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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 Dec 14. 2023

딱 한 번만 더하자!

5전 6기 브런치스토리 합격

저희는 두 명의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학원을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 무엇인가를 시작하면 

좀 길게 다녔으면 하는 바람이 참 많았습니다. 

그래서 무언가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하면 이거 한 번 시작하면 

힘들다고 그만둔다고 하면 안 되고 최소 6개월 이상은 배워야 

한다고 약속을 하고 학원을 다니게 하였습니다. 

끈기라는 것을 가르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클라이밍이 배우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서울에 있는 클라이밍을 전화를 거의 다 해본 것 같습니다. 

보통 3학년부터 시작을 한다고 합니다. 

1학년은 너무 어리다고 하면서 안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포기할 수 없어서 1학년이 배울 수 있는 곳을 정말 힘들게 찾았습니다. 

배우고 싶다고 그냥 배울 수 있는 과목이 아니었습니다. 

인기가 엄청났습니다. 네이버 시계를 켜놓고 땡 되자마자 클릭해서 

마지막으로 신청이 완료되었습니다. 

위에서 말한 것과 마찬가지로 약속을 하고 배우기 시작하였습니다. 


첫날 배우고 집을 가는데 흐느끼며 울기 시작합니다. 

왜 슬픈지 물어보아도 대답을 하지 않습니다. 

울다가 지쳐가 잠이든 모습을 보았습니다.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분명 제가 옆에서 보았을 때도 

아무 이상 없이 잘했는데 그리고 하고 싶다고 해서 

힘들게 등록해서 시작했는데 첫날부터 울고 있으니 말입니다. 

아내에게 지금 이런 상황을 연락을 해놓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라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했습니다. 


집에 도착해서 아무렇지 않은 듯 저는 저의 일을 하였습니다. 

아이들을 재우러 간 아내는 대화를 시도해서 결국 다 재우고 안방으로 왔습니다. 

아이가 울었던 이유는 클라이밍을 하려면 다리의 힘도 있어야 하고 

하나의 블록을 잡고 다른 블록으로 넘어갈 때 팔이 닿아야 하는데 

아직 작아서 닿지 않으니 아이로써는 너무 힘들었던 모양입니다. 

근데 아빠랑은 시작하면 6개월은 해야 한다고 약속을 했으니 

저에게 아무 말도 못 했던 것입니다. 

우선 한 달은 등록했으니 한 달만 이라도 해보자고 이야기하며 

클라이밍 하는 곳으로 갔습니다. 


아이가 힘든 부분이 어떤 것인지 옆에서 지켜보니

 힘들 수밖에 없는 상황을 보고 있으니 더 이상 하면 안 될 것 같았습니다. 

수업시간 내내 우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때 알았습니다. 

왜 3학년부터 클라이밍을 시작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1시간 내내 울고 나온 아이의 모습을 보니 참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제가 먼저 클라이밍 그만하자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왜 그만해야 하는지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원래는 3학년부터 시작하는 운동인데 정말 하고 싶어 해서 

1학년부터 하는 곳을 찾았는데 혼자만 1학년이고 닿지 않으니 힘들었지? 

하면서 마음을 위로해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이해해 주어 고맙다고 이야기하면서 다음에 하고 싶은 것은 

꼭 6개월 넘게 배우겠다고 약속을 하는 겁니다. 

첫째라 그런지 참 대견스러웠습니다. 


클라이밍은 그만두고 다른 운동을 찾다가 수영을 하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역시나 마찬가지로 잘 배우겠다고 약속하고 등록을 하였습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첫날 수업이 끝나고 와서 힘들다고 

못하겠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안 쓰던 근육을 쓰니 힘들 수밖에 없는 상황 같았습니다. 

그래서 칭찬 스티커 판을 만들어서 1주일에 세 번 잘하면 먹고 싶은 것 

사주기로 약속을 하였습니다. 

근데 두 번째 수영을 다녀왔는데도 힘들고 재미없다고 하면서 우는 것입니다. 

아내와 저는 진짜 힘든 건가? 그렇다고 이렇게 배우기 싫다고 할 때마다 

그만두는 것은 아니라는 같은 의견을 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니 자유형까지 배우면 그만 배워도 된다고 

하면서 계속 응원했습니다. 

수영을 배우러 갈 때 따라가서 파이팅 해주고 끝나고 나오면 

정말 잘했다고 안아주고 할 수 있는 용기는 다 해준 것 같습니다. 


처음에 적응하기가 어려운 아이 일뿐 한 번 시작하면 잘한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정말 수영을 배우러 갈 때부터 끝나고 나올 때까지 응원을 해주었습니다. 

그렇게 한 달을 따라다닌 것 같습니다. 

어느덧 자유형을 하게 되었고 이제 그만 다녀도 된다고 했더니 

절대 그만두지 않는다고 합니다. 

어느덧 1년 반이 넘도록 수영을 하고 있고 접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역시나 계속 응원하고 있습니다. 

무엇인가를 포기하지 않으면 잘할 수 있게 되고 

그다음부터는 재미없던 것도 재미있어진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둘째 유치원에서 산행을 갔는데 나무 위에 가훈을 적어보라고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아이들이 아빠가 항상 하는 말로 가훈을 하자고 말을 합니다. 

그것이 뭐냐고 물어보니 딱 한 번만 더하자!라고 대답합니다. 

맞습니다. 제가 자주 하는 말입니다. 

힘들다고 바로 포기하기보다 딱 한 번만 더해보자라고 말을 합니다. 

지금은 자연스럽게 무언가 힘들어도 딱 한 번 더 해보자고 이야기합니다. 


저의 이야기도 한 번 해보겠습니다. 

옛날부터 책을 꼭 한 번 써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중 초고를 브런치스토리에 적어보고 싶었습니다. 

초고지만 다른 사람들도 같이 봤으면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브런치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좀 만만하게 봤습니다. 

작가소개, 브런치 스토리 활동 계획을 적는 란이 있어서 

그냥 편하게 적어서 보냈습니다. 3일 후 메일 한통이 도착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번에는 모시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2차 도전은 좀 더 성의 있게 글을 써서 다시 지원을 하였습니다. 

역시나 모시지 못하게 되었습니다.라는 메일을 또 받았습니다. 


만만한 게 아니구나!라고 깨닫고 컴퓨터 앞에서 한숨을 쉬고 있었습니다.

아이들 : 아빠 무슨 일 있어요?

나 : 브런치 스토리라는 곳에 아빠가 글을 쓰고 싶은데 떨어졌어.

아이들 : 다시 도전하면 되잖아요.

나 : 응 두 번째 도전했는데 떨어졌네. 아쉬움이 커서 한 숨을 아빠고 모르게 쉬었네 미안해

아이들 : 아빠 우리 집 가훈이 한 번 더 하자잖아요. 한 번 더 해보세요. 될 거예요.

나 : 응 아빠가 꼭 합격하는 모습 보여 줄게.

아이들 : 아빠 파이팅

이렇게 응원에 힘입어 3차로 도전을 했습니다. 

처음 도전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처음부터 다시 작성을 하였습니다. 역시나 모시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라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이제는 좀 모셔 주면 안 될까요? 

브런치 스토리 회사 다니시는 분께 조언이라도 구하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3차까지 도전 후 실패하니 정말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99%였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약속을 했으니 포기는 할 수 없었습니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다시 4차 도전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이번에도 모시지 못하게 되었습니다.라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진짜 읽어보기는 하는 걸까? 그냥 탈락시키는 건가?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탈락 메일도 이틀 정도였는데 이제는 하루 만에 바로 탈락 메일이 왔습니다. 

두 가지 질문도 중요하지만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많이 작성해서 

다시 재신청을 해보자고 마음먹고 하루에 한 개씩 작성해서 8개 정도 

글을 저장해 놓고 다시 신청을 하였습니다. 

5차 도전이었지만 탈락을 했습니다. 

다섯 번이나 도전해서 떨어지니 이제는 아이들도 까먹었을 테니 하지 말까? 

꼭 브런치에 올려야 하나? 하면서 자기 합리화를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나에게 부족한 부분이 무엇일까? 일주일 가까이 고민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건 아이들에게 약속했으니 지켜야 하는 것입니다. 

어딜 가나 브런치스토리 합격이라는 것만 생각했더니 

꿈속에서는 합격했다고 전화가 왔었습니다. 

다시 처음부터 도전한다고 생각하고 여섯 번째 신청서를 작성하였습니다. 

그 어떤 날보다 메일이 기다려졌습니다. 

메일보다 브런치스토리에서 알림이 두 개가 오는데 드디어 합격이 된 것입니다. 

그렇게 포기하지 않으면 된다고 아이들에게 합격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딱 한 번만 더하자 라는 가훈이 저에게 적용될 줄은 몰랐습니다. 

아이들에게도 보여주는 것이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함께 무언가를 도전해 보는 것도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이렇게 힘든 시간을 거쳐서 브런치스토리 작가가 되었습니다. 누구보다 소중한 이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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