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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 Nov 30. 2023

한 달이 30일인데 15대 판매 못하나요?

첫 경험

내가 앞으로 어디로 갈 것인가? 

삶의 방향은 어디에 관심을 갖는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랐기에 독서를 하면서 배운 대로 그 방향으로 갔습니다. 

근데 이 길이 맞는 길인지 판단할 수 있는 힘이 없었기에 무작정 따라 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지금 가고 있는 방향이 맞는지 체크도 하였습니다. 

가끔 체크하지 못하고 그 방향으로 계속 가고 있었는데 

책에서 내가 지금 가고 있는 방향이 나온다면 

내가 잘 가고 있다는 증거가 되니 그런 내용의 책을 볼 때면 정말 기뻤습니다. 


지난번에도 살짝 언급한 내용이지만 내가 지금 자장면이 먹고 싶으면 

평소 아무렇지 않게 지나친 중국집들만 보이게 됩니다. 

관심이 있는 만큼 그것만 보이는 현상인 것입니다. 

지금부터 “라면 생각 하지 마”라고 이야기하면 계속 라면이 생각나는 것과 

같은 현상 아닐까 합니다. 

아내와 아무것도 없이 결혼을 시작했기에 저에는 온통 관심은 돈이었습니다. 

어떻게 저 사람은 돈을 많이 벌 까? 

일도 나보다 조금 하는 것 같은데 돈은 더 많이 버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돈만 좇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돈을 버는지 궁금했습니다. 

돈을 처음 벌어 본 것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입니다. 


경험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처음에는 어떤 아르바이트가 어울릴까 고민을 했습니다. 

친구들은 보통 과외를 하거나, 고기 집에서 일하거나, 호프집에서 일을 했습니다. 

공부를 잘했던 것은 아니기에 과외는 할 수 없었고, 

힘을 쓰면서 일은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찾다 보니 휴대폰을 판매하는 아르바이트가 있었습니다. 

저는, 한 휴대폰 매장에서 오래 일을 했고 규정 상 

월 휴대폰 15대를 판매해야 월급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당시 통신사 본부장님과 면접을 보던 때가 생각납니다.

본부장님 : 한 달에 15대 판매할 수 있어요?

나 : 한 달이 30일인데 15대를 판매 못하나요?

본부장님 : 지금까지 판매한 사람이 없습니다. 월급을 가져간 사람이 없습니다.

나 : 네? 왜요? 제가 도전해 보겠습니다.

본부장님 : 한 달에 만약 14대를 판매하면 월급이 없습니다.

나 :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매장에 있는데 손님이 와야 이야기를 해서 판매를 할 텐데 

손님이 오질 않으니 판매가 정말 어려웠습니다. 

어떻게 한 달에 15대를 판매할 수 있을지 고민을 했습니다. 

밖에 나가서 손님을 호객행위를 할 수도 없는 일이고 

그러다가 제가 휴대폰을 남들보다 조금은 더 잘 알았기 때문에 

휴대폰 쪽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지금은 59 요금제 59,000원 무제한 통화처럼 데이터 몇 기가 무료인 

요금제들이 많았지만 예전에는 무제한 통화 요금제라는 것이 없었고, 

기본 요금제와 부가서비스를 합쳐야 많은 통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낮은 요금제를 하고 통화가 길어진다면 요금 폭탄이 나올 수도 있었습니다. 


지금도 질문을 하면 답을 달아주는 네이버 지식인을 검색해서 

휴대폰 관련 질문을 하면 아르바이트 끝나고 집에서 몇 시간 동안 답을 달아 주었습니다. 

답을 보고 쪽지가 오고 어디로 가면 되는지 물어보면? 

제가 일하고 있는 매장을 알려주면 그곳으로 오셔서 휴대폰을 구매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휴대폰을 판매하면서 AS를 걱정하시는 어머님들이 오시면 걱정 마시고 

저에게 오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어머님들은 휴대폰에 대해서 궁금한 것이 있거나 고장이 나면 저에게 오셨습니다. 

저는 약속을 드린 만큼 매장을 비우고 AS를 대신 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그 어머님들이 친구, 자녀들을 데리고 저에게 오셔서 

휴대폰을 구매하셨습니다. 

그렇게 입소문은 꼬리의 꼬리를 물고 계속 이어졌습니다. 


한 달에 15대를 판매하면 월급이 나왔는데 

첫 달에 30대를 넘게 판 기억이 납니다. 

그때 당시 대학생이었기 때문에 여름방학, 겨울방학에만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었습니다. 

기말고사 기간이 되면 언제 시험이 끝나는지? 언제부터 일 할 수 있는지? 

본부장님께서는 항상 연락을 먼저 주셨습니다. 

거의 4년 동안 방학 에는 그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많이 판매한 기억은 월에 150대를 넘게 판매한 적도 있었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기말고사가 되면 어디서 아르바이트를 해야 할지 

고민할 때 전 감사하게도 한 곳에서 계속 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참 운이 좋았습니다. 

휴대폰을 판매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것이 이렇게 사람을 만나는 것이고 

판매를 함으로써 성취감도 느끼고 돈까지 벌었습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하고 일을 하면서 

내가 아직도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지내는 사람은 생각보다 너무 많습니다. 

하지만 꼭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니 

그건 사람마다 다른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그게 항상 쉽고 즐거운 일은 아니니까요.

휴대폰을 판매하면서 “나는 영업을 하면서 살아야 하겠다.” 

마음을 먹고 영업 쪽으로만 일을 시작했습니다. 


7,000원짜리 점심을 먹어서 회사를 그만둔 이후에는 

유통 쪽 영업을 하였습니다. 

영업은 사람을 많이 만나는 일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정말 다행히도 

사람을 만나는 일은 저에게 큰 에너지를 주었고, 그래서 영업이 더 좋아졌습니다.

근데 영업을 하면서 술까지 잘 먹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전 술을 잘 못 마십니다. 

주위 사람들은 술도 먹으면 는다고 이야기하지만 

아무리 먹어도 술이란 것은 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방법을 바꿔 저녁에 만나는 것이 아니라 점심에 만나서 

식사를 하면서 영업을 하였습니다. 

영업사원은 일 안 하고 놀고 싶어도 밖에서 놀아야 한다고 

저에게 말씀해 주신 선배가 생각납니다. 

그래도 결과적으로 좋았기에 영업을 계속하였습니다. 


때론 어쩔 수 없이 저녁에 만나는 거래처와는 술을 마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럼 그 상황이 저에게는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술도 못 마시는데 늦은 시간까지 술자리에 있으니 그 여파는 다음날까지 이어졌습니다. 

술 때문에 영업을 포기할까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렇다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포기하기에는 그동안의 경험이 아쉬워 

계속 영업을 하지만 방식을 바꿔나갔습니다. 

회사는 열심히 다니고 있었지만 거래처에서 알게 된 사업 하시는 분들을 보면 

어떻게 용기 있게 사업을 하시는지 궁금했습니다. 

사업하시는 분들을 만나게 되면 다음에 꼭 시간 내주십시오. 

다시 찾아오겠다고 꼭 약속을 드리고 연락처를 받고 헤어졌습니다. 

그럼 돌아오면서 오늘 시간 내주신 것에 대해서 감사 인사를 드리고 

다음에는 거래처가 아닌 인생 선배님으로 만나서 조언을 들었습니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도 계속 다른 쪽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돈을 버는지 만나고 물어보았습니다. 


만남을 통해서 배움은 계속되었습니다. 

회사생활을 하면서도 강의를 계속 듣고 독서도 계속했습니다. 

강의를 통해서 만난 분들과도 많은 대화를 나누며 인연을 만들어 갔습니다. 

항상 영업이 즐겁지 않았습니다. 

그럴 때면 가끔 친구들을 만나서 술잔도 기울인 적도 있었지만, 

대부분 아내와 대화를 하면서 실마리를 풀어 갔습니다. 

대화를 할 때면 아내는 제가 보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 

꼭 집어서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때로는 이성적으로, 날카롭게 문제점을 끄집어냈습니다. 

이렇게 든든한 내 편이 있다는 게 저에게는 가장 큰 힘이 되었습니다. 


아내의 이런 모습을 계속 보면서 더 의지하는 부분도 많아졌습니다. 

회사생활을 할 때 편하게 하는 회사원들 많지 않습니다. 

다들 인간관계로 힘들어하고 상사로 인해서 힘들어하고 

다들 똑같지 않겠습니까? 근데 그걸 안 풀고 계속 가지고 가다 보면 

결국 스트레스는 나에게 옵니다. 

그래서 회사생활 하면서 취미활동을 하는 것도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회사 끝나고 집에 오면 아내와 저는 같이 헬스도 다녔습니다. 

함께 하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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