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에서 주무세요.
항상 감사드립니다.
저희 부부가 정말 좋아하고 존경하는 아내의 친구 부부가 있습니다.
처음 만난 건 다른 친구 돌잔치로 기억합니다.
다른 친구 부부들을 만날 때와 마찬가지로 편하게
인사를 나누고 다음에 식사 한 번 하자고 이야기를 한 후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한참 후 식사 자리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약속한 장소의 가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상하리만큼 첫 느낌이 정말 좋았습니다.
아내친구의 남편 분은 제가 가지지 못한 많은 것을 가지신 분이셨습니다.
말씀 하나하나가 다 제가 새겨 들어야 하는 좋은 말씀이고
차분하게 그리고 논리 정연하게 설명을 하셨습니다.
이런 분과 친해지면 정말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식사 자리 마지막쯤 용기를 내어 나중에 집으로
초대하고 싶다고 말씀을 드리고 헤어졌습니다.
초대를 했는데 갑작스러운 중국출장으로 인해서 시간이 미뤄졌습니다.
출장을 잘 다녀오시고 난 후 드디어 우리 집에 온 가족이 오셨습니다.
아내는 친구가 온다고 평소 갈고닦은 실력으로 요리를 준비하였습니다.
아내도 친구에게 받은 많은 고마움을 이번 기회에 좀 주고 싶었을 마음 같았습니다.
그때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대화의 귀를 기울이니
시간이 순식간에 흘러갔습니다.
다른 일정이 있으셔서 가셔야 한다는 말에 서로가 아쉬움이 정말 컸습니다.
더 이야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아쉬움을 뒤로하고
집을 나서는데 아내 친구 분의 마지막 말 한마디
“우리 함께 잘 돼서 오래 봐요.”를 남기시고 가셨습니다.
가시고 난 뒤에 이런 말씀을 하시고 가신 분은
한 명도 없었기에 생각에 잠겼습니다. “우리 함께 잘 돼서 오래 봐요.”
그럼 안 되면 안 본단 말인가? 이런 의도는 1%도 없으셨을 것입니다.
많은 생각을 하고 다짐했습니다.
저렇게 멋진 부부를 오래 만나려면 잘돼야 한다.
정말 배울 점도 많고, 배려도 많고, 깊은 인 사이트를 가지신 분들이
내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었습니다.
나도 저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아내 친구 분의 남편 분은 저보다 몇 살 위에 형님 이셨지만
항상 저를 존중해 주시고 조언해 주시고 제가 더 잘되기를
진심으로 항상 응원해 주셨습니다.
개인적인 일로 전화를 드려 조언을 구하면 제가 보지 못한 부분까지
생각해서 아낌없는 조언을 해주신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런 부분들이 많아지니 감사하면서도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쉬움의 만남이 있었기에 한 달 뒤 초대를 받아서 가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자는 시간까지 기다리고 아이들이 다 잠들고 난 후
거실 식탁에 모여서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두 분이 어떻게 만나셨는지부터 시작해서 개인사의 이야기까지
이런 이야기를 들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속 깊은 이야기를 꺼내서 해주셨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아내와 나는 이렇게 깊은 이야기를 해주신 것에
대한 감사함이 정말 컸습니다.
먼저 손을 내밀어 주시는 느낌과 비슷했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다 보니 창문 밖에는 해가 뜨고 있었습니다.
밤을 새우는 건 20대만 하는 줄 알았습니다.
결혼하고 밤을 새본 건 처음이었습니다.
모두가 졸려서 이야기를 중단하고 자려고 하는데 안방을 내어주시는 것입니다.
결혼한 부부가 가족에게도 안방을 내어 주지 않는데
친구 부부에게 안방을 내어주는 건 쉽지 않은 것이라는 걸 누구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안방을 받은 저희는 차마 침대 위에 올라가서 자는 게 실례라
생각이 들어 바닥에서 잠을 청했습니다.
그렇게 잠시 눈을 붙이고 일어나서 어제 못다 한 이야기를 꺼내서 또 시작했습니다.
이야기를 해도 해도 끝이 나지 않았습니다.
비슷한 부분도 참 많았지만 배우고 싶은 점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말을 어떻게 차분하고 조리 있게 잘하시는지 말씀을 하고 계시면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 같은 블랙홀 같았습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며 밥 먹을 시간이 되었는데
배달을 시켜서 먹으려고 하니 식사까지 준비해 주시려고 장까지 다 보셨다고 합니다.
감동의 감동을 더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정말 많은 걸 받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아내와
어제 있었던 이야기에 대해서 나누며 왔습니다.
두 분의 성품은 어디 하나 빠짐없이 겸손하시고, 배려도 많으시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주셨습니다.
우리들의 관계는 점점 깊이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여행을 함께 가자고 제안해 주셔서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여수로 향합니다.
맛 집부터 볼거리 등 모든 계획을 세워주셔서 정말 신나게 3박 4일을 시작하였습니다.
형님과 함께 둘이서만 마트에 갔습니다.
장을 보는데 스타일 정말 비슷해서 서로 놀라서 웃은 기억이 납니다.
3박 4일 동안 먹을 음식과 술을 사는데 어른 4명에서 맥주 6캔을 샀습니다.
혹시 부족하면 또 와서 사면되니까 과하게 사지 않았습니다.
놀러 가서도 애들이 자면 거실에 나와서 이야기를 꽃피웠습니다.
육아이야기, 직장이야기, 투자이야기, 교육이야기 등 어떤 주제의 것을
이야기해도 각자의 의견을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이며
대화의 장을 계속 끌고 나갔습니다.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여행을 하는 동안 샀던 맥주 6캔 중에 2캔은 남아서 집에 가져왔습니다.
정말 신기하지 않습니까? 저희는 이렇게 결이 비슷해서 대화를 좋아 아니 사랑합니다.
어느덧 어떤 대화의 주제를 꺼내서 이야기해도 다 알고 계시니
대화가 참 편합니다.
제가 중요한 일들을 결정할 때도 내 일처럼 생각하면서
조언도 해주시고 힘들 때 연락드리니 따뜻한 밥과 맛있는 반찬으로
저를 위로해 주시는 그런 분들입니다.
두 번째 집에서 전세금을 제때 주지 않아서 고생을 하고 있을 때도
공인중개사 출신인 아내의 친구 분은 이런 것들이 있으니
이렇게 하시면 됩니다.라고 알려주시고 혹시 중간에 바뀐 상황이 있는지
체크해 주시고 정말 이사를 가는 그날까지 신경을 써주셨습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씀드리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손사래 치십니다.
최근 아버지가 아프셔서 힘들어하는 저에게 힘내라 이런 말이 아닌
겪어보지 않은 저희가 얼마나 그 마음을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그저 마음으로
진심으로 기도하며 미약하나마 힘이 될 수 있길 바랍니다.
이렇게 말씀해 주시는 분들입니다.
그리고 그 상황에 꼭 필요한 물건을 선물로 주십니다.
책에서 말하는 기버의 삶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본보기 같은 분들입니다.
이 분들을 만나지 않았다면 지금 다른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좋은 분들을 만나서 더 많이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책에서 많이 나오는 말 중 하나가 주위 사람 5명의 평균이 바로 나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럼 제가 더 노력해서 평균치를 올려보겠습니다.
당연히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꼭 이루겠습니다.
위의 저희 부부와의 인연에 대해서 이야기했습니다.
어떤 사람을 만나는가에 따라서 인생이 충분히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보지 못하는 것을 그분이 보고 조언해 주는 것 이런 작은 것
하나하나가 모여서 큰 방향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멋진 분을 만나게 된 것도 알게 된 것도 소중한 인연이 된 것도
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또 배워야 할 점이 많은 분들을 만나기 위해서는
운도 필요하고 타이밍도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을 성장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발전 없이 그대로 안주하면서 살고 있는 어떤 사람에게 찾아가서
조언해 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처음 만났을 때 아내 친구분이 했던 말 기억나시나요?
“우리 함께 잘 돼서 오래 봐요.” 이 말을 가슴에 담고 더 공부하고
더 노력해서 우리의 가치를 더 높게 만들어 보시는 건 어떨까요?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함께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글을 쓰고 있으니 보고 싶어 집니다.
올해가 가기 전에 가서 인사를 드리고 이 글을 선물로 드려야겠습니다.
우리 부부도 누군가에게 이렇게 소중한 인연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