써야 할 나이를 지나 양쪽 부모님을 

다 챙겨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제가 처가댁에서 이렇게 하는 만큼 우리 아내는 

저희 집에 가서 또 우리 가족을 챙겨 줍니다. 

그 모습을 보면 참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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