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빠진 생쥐
돈 버는 데 쉬운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멘토님의 문 앞에도 가장 무서운 것이 공짜다.
라고 적혀 있는 걸 보면 정말 세상에는 공짜란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회사를 나오면서 월급이 없어지는 두려움이 정말 컸습니다.
마지막 회사에 나오면서 대표님이 그랬습니다.
억대 연봉, 개인차, 법인카드, 통신비 등 이렇게 다 해주는데
왜 퇴사를 하는지 이해를 못 하셨습니다.
나이가 들어서 혹시나 회사를 나오게 되면 그때는 더 무서울 것 같았습니다.
어차피 공무원, 공기업도 아닌 이상 언젠가는 나와야 할 회사입니다.
나이가 더 들어서 회사를 나와서 하는 것보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사회로 나오는 게 맞는다고 아내와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다행히 아내가 회사를 다니고 있어서 조금의 안심은 있었지만
이자부터 아이들 교육비, 생활비, 통신비, 관리비 등
매달 나오는 공과금과 고정비는 저를 더 압박하였습니다.
하나의 사업을 가지고 시작하기에는 불안함이 정말 컸습니다.
그래서 하나의 사업을 더 추가해서 두 개의 사업으로 시작을 하였습니다.
하나는 기존에 하던 일이었기에 큰 어려움 없이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사업은 지인이 하고 있는 것이라 가서 몇 번이나 보고
어떻게 하는지 알았지만 힘을 쓰는 일이니 내가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하였지만
그 당시에는 핑크빛으로만 보였기에 단점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회사를 떠난 첫날부터 야생에 나온 아기처럼 느껴졌습니다.
아무도 저를 도와주는 사람은 없습니다.
오직 스스로 a부터 z까지 모든 업무를 처리해야 합니다.
힘을 써야 하는 일은 첫날부터 땀은 비 오듯이 쏟아져 내렸습니다.
누가 시켜서 한 일도 아니고 내가 스스로 선택해서 시작한 일이기에
포기는 할 수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랐기에 다른 사람들 4시간 끝나는
일이 6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평생 힘을 쓰면서 일을 해본 적이 없었기에 일을 하는데 너무 힘들었습니다.
첫날 스스로 약속했습니다. 매출 지금보다 딱 2배 만들고 그만두자.
지금 시작했는데 포기하는 건 나 자신에게도 부끄러운 일이고
가족을 볼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어머니는 비가 오면 비 맞으면서 일하니까 걱정,
날씨가 더우면 땀을 많이 흘릴까 걱정, 추우면 미끄러지지 않을까 걱정,
걱정 안 하는 날이 거의 없었습니다.
내가 이 일을 그만둘 수 있는 것은 매출 2배로 만드는 것이기에
영업도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승강기를 타면 땀에 젖은 저를 보며 인상을 찌푸리는 사람들,
땀 냄새에 힘드셨는지 코를 막는 사람들, 평소에 생각하지 못한 일로
가슴에 상처가 많이 났습니다.
일을 다 끝내고 사무실에 들어오면 땀으로 범벅된 자신을 보며
고생했다 이야기하며 눈물 흘린 적도 많았습니다.
월급이 없다는 두려움에 시작한 두 가지의 사업은 저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습니다.
새벽 5시부터 12시까지 첫 번째 사업을 끝내고 12시부터 퇴근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은 두 번째 사업을 끝내고 녹초가 되어 집에
들어온 게 하루 이틀이 아닙니다.
나 혼자만 힘들고 우리 가족이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면
그거 하나로 충분했습니다.
이것이 가장의 무게가 아닐까 생각하며 내 마음을 잡았습니다.
처음에 일 할 때는 퇴근하고 집에 오면 파스를 온몸에 붙여가며 버텼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적응이 되었는지 점점 요령도 생기고
시간도 점점 줄여서 빠르게 일처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매일 잠자기 전에 일기예보는 매일 같이 확인했습니다.
특히 비가 오는 날은 최악 중에 최악입니다.
우산을 쓰면서 할 수 없는 일이기에 비를 다 맞아가면서 일을 하였습니다.
비가 너무 많이 쏟아지면 차에서 잠시 비를 피하고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비가 멈추지 않으면 비를 맞으면서 일을 하였습니다.
장갑은 다 비로 젖어 차가운 물이 뚝뚝 떨어지고 눈물을 흘려도
아무렇지 않을 정도로 머리에서도 물이 뚝뚝 떨어졌습니다.
이때 느낀 것이 있습니다.
기존에 일을 하면서 비가 올 때 비를 안 맞고 일했던 것이 당연한 게 아니구나.
회사 생활 할 때는 출근할 때 머리도 왁스로 만지고 다녔는데
지금 일은 머리를 만지고 다녀도 어차피 땀으로 범벅이 되기 때문에
아무런 의미가 없었습니다.
장갑을 손으로 짜고, 수건으로 머리를 털고, 비로 젖은 신발을 털면서
5시간의 일이 끝나고 사무실로 들어오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비로 젖어 있습니다.
물에 빠진 생쥐처럼 거울을 보는데 덜컥 눈물이 났습니다.
내가 뭐 하는 거지? 이렇게 비를 맞으면서 일을 해야 하는 건가?
괜히 회사를 박차고 나왔나?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그렇게 눈물을 쏟으며 샤워를 끝내고 나면 언제 또 쓸데없는 생각 했나?
아무렇지 않은 듯 두 번째 사업의 일을 시작했습니다.
회사를 다닐 때는 회사를 등에 업고 영업을 하니 자신감도 더 크고
더 당당하게 일을 했지만 막상 나와서 똑같은 일은 하지만
기존의 자신감은 어디 갔는지 없어지고, 감정에 호소하며 도와주세요.
대표님!이라는 말만 하고 다니는 저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1차로 타격을 받고 샤워를 하며 싹 잊어버렸는데 다시 또 2차로 타격이 옵니다.
사업이 이래서 힘든 거구나. 정말 밖의 세상은 차구나.
회사에서 월급 받는 게 정말 감사한 거구나.
평소에 느끼지 못하는 감정을 사업을 하면서 많이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스스로 약속한 것이 있었기에 절대 포기 하지 않고 처음의 좌절감도 점점 없어지고 비가 와도 비가 오는구나. 어차피 맞으면서 해야 하는 일이니 피하지 말고 빨리 끝내자 라는
마음으로 했습니다. 세상에 나온 아기는 점점 어린이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말도 제법 잘하고 행동도 잘하고 부끄러움 없이 목표의 매출로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매출은 2배로 가까이 가고 있던 어느 날 평소에 계단을 올라갈 때는
그냥 옆에 손잡이를 잡지 않고 올라가는데 그날 유독 손잡이를 잡고
계단을 올라가는데 머리가 핑하는 것이었습니다.
손잡이를 잡지 않고 있었다면 뒤로 넘어져 그다음은 어떻게 됐을지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습니다. 머리가 핑하는 순간 주저앉았습니다.
그렇게 30분 이상 쉬니 괜찮아졌습니다. 무서움이 감싸고 있었습니다.
이러다가 죽으면 어떻게 하지? 아내, 아이들은? 태어나서 이렇게 무서운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월급이 없어졌기에 그것을 조금이라도 더 커버하기 위해 시작한
두 개의 사업은 몸을 지치게 만들었나 봅니다.
내일 당장 그만둘 수는 없고 매출 2배도 곧 찍으니 마무리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있었던 일을 아내와 이야기하며 앞으로의 계획을 다시 세웠습니다.
총 1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땀을 흘리며 최선을 다해서 살았습니다.
그리고 내가 목표했던 매출 2배로 달성하였습니다.
하루하루 힘들었지만 내 삶에 있어서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다시 하라고 하면 절대 못합니다.
그리고 다시는 몸을 쓰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더 많이 공부하면서 머리를 쓰는 일을 해야겠습니다.
힘들게 시작했는데 또 끝내려고 하니 아쉬움이 남긴 하였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16개월의 시간이 아깝지 않았고 벌고 싶었던
돈으로 충분히 보상도 받았습니다.
정말 돈이란 것을 버는 데 쉬운 건 세상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 시작하자마자 포기를 했다면 이렇게 이야기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목표하는 매출을 달성하였기에
이렇게 멋진 스토리가 또 하나 완성 된 것입니다.
그동안 편하게 일한 것에 대한 감사함도 있었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날씨와 상관없이 일 한 것에 대한 감사함,
점심시간이면 점심을 먹을 수 있는 감사함, 많은 것에서 감사하는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서 또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한 느낌입니다.
다음에는 또 어떤 것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하지만 그것이 무엇이든
포기하지 않고 잘해나갈 것입니다. 포기하면 또 포기합니다.
끝까지 하는 힘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